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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은 지금 ‘냉전시대’

미국과 중국은 지금 ‘냉전시대’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방안과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두고 양국 갈등 더 깊어져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협력에 합의했지만 최근 들어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정책 결정을 두고 중국이 강하게 비난하고 나섰다. 지난 6월 말 트럼프 정부가 최근 북한과 거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와 대만과 10억 달러 이상 규모의 무기거래를 승인한다고 발표한 것이 발단이었다.

지난 몇 달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프로그램을 단념시키기 위한 노력에 중국이 적극 동참해달라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설득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중국은 국경을 맞댄 이웃이자 오랜 동맹국인 북한을 너무 강하게 밀어붙이기를 원치 않았다. 물론 중국은 유엔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고 북한 경제에 타격을 주기 위한 독자적인 조치도 취했지만 중국 공산당의 강경 인사들은 중국이 이 지역에서 미국만의 이익을 위해 행동하진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제 트럼프 대통령도 대중국 입장을 단호하게 취하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그는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충분한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며 애국법 311조에 따라 북한의 불법 금융활동의 통로 역할을 한 혐의로 중국 단둥은행을 돈세탁 우려기관으로 지정하고 중국인 2명과 다롄국제해운을 대북 제재명단에 올렸다. 그러자 중국도 미국에 배신당했다고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UPI 통신에 따르면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월 30일 기자들에게 “미국과 중국의 정상은 지난 4월 플로리다 주 마라라고 정상회담에서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고 중국은 이 같은 정신이 계속되길 원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부당한 조치는 합의를 어기는 행위다.”

트럼프 정부는 새로운 제재가 중국 정부가 아니라 블랙리스트에 오른 북한 기관에 상품과 경화를 제공한다고 의심되는 개인과 기관을 표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은 제재 대상이 된 기관이나 개인이 그런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고 겅솽 대변인은 미국 정부가 “잘못을 고치고 중미 관계를 건전하고 안정된 발전 궤도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에서 트럼프 공화당 후보(유세에서 중국의 무역정책을 자주 비난했다)가 대통령에 선출되면서 중미 관계는 상당히 불편해졌다. 최근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준비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군 전략 자산을 서태평양으로 이동 배치했을 때 양국 관계가 중대한 시험대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지역에 미군 자산을 계속 확대 배치했다. 한편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하진 않았지만 탄도미사일을 전례 없는 속도로 계속 시험발사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50년 이상의 동맹국인 북한과 주된 경제 경쟁국인 미국 사이에서 양측 모두의 냉정과 자제를 호소하며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대화를 통한 평화적인 해결’을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 7월 4일 북한은 급기야 동해 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하고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는 이 미사일이 미국 본토 48개 주나 하와이 주요 섬들에 도달하기에는 불충분하지만 알래스카는 전 지역이 사정권에 든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 미사일을 ICBM으로 공식 확인하고 “강력한 조치”를 예고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추가적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와 제3국 기관까지 제재하는 세컨더리 제재 등 다자·양자제재 추진뿐 아니라, 북한을 돕는 중국을 포함한 국가들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 외교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또 미국 국무부는 특별성명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을 미국과 동맹국뿐 아니라 지역은 물론 전 세계로 영향을 미치는 ‘글로벌 위협’으로 규정했다. 그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여긴다는 뜻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의 핵탄두를 탑재한 ICBM 능력 확보는 ‘게임 체인저’가 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고 전해졌다.

그런데도 중국은 또 다시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기존 대북정책을 바탕으로 북한을 추가 제재하는 데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되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그와 다른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해 갈등과 대립이 불가피해 보인다. 중국은 그 직전 트럼프 정부의 또 다른 조치 발표로 좌절감이 극도에 달했다. 중국이 가장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대만 문제였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월 29일 대만과 14억 달러 규모의 무기거래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미 국무부는 조기경보 레이더 관련 부품과 대(對)레이더 미사일, 어뢰, SM-2 미사일 부품 등 7개 품목이 포함된 판매안을 미 의회에 통보했다). 중국과 대만은 서로 자신들이 중국의 합법적인 정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1971년 유엔에서 중국만이 회원국으로 인정됐고 1979년 미국은 중국과 손잡기 위해 대만과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했다. 그런 상징적인 조치에도 미국은 여전히 대만에 군사장비를 공급했다. 중국의 침공 가능성을 우려하는 대만의 불안을 완화해주기 위해서였다. 반면 중국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지원에 완강히 반대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일 브리핑에서 “아무도 우리의 영토와 주권 보존 결의를 흔들 수 없다”며 “우리는 국내 문제에 대한 외부의 어떤 개입에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도 성명을 통해 “중국은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기로 한 미국의 결정에 결연히 반대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입장은 분명하고 확고하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강한 반대를 무시하고 대만에 무기를 팔기로 했다. 잘못된 결정이다. 대만은 중국의 일부다.”

- 톰 오코너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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