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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재자의 은밀한 사생활

독재자의 은밀한 사생활

북한의 김정은, 공장 시찰하고 미사일 발사 참관하지 않을 때는 뭘 하며 어디서 살고 무엇을 먹을까?
김정은이 부인 리설주를 대동한 사진은 매우 드물다.
북한 지도자 김정은이 미사일을 발사하고 카메라 앞에서 득의양양하게 웃을 때 말고 그의 다른 일상생활은 사람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더 평범한 듯하다. 북한은 올 들어 무려 10회나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중 일부는 위험할 정도로 다른 나라 가까운 곳까지 날아갔다. 지난 3월 일본 해안에서 불과 300㎞ 거리에 떨어진 미사일이 대표적이다.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것이라는 우려가 아시아 지역을 비롯한 전 세계에 퍼져 있다. 북한은 그런 능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다(객관적으로 검증되지는 않았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미국 알래스카 주까지 날아갈 수도 있다. 그에 따라 미국은 북한의 유일한 우방인 중국을 향해 대북 제재를 확대하지 않으면 대신 제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압력을 가했다.

미국 청년 오토 웜비어(22)가 북한 교화소에서 1년 간 지낸 뒤 혼수상태로 송환됐지만 미국 도착 직후 사망했다. 그 사건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정부와 북한 간의 긴장이 크게 고조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을 가리켜 “비이성적”이라고 말하자 북한 관영매체는 트럼프를 “사이코패스”라고 불렀다.

김정은은 트럼프 대통령과 언쟁을 벌이거나 미사일 발사에 참관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한 주를 보낼까?
 가정 생활
김정은의 사진을 보면 대체로 어린이·군인 또는 보좌관들에 둘러싸인 모습이지만 부인을 대동한 사진은 드물다. 부인 리설주(27)와는 2009년 결혼했다. 그녀에 관해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그녀의 생일을 두고도 논란이 많다. 리설주가 실명인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정치 엘리트 집안 출신인 그녀는 과학 박사 학위 소지자로 알려졌다. 해외 언론매체에서 그녀에 관한 추측이 무성하다. 그녀가 실제론 ‘준마 처녀’ 등의 노래로 유명한 가수 현송월이며 북한 프로파간다 조직이 그녀의 과거를 묻어두려 애쓴다는 설도 있다.

영국 리즈대학의 북한 전문가이자 명예 선임 연구원인 에이던 포스터-카터는 김정은을 둘러싼 비밀주의는 꼭 필요한 정보만 공개하는 북한의 생활방식(need-to-know basis)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김정은은 애정생활이 아주 복잡했기 때문에 그의 부인이 목격된 회수가 아버지 김정일보다 적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에게는 2012년에 태어난 딸 김주애가 있는 것으로 여겨지지만 그 아이에 관해서는 거의 알려진 바 없다. 2013년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데니스 로드먼이 북한 방문 후 김정은에게 어린 딸이 하나 있음을 확인했지만 실제로 있다 해도 아직 공식적으로 소개되지 않았다.

북한에선 전통적으로 지도자의 자녀가 성인이 될 때까지는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김정일과 김정은의 경우 모두 그랬다고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말했다.
 사는 곳은?
현지 주민들에게 ‘중앙 고급 저택(Central Luxury Mansion)’으로 알려진 룡성 관저는 평양에 있으며 12㎢의 대저택이다. 그 저택에는 올림픽 규격의 수영장·연회 시설·러닝트랙·운동장·사격장·마구간 등의 시설이 있다. 위성 사진을 보면 부지 내에 대형 워터슬라이드도 있다.

그러나 그에게는 평양에서 벗어나고자 할 경우 룡성 관저 말고도 다른 대안이 많다. 2013년 김정은은 700만 달러짜리 29m 길이의 고급 요트를 전세내 북한 해안을 일주 여행했다. 또한 원산 근처 해변의 궁궐 같은 단지도 그의 별장이다. 로드먼은 원산에서 김정은의 생활을 “7성급 파티”라고 부르며 “하와이를 혼자서 전세 낸” 격이라고 평했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분명 그는 아버지 같은 일벌레로 볼 수 없다”며 “따라서 정치판에 있기보다는 여가를 즐기며 보내는 시간이 더 많으리라 본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주중에는 무엇을 할까?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는 ‘최고지도자의 활동’을 전하는 특별 섹션이 있다. 김정은이 국민에게 헌신하는 인상을 주려는 취지다. 신문에 따르면 그의 공개활동은 퍼레이드, 공장방문, 미사일 발사 관련 회의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김정은이 수행한다는 활동을 담은 사진이 많이 배포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 공장 개장식과 기타 행사가 어떤지 탈북자들을 통해 많이 알려졌다. 솔직히 말해 그들은 지도자의 방문 계획이 전해지면 겁먹는다. 현실적으로 김정은의 방문이 대단히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하려면 보통 2~3주 동안 생산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북한에선 이른바 ‘미다스의 손’이라는 관행이 있었다. 김일성의 손길이 닿은 것은 무엇이든 따로 떼어내 유리 케이스 안에 보관하는 관행이다.”

지난 몇 달 사이 그가 방문한 특기할 만한 공장으로는 치과위생용품 공장, 대형 메기 공장, 버섯가공 공장 등이 있다. 또한 김치공장 방문에선 생산량 증가 방법에 관해 지도했다. 치과위생 공장에서도 중요한 교시를 내렸다. 노동신문은 이렇게 전했다. ‘인민의 건강 개선이 중요하며 공장이 긍정적인 기여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동지께서는 이어서 공장 운영 지침으로 삼아야 할 가르침을 내리셨습니다.’

김정은은 퍼레이드도 참관하는데 상당수가 그의 가족과 제국주의 침략자들(미국)의 타도를 찬양한다.
 무엇에 돈을 쓰나?
2014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김정은은 호화판 생활을 즐긴다. 그의 주류 구입비로 3000만 달러, 전자제품 구입비 3700만 달러, 시계 구입비 820만 달러가 국고에서 지출됐다.

공개석상에선 수수하게 검정색 또는 흰색 오버올(일체형 작업복), 스목(작업복 상의) 또는 군복 차림을 하지만 사석에선 항상 고급 패션을 즐긴다. 보고서는 국비 지출 중 사치품 항목의 총 지출이 김정일 체제에선 연간 3억 달러였는데 2012년 6억4580만 달러로 증가했다고 추산했다.
 좋아하는 음식은?
2012년에는 김정은이 너무 살찐 탓에 발목에 낭종이 생겨 제거 수술을 받아야 했다. 그리고 김정은의 치즈와 와인 사랑은 다 아는 비밀이다. 스위스에서 대량으로 들여온 에멘탈 치즈를 과식한 뒤 공개행사 참석을 중단해야 했다고 영국 메트로 신문은 보도했다.

포스터-카터 연구원은 “김정은은 분명 풍요로운 생활을 즐기는 듯하다”고 말했다.

- 엘리너 로스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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