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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100달러로 끌어올리는 5가지 변수

유가 100달러로 끌어올리는 5가지 변수

지난 3년간 지속적인 공급과잉으로 배럴 당 50달러 선을 넘지 못했지만 가격급등 초래할 상황은 상존한다
대다수 국가가 생산시설 투자를 감축하는 상황에서 OPEC는 공급량을 줄이려 안간힘을 쓴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원유가가 마지막으로 배럴 당 100달러 선을 넘어선 지 3년 가까이 지났다. 유가는 그 기간 동안 대부분 지속적인 공급과잉으로 그 가격의 절반 선을 넘지 못했다. 그런 수급 불균형의 개선 조짐은 보이지 않는 듯하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에 보조를 맞춰 셰일 생산자들이 공급량을 늘리는 듯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석유시장에 원유가 남아돈다고 해서 앞으로도 영원히 그런 상태가 지속되리라는 의미는 아니다. 다음은 한 가지 이상이 겹쳐질 경우 고성능 로켓유로 변해 유가를 다시 세 자리 수 대로 끌어올릴 수 있는 5가지 잠재적인 촉매제다.
 OPEC의 목표초과
지난해 말 OPEC는 올해 상반기의 하루 전체 생산량을 120만 배럴로 감축하기로 합의했다. 그것으로 원유가 하락 마지노선을 그었다(고 생각했다). 러시아를 포함해 기타 10개 회원국들과도 계약을 체결해 공급량을 하루 60만 배럴로 줄이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원유가는 초반 반짝 상승한 뒤론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셰일 생산량 증가가 감소분을 거의 메웠기 때문이다. 그 탓에 OPEC는 생산량 감축을 최소한 올해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OPEC는 공급량을 더 감축하는 방법으로 빠른 시일 내에 시장 펀더멘털의 균형 회복을 희망한다. 하지만 OPEC의 석유 공급 감축이 도를 넘어 너무 여유가 없어질 수도 있다.
 감소세가 멈추지 않는다
OPEC가 석유시장에 개입해 유가를 떠받치기로 결정하기 전에 이미 투자부진으로 인해 전 세계 원유 공급이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석유업계 전문업체 코어 랩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에는 셰일 생산업체들의 대폭적인 투자감축으로 인해 미국 내 석유 공급량의 감소가 11%에 육박했다. 한편 앙골라·콜롬비아·멕시코·나이지리아·베네수엘라·중국 같은 나라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었다고 코어 랩스는 전했다.

이 같은 상황이 미래의 공급난으로 확대될 수 있다. 기존의 생산량 감소와 고갈을 메우는 데만 하루 280만 배럴의 생산역량을 새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유가로는 셰일만으론 감당하기 힘든 감소세다. 결과적으로 글로벌 투자가 증가하지 않는 한 기존 생산량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질 수 있다.
 전쟁과 전쟁설
OPEC의 감축노력과 투자부진이 겹쳐 석유시장은 균형을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돌발 사태, 예컨대 주요 산유국에서 대규모 테러 공격이나 민중 소요사태가 일어날 경우 그런 균형이 금세 무너져 석유파동을 초래할 수도 있다.

OPEC 회원국이자 주요 석유자원 보유국인 베네수엘라를 포함해 현재 세계 각지에 분쟁지역이 많다. 사임한 베네수엘라 외무장관은 최근 국내 시위 사태가 통제를 벗어나 내전으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럴 경우 하루 230만 배럴에 달하던 베네수엘라의 석유생산이 중단될 소지가 있다.

한편 나이지리아에서도 지난 수년간 적잖이 무력분쟁이 발생했다. 그런 분쟁이 확대돼 하루 200만 배럴에 가까운 석유생산이 중단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 지역은 페르시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매일 1700만 배럴의 석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이란이 해협을 봉쇄하거나 또는 급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여러 곳의 주요 석유 터미널을 동시에 공격할 경우 석유시장이 큰 혼란에 빠져들 수 있다.
 자연의 분노
허리케인이 멕시코만을 휩쓸거나 캐나다에서 또 다시 대형 산불로 큰 피해가 발생하는 자연재해가 또 하나의 잠재적인 공급 쇼크가 될 수 있다. 예컨대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남동부를 강타했을 때 멕시코만 석유생산의 95%가 감소했다. 당시 멕시코만의 공급량은 하루 150만 배럴, 다시 말해 미국 석유의 약 30%를 차지했다.

한편 지난해 캐나다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하루 약 100만 배럴 즉 캐나다 석유 생산량의 3분의 1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일시적인 시장혼란에 그쳤다. 두 지역이 석유 인프라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래의 자연재해로 여러 생산시설이나 송유관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할 경우 심각한 공급난이 장기화할 수 있다.
 석유 먹는 하마가 잠에서 깨어난다
돌발적인 수요 급증은 유가 급등을 부를 수 있는 또 하나의 잠재적인 촉매제다. 특히 공급난이 진행되는 상황에선 더욱 그렇다. 현재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해 석유수요가 하루 130배럴씩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이는 러시아와 인도의 수요부진으로 인해 지난 2년보다 낮은 증가율이다. 그러나 글로벌 경제상황이 호전될 경우 석유수요 증가에 다시 가속도가 붙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

주목해야 할 두 나라는 인도와 중국이다. 올해 인도의 석유 수요는 7~8% 증가해 3년 연속 중국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국의 경제성장이 다시 탄력을 받으면 석유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있다. 시장이 무방비상태일 때 이 같은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대폭적인 유가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
 투자자에게 주는 교훈
이 같은 요인들이 개별적으로는 단시일 내에 원유가를 2배로 끌어올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세계의 다른 나라들이 대부분 신규 생산시설 투자를 감축하는 상황에서 OPEC가 공급량을 줄이려 안간힘을 쓰고 있어 글로벌 시장이 잠재적으로 심각한 공급 쇼크에 노출될 소지가 있다. 테러 공격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한두 지역의 생산이 예상치 않게 중단되는 동시에 수요 증가가 갑작스럽게 발생하면 원유가가 제법 빠른 기간에 세 자리 수를 향해 치솟을 수도 있다.

- 매튜 딜랠로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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