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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경영을 말하다(3)]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

[명품경영을 말하다(3)] 강덕영 한국유나이티드제약 대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포브스 선정 아시아 200대 유망기업에 선정됐을 정도로 글로벌 무대에서 인정받는 중견 제약회사다. 지난 3월24일 강덕영 회장의 명품경영이 빛을 발하고 있는 서울 논현동 한국유나이티드 제약 본사를 찾았다.
책읽기를 즐기는 강덕영 대표는 영업맨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70세 나이인 지금도 회장으로 불리기보다는 대표 직함을 갖고 ‘지식영업’으로 현장에서의 승부를 즐긴다.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고성장 유망 기업이다. 코스피(033270)에 상장된 전문치료제 의약품 업체로 지난해 매출액 1769억원, 당기순이익 195억원을 달성했다. 올해는 3개의 개량신약을 비롯해 총 19개의 신제품을 출시해 매출 2000억원대를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향해 고속항진중이다.

유나이티드 제약은 일찍부터 해외 수출에 힘써 글로벌 무대에서 지명도가 높다. 2009년과 2010년 포브스 ‘아시아 200대 유망 기업’에 2년 연속으로 선정됐다. 당시 “탄탄한 연구시설을 기반으로 R&D에 투자해 신약개발에 노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14년에는 중소기업청이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원하는 ‘월드클래스300’ 기업에 선정됐다.
 제약회사 영업맨 출신으로 자수성가
유나이티드제약을 내실 있게 이끌어가고 있는 수장이 강덕영(70) 대표다. 필자는 2010년 한국CEO연구포럼 기업분석 실무위원 자격으로 강 대표를 처음 만났다. 당시 제6회 대한민국 CEO 그랑프리 의약품 부문 본상을 수상할 때만해도 대내외에 탁월한 경영성과를 자랑할만했다. 그럼에도 강 대표는 “격려해주셔서 감사하다.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겸손해 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올해 12월이면 설립 30년을 맞는다. 사람으로 치면 이립(而立)을 앞둔 심정을 묻자 강 대표는 “냇가에서 조그마하게 시작한 회사가 바다의 초입에 와있다”고 감회를 밝혔다. 예의 그 때처럼 담백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회사 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 때문에 언뜻 보면 외국기업이 우리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알고 보면 강 대표가 기업가정신과 치열한 연구개발(R&D)로 일궈낸 순수 토종기업이다. 강 대표는 영업맨 출신이다. 그래서인지 70세 나이인 지금도 회장으로 불리기보다는 대표 직함을 갖고 ‘지식영업’으로 현장에서의 승부를 즐긴다. 회사에 애정도 깊지만 누구보다 생각이 ‘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열정적이다.

기업가로서 강 대표의 성공의 토대는 빠르고 앞선 머리와 부지런한 발이다. 영업사원 시절부터 강 대표의 특기는 ‘지식영업’이었다. 의약품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고 이를 무기로 삼아 높은 실적을 쌓았다. 강 대표의 지식영업은 임직원들에게 그대로 전수됐다. 2005년부터 ‘지식 경영’을 기업의 경영 방침으로 정하고 영업부를 시작으로 영업사원들이 의사에게 개량신약에 대한 지식을 공급하고 차별화된 경쟁력을 부각할 수 있도록 주 2회 이상 교육을 실시해 왔다. 지식영업은 효과 만점이었다. 강 대표는 “실로스탄CR정(제2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위한 보조 치료제)의 매출 100억 돌파는 지속적인 교육을 통한 지식 무장의 결과였다”고 말했다.

강대표는 “무엇을 만들고, 어떻게 팔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은 바로 지식이다. 이 지식을 토대로 특성화된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연구, 개발, 생산, 판매하는 모든 분야에서 지식 무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성장의 동력은 R&D 통한 개량신약 개발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은 글로벌 무대에서 명성이 높다. 2009년과 2010년 포브스 ‘아시아 200대 유망 기업’에 2년 연속 선정됐다.
유나이티드제약의 고성장을 가능케 하는 동력은 지속적인 R&D다. 더 구체적으로는 R&D를 통한 개량신약 개발이다. 개량신약은 외국계 제약사의 오리지널 약을 그대로 베낀 제네릭(복제약)과 달리 약효는 오리지널 약과 같지만 제형이나 용법, 용량 등을 바꿔 복용 편의성을 높인 약을 말한다.

창립 초기 제네릭에 특화된 제약사였던 유나이티드 제약은 개량신약 개발 전문회사로 탈바꿈하기 위해 매년 매출액 대비 13% 이상을 R&D에 투자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최근 몇 년 사이 소염진통제 ‘클란자CR정’, 항혈전제 ‘실로스탄CR정’, 위장관 운동기능 개선제 ‘가스티인 CR정’ 등 개량신약을 집중적으로 개발·출시해 제약업계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대표적으로 매출 200억원대의 주력 품목인 실로스탄CR정은 유나이티드제약이 자체 개발해 2013년 출시한 첫 개량신약이다. 지난해 7월에는 7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가스티인CR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는 개량신약 3개를 포함해 총 19개 신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앞으로 5년 안에 30개의 개량신약을 출시할 계획이다.

강 대표는 제네릭과 개량신약의 차이를 “흑백TV에서 컬러TV를 만드는 기술”로 비유해 설명했다. 그는 “제네릭 시장은 언제든 무너질 수 있는 모래성과 같지만, 개량신약으로 쌓아 올린 시장은 지속 가능하다. 우리가 개발한 개량신약 가치를 알아본 다른 제약사들의 코프로 모션(공동 판매) 제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개량 신약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에는 4%였지만 지난해 25%로 뛰었다. 올해는 50%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강 대표는 “개량신약은 우리만이 갖고 있는 블루오션이다. 글로벌 진출에도 유리하다”며 “매출 5000억원 이상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R&D 투자에 더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강 대표의 경영이념은 ‘불굴의 개척정신’과 ‘세계적 기업 육성’, ‘거목과 같은 회사’다. 그 중 불굴의 개척정신은 앞서 R&D를 통한 개량신약 개발과 함께 해외시장 진출 사례를 통해 구현되고 있다. 설립 첫해인 1987년부터 해외 수출 쪽으로 방향을 잡고 매출액의 30%를 수출을 통해 올릴 정도로 해외에서 성과를 냈다. 현재 유나이티드 제약이 100% 투자하고 100% 경영하고 있는 베트남 공장 등 해외 설비 구축도 글로벌 개척의 결과다.

‘세계적 기업 육성’도 성과를 내고 있다. 강 대표는 “우리는 현재 세계 40여 개국에 항암제, 항생제, 비타민제 등 완제의약품을 수출하고 중국, 베트남, 필리핀,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에 해외 지사를 세워 ‘한국인이 주인인 다국적 제약기업’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넘어 중동, 아프리카, 중남미 등으로 계속해서 저변을 넓혀 나갈 예정이다. 특히 새로운 먹거리로 ‘스마트공장’ 수출을 계획 중이라고도 했다. 지난 3월부터 가동하고 있는 세종시 스마트공장이 대표적이다. 기계부터 특허, 기술 등을 패키지로 수출할 계획인데, 벌써부터 이란 등 중동 지역과 아프리카 지역 등에서 관심을 보내오고 있다.

세 번째 경영이념인 ‘거목과 같은 회사’에 대해 강 대표는 “큰나무 밑에는 새들과 벌레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 수 있기에 기업경영으로 번 돈은 지역사회에 이바지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목에서 강덕영 대표의 명품경영의 핵심인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문화·예술활동 지원으로 기업이윤 사회 환원
유나이티드제약이 개발해 판매하는 의약품들. 올해 개량신약 3개를 포함해 총 19개 신제품 출시를 계획중이다(위쪽). 세종시 전동면에 설립된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스마트공장 전경(가운데), 베트남 현지 공장(아래쪽).
강 대표는 2008년에 한국유나이티드문화재단을 설립, 현재 이사장을 맡고 있다. 강 대표가 문화를 즐기고 문화에 푹 빠져 사는 문화 매니아인 이유도 있지만 기업 이윤을 사회에 환원하는 방법으로 클래식문화를 전파해 향기나는 사회를 만들고자 하는 뜻이 담겨 있다.

문화재단은 음악과 미술작품 등 다방면의 문화활동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유나이티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가족음악회’는 힐링 콘서트로 호평을 받았다. 150회나 개최된 ‘패밀리 콘서트’, ‘애국지사 손양원 기념 콘서트’, ‘여명의 빛’ 등 다양한 주제와 풍성한 공연을 통해 국내 예술문화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2015년 4월에 창단된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비롯해 청소년 합창제, 이웃사랑연주회 등 크고 작은 행사는 고품격 문화경영의 사례로 손색이 없다. CSR은 국내에 그치지 않는다. 베트남 공장은 15년 전부터 다양한 봉사활동 등을 통해 지역발전에 기여해왔다. 중국 하얼빈에서 ‘조선족 어린이 문화축제’를 열어 한민족의 얼을 심어주고 세계무대에서 글로벌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다.

올해 연말에는 색다른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 경기도 광주 곤지암에 있는 2만평의 땅에 200억원을 들여 컨벤션센터와 박물관을 짓고 있는데 올해 하반기에 완공 예정이다. 박물관은 “외국인들에게 한국경제의 근현대 성장사를 일목요연하게 홍보”하고자 10년 전부터 구상했다고 한다. 컨벤션센터는 각종 국제학회들을 유치하겠다는 취지다. 강 대표는 “박물관의 콘셉트는 ‘여명의 빛’으로 가난했던 조선 말기부터 대한민국 건국 후 오늘날의 경제대국으로 발전하기까지의 성장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명소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박물관 개장 때는 학술대회는 물론 도자기 굽기, 문화체험마을 행사 등 이벤트도 벌일 계획이다. 그가 이처럼 문화예술과 나라사랑을 강조하는 데는 박애정신이 몸에 밴 크리스찬 기업인라는 것도 작용하고 있다.

강덕영 대표의 명품경영 사례들 가운데 인재 경영과 사원 복지정책도 빼놓을 수 없다. 강 대표는 “중소기업을 하다보면 좋은 직원 구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다.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위기가 올 때도 있다”며 “그래서 직원들에게 잘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생산직원들에게 교통 편의를 제공하고 단 한끼라도 맛있는 식사를 위해 식당운영에 정성을 기울이는 것도 그 때문이라고 했다. 유나이티드제약은 정부정책에 부응하는 복지정책으로도 명성이 높다. 일학습병행제 우수기업으로 선정됐고, 근로 환경 개선과 고용 창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년에는 일자리 창출 정부 포상 시상식에서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강 대표는 마지막으로 “지금처럼 경제환경이 어려울 때 우리 경제인들에게 무엇보다 기업가정신이 필요하다”며 “기업인들이 상생협력과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늘리는 데 많은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말도 했다. 강덕영 대표가 실천해온 30년 명품경영이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을 거목과 같은 기업으로 성장시켜가고 있다.

- 전병화 희망경제정책연구소장(경영학 박사)·사진 강정현 기자

강덕영 대표

1947년: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대 국제통상학 석사, 경희대 경영학 박사


1987년:
한국유나이티드제약 설립, 대표이사 사장


2005년:
기업윤리대상 수상(한국기업윤리학회 주관)


2008년:
유나이티드 문화재단 이사장


2015년:
세계 3대 인명사전인 마르퀴즈 후즈 후 3년 연속 등재 저서로『1% 가능성에 도전하라』(2007), 『희망의 끈을 찾아서』(2016) 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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