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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미세먼지 이렇게 피하라

도시의 미세먼지 이렇게 피하라

걸을 때 교통량 많은 도로 곁과 신호대기 차량 많은 교차로 피하고 유모차엔 덮개 씌워야
오염물질 흡입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천식이나 뇌졸중, 심장병, 폐암, 치매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커진다. 대도시에 사는 많은 사람은 배기가스 규제가 강화되지 않는 한 심각한 수준의 대기오염에 매일 노출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경제·사회적 여건상 규제 강화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개인이 실내외의 대기오염 노출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영국 서리대학에서 도시 대기오염을 연구하는 프라샨트 쿠마르에게서 대기오염의 유해성과 오염 노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들어봤다.



대기오염은 무엇으로 이뤄지나?


기본적으로 규제 대상이 되는 오염물질이 여럿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입자 물질(particulate matter, PM)’이다. 흔히 ‘미세먼지’로 불린다.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가 연소될 때 또는 제조업·자동차 매연 등의 배기가스에서 나오며, 기관지를 거쳐 폐에 흡착돼 각종 폐질환을 유발한다. 질산염·암모늄·황산염 등의 이온 성분과 탄소화합물, 금속화합물 등으로 이뤄진다. 미세먼지는 입자 크기에 따라 PM10(입자 지름 10㎛ 이하)과 PM2.5(지름 2.5㎛ 이하, ‘초미세먼지’)로 나뉜다. 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m다. 입자가 미세할수록 우리 건강에 더 해롭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미세먼지 중 디젤에서 배출되는 블랙카본(BC)을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바 있다. 장기간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면역력이 급격히 저하돼 천식이나 기관지염 등의 호흡기 질환은 물론 심혈관 질환, 피부질환, 안구질환 등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 특히 초미세먼지는 인체 내 기관지 및 폐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 뒤 그곳에 붙어 각종 질환을 유발한다. 그 다음으로 이산화질소가 있다. 대도시에서 큰 문제가 되는 오염물질이다. 그 외 오존, 일산화탄소, 이산화황(아황산가스), 납도 대기 오염물질에 포함된다.



이런 오염물질이 어디서 대기로 유입되고 그 다음엔 어떻게 되나?


일부는 1차 오염물질이다. 오염 발생원에서 직접 배출된다는 뜻이다. PM10, PM2.5, 아황산가스,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가 거기에 속한다. 공장이나 차량의 배기가스 같은 오염원에서 방출된다. 그 다음으로 2차 오염물질이 있다. 오존이 대표적이다. 오존은 햇빛이 비칠 때 이산화질소가 대기 중의 산소와 반응해 생성된다. 따라서 오존은 오염원에서 직접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오염물질이 반응해 생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더 널리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런던 시민의 출퇴근시 대기오염 노출 문제를 연구했는데 어떤 것을 발견했는가?


런던을 소득 기준으로 4개 구역으로 나눴다. 최빈곤 구역 10%, 최부유 구역 10%, 나머지 중간소득 구역을 두 부분으로 나눠 주민이 출퇴근시 이용하는 교통수단을 조사했다. 예상대로 부유층은 자가용을 선호한 반면 빈곤층은 버스 등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했다. 또 버스를 이용하면 같은 거리도 시간이 더 걸리기 때문에 대기오염 노출이 더 심했다.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의 대기오염 노출 수준은?


승용차를 몰고 출퇴근하는 사람들이 대기오염 노출도가 가장 낮았다. 승용차는 버스나 지하철보다 공기여과 시스템이 더 잘 돼 있다. 그러나 일인당 배출가스량의 측면에서 보면 승용차 이용자의 기여도가 가장 높다. 버스 같은 대중교통 수단은 한 번에 수십 명이 이용하기 때문에 일인당 배출가스량은 훨씬 적다.



유모차를 타는 아기와 어린이의 대기오염 노출도도 조사했는데 그 이유는?


예전에 딸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줬고 지금 생후 1년 반이 지난 아들도 있다. 우리는 딸아이의 학교로 가는 길에 신호등을 몇 차례 건너야 했다. 때론 신호등에 서 있으면 신호를 대기하는 차량이 내뿜는 배기가스가 얼굴에 와닿는다. 그래서 연구를 시작했다. 오랫동안 측정 결과가 축적되면서 차를 타고 있을 때와 교통신호를 대기할 때의 오염 노출에 관한 정보를 많이 확보했다.



거기서 어떤 사실을 발견했나?


우리는 아기가 부모와 달리 영향을 받는 오염 노출에 초점을 맞췄다. 아기의 몸은 완전히 발육되지 않아 성인과 달리 면역체계가 완벽하지 않다. 또 우리는 아기와 어린이가 가장 보호가 많이 필요한 장소를 확인했다. 교통량이 많은 넓은 도로와 차량이 신호를 대기하는 교차로였다.



자녀의 대기오염 노출을 줄이기 위해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복잡한 문제지만 쉽게 할 수 있는 일이 몇 가지 있다. 아기의 대기오염 노출을 줄이기 위해선 최소한 유모차에 덮개를 씌울 수 있다. 배기가스를 눈으로 보거나 냄새 맡을 수 있을 정도로 오염이 심한 곳에서 유모차의 덮개를 씌우면 상당히 도움이 된다. 그렇다고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는 건 아니지만 덮개가 적어도 방어벽 역할을 할 수는 있다.



승용차로 출퇴근하는 시민은 어떻게 하면 좋은가?


런던의 통근자 조사에서 우리는 교통신호를 대기할 때 차창이 닫혀 있으면 차량 내부가 사실상 ‘가스실’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피할 곳도 없는 차량 안에서 오염된 공기를 그대로 흡입할 수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통행이 원활한 도로에서도 차의 창문을 열면 오염물질을 차밖으로 내보낼 수 있다.



보행자의 경우는?


거리에서 대기오염 노출을 줄이려면 오염이 심한 길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간선 도로에서 떨어진 좁은 도로나 가로수가 많은 노선을 택하라. 인도와 차도 사이에 울타리 같은 녹색식물이나 공간이 있으면 더 낫다. 하지만 번잡한 차도 곁에 좁은 인도뿐이고 그 곁에 바로 건물이 있다면 배기가스가 잘 분산되지 않는다.



마스크 착용이 도움이 되나?


자신과 오염물질 사이를 갈라놓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 도움이 된다. 그러면 배기가스가 직접 폐로 흡입될 가능성이 줄어든다. 배기가스가 마스크 같은 필터를 통과하면 오염물질 중 일부가 차단된다. 그러나 100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이하인 극초미세먼지의 경우 이런 마스크가 얼마나 효과적인지 잘 모르겠다. 그 입자는 너무 작아 일반적인 필터를 통과할 수 있다. 하지만 PM10과 PM2.5의 경우는 상당히 걸러낼 수 있다. 오염물질 흡입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실내에서 공기오염 노출을 최소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실내의 주요 오염원은 주방이다. 조리가 실내 오염의 주요 근원이다. 가스를 사용하든 석유를 사용하든 여러 해로운 미세입자가 많이 나온다. 노출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은 통풍이다. 환풍기로 주방의 배기가스를 배출하거나 창문을 열어 오염된 공기를 외부로 방출해야 한다. 그러나 주방 문을 집안에서 열어두면 주방의 오염된 공기가 집안 전체로 퍼질 수 있다. 조리할 때 나오는 오염물질 입자에서 나는 냄새가 불쾌하진 않겠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다. 따라서 조리할 때는 주방 문을 닫는 게 좋다.



오염 노출을 줄이기 위해 할 수 있는 다른 일은?


당연히 오염원을 통제하는 것이다. 배기가스를 줄일 수 있는 정책 마련이 시급하다. 무엇보다 소비자가 좀 더 경각심을 갖고 오염 문제를 잘 알아야 한다. 오염에 대한 시민의식이 예전보다 크게 개선됐지만 좀 더 노력할 필요가 있다.

- 마사 엔리케스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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