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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절정’이 더 의미 있는 이유

여성의 ‘절정’이 더 의미 있는 이유

남성처럼 기쁨 그 자체보다 이상적인 파트너가 아니면 우월 유전자를 갖지 않은 아이 낳을 수 있다는 생각에 신중할 수밖에 없어오르가슴은 우리의 성적·사회적 생식 욕구에 부응할 수 있는 사람과 성관계를 하도록 유도하는 진화 상의 매개수단(evolutionary currency)이라고 심리학자들은 말한다. 파트너의 매력은 다양하다. 그중 하나가 상대와의 관계에서 얻는 오르가슴이다.

오르가슴이 안겨주는 쾌락의 강도는 파트너를 향해 진화 상의 행위를 유발하는 강력한 원동력이라고 포트머츠대학 심리학자 다이애나 플라이슈먼이 ‘사회적 신경과학과 심리학(Socioaffective Neuroscience and Psychology)’에 실린 논문에서 주장했다. 오르가슴은 구애 과정에서 사람들의 특정 행동을 유도하는 ‘매개수단’으로 볼 수 있다.

플라이슈먼 교수는 관계에서 얻는 오르가슴을 강아지의 ‘클리커 트레이닝(clicker training)’에 비유한다(딱따기를 울리며 강아지에게 과자 주기를 반복하면 나중에는 과자 없이 딱따기만 울려도 반응한다). 오르가슴은 파트너의 몸·냄새·음성 등과 연관성이 있다. “구애의 초기 단계에는 상대가 당신에게서 성적 쾌감을 연상하고 그에 따라 당신이 자극제가 돼 만족감을 준다.”

그러나 오르가슴은 구애 행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요인들 중 하나라고 플라이슈먼 교수는 말한다. 섹스와 오르가슴 이외의 경험도 긍정적인 연상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매력을 느끼는 사람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말이다. 플라이슈먼 교수는 수컷 원숭이가 암컷의 엉덩이 사진을 보기 위해 기꺼이 대가를 치르려 한 연구 결과를 인용했다.

“어떤 사람이 당신과 함께 맛있는 식사를 하거나, 재미있는 경험을 하거나, 술을 마시는 데 익숙하다면 당신에게서 특정한 유형의 보상을 연상할 수 있다. 오르가슴은 이런 보상 중 특히 강렬한 보상이라는 의미다.” 매개수단으로서 오르가슴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플라이슈먼 교수는 말한다. “더 드물고 귀하고 변덕스럽다.”

그녀는 “여성의 오르가슴은 슬롯머신과 같다”며 “같은 행위를 여러 번 반복해도 언제 보상을 얻게 될지 모른다”고 설명한다. 반면 남자의 경우엔 오르가슴을 얻기가 그렇게 어렵지 않다. 그들에게는 단추를 누르는 행위에 더 가깝다. “단추를 누르면 사탕이 나온다”고 그녀는 말한다.

그것을 설명할 만한 진화 상의 근거가 있다. 남자 입장에서 파트너와 애매한 상황인 경우(유전적으로 이상적인 짝인지 불확실한 경우) 어쨌든 오르가슴을 얻고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진화상 불리하지 않다. “남자의 경우 애매한 상황에선 이것이 상책이다. 번식에 성공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 입장에선 파트너가 이상적이지 않을 경우 섹스를 안 하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다른 짝을 선택했을 경우보다 더 건강하지 않은 아기를 갖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성 입장에선 성행위에 매번 적응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따라서 더 적응할 수 있는 성행위에 선택적으로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

- 마사 헨리케스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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