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vs 비트코인’ 당신의 선택은?
‘금 vs 비트코인’ 당신의 선택은?
금은 기술 혁신의 영향 거의 받지 않고 비트코인은 시장선도적 지위를 다른 가상화폐에 빼앗길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파격적인 돌출 언행이 끝없이 이어지는 탓에 안전투자로 금을 찾는 수요가 늘었다. 불황기나 적기에 구입가 이상으로 정리한다는 전제 하에 구입하는 상품이다. 수익을 전혀 창출하지 않는 최후의 ‘바보 투자자산’이다.
동시에 가상화폐 비트코인도 일반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중앙 저장소나 관리자 한 명없이 운영되는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의 프로그래머 또는 프로그래머들이 개발했다. 최근 디지털 범죄에 애용되는 일급 ‘화폐’로 급부상한다. 둘 다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가치가 상승해 어느 쪽에 투자해야 유리한지 비교하는 기사가 언론에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비교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논하기 전에 두 ‘투자수단’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금은 1000년 전부터 존재했다. 아마존 부족부터 스페인 콘키스타도르(16세기 신대륙 정복자), 오스만 제국(옛 터키 제국), 영국 동인도회사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금을 두고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벌였다. 그러나 금의 역사적인 매력은 이쯤 해 두고 금이 역사적으로 인간 심리에 얼마나 어필하는지를 적절히 보여주는 시세 등락을 살펴보자.
금의 현재 시세는 온스 당 1255달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0년래 최고가는 2011년 9월 5일 기록한 1905.10달러였다. 과거와 현재의 통화 위기 때,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때 인간의 자기 방어 본능이 발동해 금시장으로 돈이 몰려든다.
물론 귀금속 투자 상품으로 금만 있는 건 아니다. 그 밖에도 은·백금 그리고 최근 뜨기 시작한 팔라듐이 있지만 안전투자 목적으로는 종종 금을 가장 확실한 투자상품으로 생각한다. 반면 비트코인은 2009년 1월에 첫선을 보였다. 출시 당시 값어치가 달러 기준으로 1센트에도 못 미쳤다. 그 뒤로 상당한 시세 변동이 있었다. 비트코인이 5달러까지 상승하는 데 3년 가까이 걸렸지만 2013년 2분기 266달러로 치솟는가 했더니 100달러 선까지 내려앉았다. 극적인 널뛰기 시세가 이어지면서 시세가 네 자리 수를 넘어섰다. 지난 5월 12일 사이버 범죄자들이 세계적으로 랜섬웨어(사용자의 파일은 인질로 잡는 악성 프로그램) 공격을 펼치며 비트코인으로 몸값 지불을 요구했다. 그 뒤로 비트코인 가치가 1800달러 선을 뚫고 올라서며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피넥스 데이터 기준으로 전월 대비 55% 상승했다. 금에 투자하는 방법은 비교적 간단하다. 우선 금화와 골드바 실물을 구입할 수 있다. 그 밖에도 금 선물, 금 펀드, 실물 자산 기반 금 ETF 등의 명확한 투자 방법들이 있다. 비트코인의 경우엔 분명 소유 또는 구입할 실물 코인이 없다. 그러나 비트코인 거래소가 있으며 투자자가 선호하는 화폐를 이용해 비트코인을 매수 또는 매도할 수 있다.
일본에 있던 마운트 곡스는 한때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다. 2010년 7월 출범해 전체 비트코인 거래의 약 70%를 처리했다. 그러나 2014년 ‘해커들’을 비난하며 파산신청을 해 충격적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영국의 유명 비트코인 거래소로는 비틸리셔스·코인코너·코인플로어 등이 있으며 한국에는 빗썸·코빗·코인원 등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있다. 거래를 시작하려면 안전한 가상 ‘비트코인 지갑(Bitcoin wallet)’을 선택한 뒤 거래소를 찾아가 비트코인을 매수 또는 매도하면 된다.
끝으로 투자 가능한 귀금속이 금뿐이 아니듯 비트코인이 금과 마찬가지로 무리 중에서 가장 돋보이지만 투자할 수 있는 가상화폐는 그 밖에도 적지 않다.
‘대안통화(alt-coin)’는 많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안이 830여 개에 달한다. 비트코인의 뒤를 잇는 가상화폐는 라이트코인(Litecoin)이다.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받는 소매업체도 세계적으로 약 10만 개에 달한다. 디지털 방식으로 돈을 송금하듯이 모바일 앱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개인 간에 비트코인을 서로 주고받을 수도 있다. 투자 관점에서 금 1온스와 비트코인 1개를 비교하면 비트코인이 달러 기준으로 더 가치가 높다. 하지만 이는 세계 최대 블루칩 광산업체 앵글로 아메리칸(이하 AA)과 유럽최대 방위 산업체 BAE 시스템스(이하 BAE)를 단순히 주가로만 비교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이다.
기사작성 시점에 AA의 주가는 평균 1070파운드 선으로 시가총액은 130억 파운드에 달했다. 동시에 BAE의 주가는 638파운드, 시가총액은 210억 파운드였다. 전혀 다른 기업들인 BAE 주가가 AA보다 훨씬 낮다고 해서 BAE가 그보다 못한 기업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론 BAE가 AA보다 훨씬 더 큰 회사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뿐 아니라 모든 가상화폐의 가치를 합산하면 시가총액은 335억 달러에 달한다. 금의 경우 아직 지하에 매장된 분량을 빼고 채굴된 것의 가치를 모두 더하면 7조2000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7조2000억 달러라면 비트코인 가치는 말할 필요도 없이 캐나다 은행, 잉글랜드 은행, 일본 은행, 유럽 중앙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스위스 중앙은행 등 세계 6대 중앙은행이 발행한 모든 화폐 가치보다 크다.
가치 측면의 비교뿐 아니라 거래량 면에서도 두 자산의 비교는 석유 한 배럴과 유조선 한 척을 비교하는 격이다. 비트코인 가치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금은 사상 최저 수준은 아니지만 어중간한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듯하다. 비트코인 한 개 값이 금 1온스 값을 넘어선 것만 보고 그것을 기준으로 금을 모두 팔아 치우고 비트코인에 모두 투자해서는 안 된다.
첫째, 금은 기술 혁신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경우는 그와 다르다. 비트코인은 무엇보다도 시장선도적 지위를 다른 가상화폐에 빼앗길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가격 변동성이 변수가 된다면 금은 급등락하는 경향이 있다 해도 그 규모가 비트코인과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금값이 떨어질 때는 대개 하락폭이 두 자리 수에 달하지만 비트코인 값이 하락할 때는 거래가 모두 중단되며 최근 몇 주 사이 모두 수백 달러 대의 상승과 하락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금 시세는 온스 당 1129.80~1391.50달러 사이였던 반면 비트코인은 개당 436.70~1802.16달러 대를 오르내렸다. 그 외에도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있다.
금의 공급과 수요 수준은 비트코인보다 더 효과적으로 모니터할 수 있고 비교적 투명한 편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를 맞아 전자상거래가 확산되면서 비트코인의 필요성이 증가한다는 시각도 있을 듯하다.
끝으로 비트코인 애호가 또는 분산 투자의 일환으로 보유하는 사람들도 비트코인 투자 목적이 가령 고전적인 금헷지(위험회피)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시인할 것이다.
금의 매입은 보험적인 헷지의 성격이 더 강하다. 불확실한 환경에서 처분 또는 보유하기 위한 자산이다. 금은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성적인 투자자라면 그것을 새로 떠오르며 일각에서 베팅할 가치가 있다고 보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비트코인 투자에 비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금과 비트코인을 비교할 때는 어느 한쪽이 더 낫다기보다 개별적으로 나란히 놓고 보는 게 상책이다.
- 가우라브 샤르마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동시에 가상화폐 비트코인도 일반 투자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중앙 저장소나 관리자 한 명없이 운영되는 비트코인은 나카모토 사토시라는 이름의 프로그래머 또는 프로그래머들이 개발했다. 최근 디지털 범죄에 애용되는 일급 ‘화폐’로 급부상한다. 둘 다 대중의 관심을 사로잡으며 가치가 상승해 어느 쪽에 투자해야 유리한지 비교하는 기사가 언론에 서서히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런 비교가 얼마나 어리석은지 논하기 전에 두 ‘투자수단’이 걸어온 길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금과 비트코인이 걸어온 빛나는 길
금의 현재 시세는 온스 당 1255달러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10년래 최고가는 2011년 9월 5일 기록한 1905.10달러였다. 과거와 현재의 통화 위기 때,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될 때 인간의 자기 방어 본능이 발동해 금시장으로 돈이 몰려든다.
물론 귀금속 투자 상품으로 금만 있는 건 아니다. 그 밖에도 은·백금 그리고 최근 뜨기 시작한 팔라듐이 있지만 안전투자 목적으로는 종종 금을 가장 확실한 투자상품으로 생각한다. 반면 비트코인은 2009년 1월에 첫선을 보였다. 출시 당시 값어치가 달러 기준으로 1센트에도 못 미쳤다. 그 뒤로 상당한 시세 변동이 있었다. 비트코인이 5달러까지 상승하는 데 3년 가까이 걸렸지만 2013년 2분기 266달러로 치솟는가 했더니 100달러 선까지 내려앉았다. 극적인 널뛰기 시세가 이어지면서 시세가 네 자리 수를 넘어섰다. 지난 5월 12일 사이버 범죄자들이 세계적으로 랜섬웨어(사용자의 파일은 인질로 잡는 악성 프로그램) 공격을 펼치며 비트코인으로 몸값 지불을 요구했다. 그 뒤로 비트코인 가치가 1800달러 선을 뚫고 올라서며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피넥스 데이터 기준으로 전월 대비 55% 상승했다.
어디서 어떻게 사야 하나
일본에 있던 마운트 곡스는 한때 세계 최대 비트코인 거래소였다. 2010년 7월 출범해 전체 비트코인 거래의 약 70%를 처리했다. 그러나 2014년 ‘해커들’을 비난하며 파산신청을 해 충격적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영국의 유명 비트코인 거래소로는 비틸리셔스·코인코너·코인플로어 등이 있으며 한국에는 빗썸·코빗·코인원 등의 가상화폐 거래소가 있다. 거래를 시작하려면 안전한 가상 ‘비트코인 지갑(Bitcoin wallet)’을 선택한 뒤 거래소를 찾아가 비트코인을 매수 또는 매도하면 된다.
끝으로 투자 가능한 귀금속이 금뿐이 아니듯 비트코인이 금과 마찬가지로 무리 중에서 가장 돋보이지만 투자할 수 있는 가상화폐는 그 밖에도 적지 않다.
‘대안통화(alt-coin)’는 많다. 매사추세츠공대(MIT)에 따르면 가상화폐 대안이 830여 개에 달한다. 비트코인의 뒤를 잇는 가상화폐는 라이트코인(Litecoin)이다. 비트코인을 결제수단으로 받는 소매업체도 세계적으로 약 10만 개에 달한다. 디지털 방식으로 돈을 송금하듯이 모바일 앱이나 컴퓨터를 이용해 개인 간에 비트코인을 서로 주고받을 수도 있다.
비교가 무의미한 이유
기사작성 시점에 AA의 주가는 평균 1070파운드 선으로 시가총액은 130억 파운드에 달했다. 동시에 BAE의 주가는 638파운드, 시가총액은 210억 파운드였다. 전혀 다른 기업들인 BAE 주가가 AA보다 훨씬 낮다고 해서 BAE가 그보다 못한 기업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론 BAE가 AA보다 훨씬 더 큰 회사다. 마찬가지로 비트코인뿐 아니라 모든 가상화폐의 가치를 합산하면 시가총액은 335억 달러에 달한다. 금의 경우 아직 지하에 매장된 분량을 빼고 채굴된 것의 가치를 모두 더하면 7조2000억 달러에 달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7조2000억 달러라면 비트코인 가치는 말할 필요도 없이 캐나다 은행, 잉글랜드 은행, 일본 은행, 유럽 중앙은행,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스위스 중앙은행 등 세계 6대 중앙은행이 발행한 모든 화폐 가치보다 크다.
가치 측면의 비교뿐 아니라 거래량 면에서도 두 자산의 비교는 석유 한 배럴과 유조선 한 척을 비교하는 격이다.
금과 비트코인 어느 쪽에 투자해야 하나?
첫째, 금은 기술 혁신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비트코인의 경우는 그와 다르다. 비트코인은 무엇보다도 시장선도적 지위를 다른 가상화폐에 빼앗길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가격 변동성이 변수가 된다면 금은 급등락하는 경향이 있다 해도 그 규모가 비트코인과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 금값이 떨어질 때는 대개 하락폭이 두 자리 수에 달하지만 비트코인 값이 하락할 때는 거래가 모두 중단되며 최근 몇 주 사이 모두 수백 달러 대의 상승과 하락을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 살펴보면 금 시세는 온스 당 1129.80~1391.50달러 사이였던 반면 비트코인은 개당 436.70~1802.16달러 대를 오르내렸다. 그 외에도 고려해야 할 요인들이 있다.
금의 공급과 수요 수준은 비트코인보다 더 효과적으로 모니터할 수 있고 비교적 투명한 편이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를 맞아 전자상거래가 확산되면서 비트코인의 필요성이 증가한다는 시각도 있을 듯하다.
끝으로 비트코인 애호가 또는 분산 투자의 일환으로 보유하는 사람들도 비트코인 투자 목적이 가령 고전적인 금헷지(위험회피)와는 전혀 다르다는 점을 시인할 것이다.
금의 매입은 보험적인 헷지의 성격이 더 강하다. 불확실한 환경에서 처분 또는 보유하기 위한 자산이다. 금은 수익을 창출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성적인 투자자라면 그것을 새로 떠오르며 일각에서 베팅할 가치가 있다고 보지만 아직 검증되지 않은 비트코인 투자에 비할 수 있을까? 그런 점에서 금과 비트코인을 비교할 때는 어느 한쪽이 더 낫다기보다 개별적으로 나란히 놓고 보는 게 상책이다.
- 가우라브 샤르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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