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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스 헤닝 코흐(Jens Henning Koch) 몽블랑 부사장

옌스 헤닝 코흐(Jens Henning Koch) 몽블랑 부사장

독일 명품 브랜드 몽블랑에게 있어 올해 봄은 더욱 특별하다. 유니세프를 통해 빈민 아동들의 글쓰기를 후원하는 ‘유니세프 컬렉션’을 론칭한데 이어 최근엔 첫 스마트워치도 출시했다. 유니세프 컬렉션을 소개한 뉴욕에서 옌스 헤닝 코흐 몽블랑 부사장을 만났다.


몽블랑 서밋 (Montblanc Summit)은 언제부터 준비했나.


지난해 여름부터 준비했으니 거의 1년 정도 걸린 프로젝트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점은 우리의 스마트 워치는 ‘시계’여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서 파인 워치메이킹(명품 시계 제조사)의 스타일을 스마트 워치로 고스란히 가져오고자 했다. 라운드 케이스, 혼과 베젤의 디자인에 파인 워치메이킹의 열정을 표현했다. 거기에 커브드 사파이어 글래스를 얹었다. 글래스 굴곡의 높이는 0.8㎜다. 그래서 언뜻 보기에는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지만 빛과 화면을 반사하는 모습이 평평한 글래스와는 아주 다르다. 이것이 워치 메이킹의 깊이를 느낄 수 있게 하는 부분이며 스마트 워치로서는 유니크한 특징이다. 터치 스크린 스마트 워치에 커브드 글래스를 탑재하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었고 몽블랑의 스마트 워치에 파인 워치메이킹의 열정을 담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기존 아날로그 시계 제품과 카니발리제이션이 발생할 우려는 없는지?


카니발리제이션이 큰 문제는 아니다. 우리는 기계식 시계의 미래를 확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계는 그 기능을 넘어 세련미의 표현이며 탐미적인 정신의 열정을 만든다고 생각한다.
 미래를 향해가는 도전
이번에 런칭한 스마트 워치는 미래를 향해 가는 몽블랑의 또 다른 도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사실 시계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될지 예측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몽블랑이 파인 워치메이킹을 사랑하는 브랜드이지만 미래를 개척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 할 것이라는 점이다. 몽블랑은 필기구에서는 손 글씨를 디지털 디바이스로 옮기는 어그멘티드 페이퍼를 내놓았고, 어반 스피릿 컬렉션의 레더 제품에는 카드나 여권 칩에 내장된 정보를 보호하는 몽블랑 쉴드를 도입했다. 가방에 부착하는 e-태그, 타임워커의 e-스트랩까지 몽블랑은 지속적으로 IT 컨버전스를 선도해왔다.



기존 전자제품 회사의 스마트 워치에 비해 서밋과 같은 럭셔리 스마트 워치가 갖는 경쟁력은 무엇인가.


서밋은 파인 워치메이킹이기 때문에 선보일 수 있는 제품이다. 파인 워치메이킹의 철학, 그리고 케이스와 디자인 요소들이 빚어내는 럭셔리 스타일이 대표적이다. 서밋은 현대적인 기술과 빈티지 다이얼 디자인이 결합된 시계다.



몽블랑은 IT기술과 결합한 제품을 꾸준히 선보여 왔다. 2014년에는 사용자의 필기습관을 분석한 비스포크 닙 서비스를 도입했고 지난해엔 어그멘티드 페이퍼도 선보였다. 그 동안의 성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몽블랑의 디지털 전략은 어떻게 될지 말씀해 달라.


솔직히 말하면, 그런 제품들을 출시하기 전에 몽블랑이 향하는 방향에 대한 열띤 토의가 있었다. 전통적인 고급 필기구 회사가 삼성, 애플과 같은 전자회사와 경쟁해야 하는지, 이것이 몽블랑의 진정한 DNA인지, 몽블랑과 어울리지 않는 분야로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다. 두려움이 있었지만 110년 전 몽블랑이 설립될 때부터 가져온 개척자 정신에 기반해 대담한 디지털 전략들을 세웠다. 이를 통해 오늘날 영 프로그레시브(young progressive) 세대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우리만의 표현법을 만들었다. 우리의 열정, 영감, 사명은 실용적인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IT 기술과의 결합은 아주 성공적인 선택이었다. 지금의 럭셔리 산업에는 혁신의 모멘텀이 있다. 디지털 혁신이 먼저 영향을 준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다. 럭셔리 브랜드들도 이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시장을 더 넓게 보고 있다. 이제는 제품과 기능성 면에서도 디지털 융합을 시도한다. 몽블랑은 이 분야를 선도하고 있고 앞으로도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파악해 제공할 것이다.



스마트 워치 출시 전략은?


서밋은 5월~6월 경 시장에 나올 것이다. 그때가 런칭의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다. 우리는 서밋이라는 새로운 로켓을 쏘기 직전에 있고 아직은 이번 런칭에 집중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서밋에 대한 반응은 좋다. 시장에 내놓을 날이 기다려진다.
 실용적인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몽블랑의 스마트 컨버전스는 오히려 아날로그 감성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같다.


두 세계는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며 살고 있지만 아날로그 세계에 존재하고 있다. 몽블랑의 역할은 이 두 세계 사이에 의미 있는 다리를 놓는 것이다. 또한 럭셔리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럭셔리를 위한 럭셔리가 아닌 실생활에 유용한 럭셔리를 추구한다. 그저 보기 좋은 제품을 원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가방에 서류를 넣고, 만년필로 서명을 하고, 시계를 보며 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몽블랑은 유니세프를 후원하는 펜도 이번에 출시했다. 펜을 만드는 기업에서 빈민 아동들의 글쓰기를 후원한다는 건 참 멋진 일이다. 하지만 글을 쓸 기회가 점점 줄어든다. 우리 모두에게 ‘글쓰기’가 중요한 이유를 설명해 달라.


우리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에서 글쓰기는 읽기도 포함한 개념이다. 글쓰기를 통해 사람들은 생각을 표현할 수 있다. 글쓰기는 무엇을 하던 가장 기본이 되는 능력이다. 캠페인 카피에도 나와있듯이 글쓰기는 세상을 열어주는 매개체다. 세상의 일부가 되게 하고, 세상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다. 이것이 유니세프 지원을 통해 아이들이 해낼 수 있길 바라는 부분이다. 물론 고객들에게도 글쓰기 경험에 대한 인식을 주고자 한다. 세상이 얼마나 디지털화 되느냐를 떠나서 글쓰기는 생각을 표현하고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글을 더 점점 적게 쓴다면 오히려 무엇을 쓰느냐가 더 중요해진다. 완벽한 서명을 해야 할 때, 머리 속의 아이디어를 꺼낼 때,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할 때, 우리는 디지털 디바이스가 아니라 손으로 글을 쓴다. 몽블랑 필기구를 사용하는 고객들은 바로 이 부분을 공감하고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우리는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기부 참여를 유도한다. 제품 그 자체로도 아름답게 만들려고 했지만 유니세프 지원 프로그램이 가치를 더해준다. 글쓰기의 중요성에 대한 여러 연구들도 있다. 수업을 들으면서 타이핑을 하는 학생과 손으로 글을 쓰는 학생을 비교했을 때, 내용을 기억하는 면의 차이는 없지만 내용을 이해하고 활용할 때는 손으로 글을 쓴 학생들이 더 뛰어났다. 또, 글 쓰는 능력과 인지는 뇌 발달을 돕는다. 개인적으로 내 아이들에게도 항상 글쓰기가 중요하다고 가르치고 있다.

- 뉴욕(미국)=유부혁 기자 yoo.boohy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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