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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원장’ 통용되는 세상 꿈꾼다

‘마법의 원장’ 통용되는 세상 꿈꾼다

세계은행 블록체인 그룹 설립자 로산나 챈, 모든 개인정보가 국제 신분증으로 통합되는 시스템 구상해
로산나 챈 박사(오른쪽)는 “블록체인 세계에선 운전면허·의료기록· 은행계좌가 모두 하나의 공간으로 통합될 수 있다”고 본다. / 사진 : TWITTER
분산원장(distributed ledger, 모든 거래 참가자가 정보를 공유하는 분산형 디지털 장부) 기술에 대한 로산나 챈 박사(38)의 비전은 개인의 여행 경험에서 비롯됐다. 경제학자이자 세계은행 블록체인 그룹 설립자인 그녀는 홍콩에서 태어나 호주에서 성장한 뒤 인도와 미국에서 몇 년 간 생활했다. 그녀는 ‘마법의 원장’을 갖춘 세상을 꿈꾼다. 운전면허·의료기록·은행계좌가 모두 하나의 국제 신분증으로 단순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챈 박사는 “세상에는 갈수록 글로벌 시민이 늘어나는데 그들의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온갖 걸림돌이 있다”며 “블록체인 세계에선 사실상 이 모두가 단 하나의 공간으로 통합될 수 있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

지난 1년 사이 챈 박사는 세계은행 블록체인 그룹을 맡아 다양한 부서의 관리자를 포함해 약 60명의 직원이 소속된 조직으로 키웠다. 광범위한 국제 개발 프로젝트에 블록체인 솔루션의 적용 방안을 모색하려는 취지다.말했다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최근 케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모바일 전용 국채 발행을 도왔다. 케냐는 지난 3월 모바일 전용 국채 M-아키바를 발행해 150만 미국 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록체인 토지 등기부도 자연재해에 따른 경제적 재앙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예컨대 아이티는 2010년 지진으로 정부 문서 기록 중 상당수가 멸실됐을 때 수년간 토지분쟁을 조정하는 데 애를 먹었다. 땅 파먹고 살던 사람들이 땅 주인임을 증명할 서류가 사라진 것이다. 블록체인 지지자들은 디지털 토지등기부가 그 해법이 될 수 있다고 여긴다. 미국 공영라디오 NPR 보도에 따르면 가나에선 지난해 1월 이후 비트랜드(Bitland)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에 이미 500건의 문서가 등록됐다. 보츠와나·케냐·우루과이도 곧 그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이다.

챈 박사는 블록체인 세계화를 향한 가장 중요한 첫걸음은 정부 고객들에게 그 기술을 교육시키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들이 공동의 목표를 갖고 세계은행 또는 미주개발은행을 찾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그녀는 말했다. 낙관적이기는 하지만 챈 박사가 비현실적인 몽상가는 아니다.

네팔 지진 후 월스트리트저널은 “재해와 개발 지원에 최신 유행의 첨단 기술을 활용하는 방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보도했다. 따라서 챈 박사는 신중하게 그리고 밑바닥부터의 혁신에 우선순위를 두는 접근방식을 취했다. 그녀는 모든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어떤 블록체인 시스템이 실제로 생활환경 개선에 도움이 되는지 증명하려면 아직도 많은 실험을 해야 한다.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만일 사람들이 블록체인의 개인 키(private key, 디지털 서명을 만드는 용도 등으로 쓰이는 비밀 키)를 잃는다면? 우리가 대상으로 하는 국민들이 컴퓨터에 밝지도 않을 뿐더러 글자를 모를 수 있어 그런 일은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 요즘 민간부문에서 정말로 뛰어난 혁신가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우리는 실리콘밸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는 몇몇 제약에 부닥칠 가능성이 크다.”

그런 이유에서 챈 박사는 지역 지도자 대상의 교육과 동기부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우리 국가 고객들의 수요도 증가한다”고 말했다. 그녀는 기존 시스템을 재건하기보다 밑바닥에서부터 혁신하는 개발 프로젝트에 큰 기회가 있다고 본다. 개도국 세계가 블록체인 솔루션의 글로벌 생태계에 중대한 역할을 할 수 있다.

부국들은 첨단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개도국에선 기존 인프라 프로젝트에 자금을 쏟아붓는다면 디지털 격차가 고착화될 수밖에 없다. 이들 개발 프로젝트는 그런 방식에서 탈피해 각국이 흔히 말하듯 ‘테이블에 한자리를 차지하도록’ 도울 수 있다. 챈 박사는 “금융의 접근성과 포용성 확대 능력”을 블록체인의 최대 장점으로 꼽았다.

- 리 쿠엔 아이비타임즈 기자
 [박스기사] 블록체인으로 헬스케어 시스템 혁신 - 가상화폐 기반기술 이용해 거래와 환자 진료이력 등 기록
블록체인 원장으로 비트코인 거래를 기록하듯 의료업계 인프라도 단순화할 수 있다. / 사진 : GETTY IMAGES BANK
가상화폐의 기술적 구성요소를 이용해 구시대적인 건강의료 모델을 개선하는 제품을 선보이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헬스케어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플랫폼 포킷독(PokitDok)이 지난 5월 중순 인텔과 그런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독체인(Dokchain)이라는 오픈소스 블록체인 원장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인텔 칩을 이용해 거래와 환자 진료이력을 기록하는 한편 환자 진료의 행정적인 측면을 곧바로 처리할 수 있다. 그에 따라 병원 관계자가 행정처리 시간을 절약해 환자를 돌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일부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이 기술이 의료업계 인프라를 단순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비트코인 거래에 블록체인 원장이 이용되는 것과 같은 식이다. 포킷독은 이미 4800만 달러를 조달하고 아마존·캐피털원·가디언·어센시온을 포함한 40개 업계 유력업체들로부터 지원을 확보했다. 포킷독이 신기술 업계 유력기업들의 큰 관심을 끌었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API 플랫폼은 그뿐이 아니다.

기업가 크리사 맥팔레인은 “에스토니아가 그 기술을 도입해 효과를 본다”며 “환자 의료정보 유출 문제는 전혀 없다”고 IB타임스에 말했다. 에스토니아 당국은 지난해 블록체인 보안업체 가드타임(Guardtime)과 손잡고 100만 건 이상의 건강의료 기록의 보안 시스템을 구축했다. 에스토니아는 현재 블록체인 건강의료 시스템을 전국적으로 도입한 최초의 국가다. 온라인 경제전문 매체 쿼츠는 이를 가리켜 “세계에서 가장 해킹에 안전한 건강의료 기록”으로 묘사했다. 두바이도 이에 주목해 건강의료 생태계에서 독자적으로 블록체인 솔루션을 시험 중이다.

한편 상당수 미국 병원과 클리닉에선 아직도 진료기록을 내부 서버에 보관한다. 건강의료 정보·관리 시스템 학회의 2015년 조사에선 사이버보안에 연간 1000만 달러 이상을 지출하는 미국 병원은 4% 안팎이며 33%는 사이버보안 지출을 추정하지 못했다. 기업가 맥팔레인은 에스토니아의 성공에 확신을 얻어 애틀랜타에서 직접 블록체인 스타트업 페이션토리(Patientory)를 설립하고 건강의료 서비스 업체들에 더 저렴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맥팔레인 CEO는 “우리는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구축해 환자 건강의료 정보를 보호한다”며 “암호화되고 정보가 쪼개져 네트워크 전체에 분산되기 때문에 정보 보호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페이션토리는 올해 의료그룹 카이저 퍼머넌트와 공동으로 전국적인 시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만성 질환자의 기록 2만5000건 이상을 취급할 계획이다. 시스템을 지원하는 환자용 앱도 마련돼 의사들과 직접 소통하도록 돕는다.

의사를 정기적으로 방문할 필요가 없는 환자들에게도 블록체인 의료기록이 기대 이상으로 편리할 수 있다. 예컨대 블록체인 시스템은 신속한 디지털 기록 전송으로 서류작업을 대체할 수 있다. 처방약·의료비청구·보험에도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IT 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보험금 청구 후 90~180일 동안 기다리거나 의료비를 지급하려 몇 시간 동안 전화기를 붙잡고 있는 대신 이론상 즉석에서 처리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망가진 건강의료 시스템에 블록체인이 즉효약이 될 수 있을까?

미국 건강정보기술 조정국은 최근 헬스케어 분야 블록체인 혁신에 관한 연구논문 15편을 선정해 오는 9월 정부 후원 컨퍼런스에서 논의할 예정이다. 어쩌면 미국이 에스토니아의 뒤를 이어 헬스케어에 블록체인 헬스케어 시스템을 도입할 수도 있다.

- 리 쿠엔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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