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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로 영역 표시하는 중국

‘영화’로 영역 표시하는 중국

영유권 분쟁지역인 파라셀 군도 도시 싼사에 첨단 영사장비 갖춘 상영관 설치로 영유권 강화에 나서
중국은 분쟁지역에 공공도서관과 스타디움을 건설해 많은 문화 행사를 주최한다. 사진은 융싱다오의 스포츠 행사에서 연주하는 군악대. / 사진 : YANG GUANYU-XINHUA-NEWSIS
중국 정부가 분쟁지역인 융싱다오(일명 우디 섬)의 도시 싼사에 첨단 영화관을 열었다.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기 위한 또 다른 움직임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 7월 22일 최신 4K 디지털 프로젝터와 3D 유공 스크린(perforated screen) 등 첨단 영사 장비를 갖춘 극장에서 섬 주민과 군인 200여 명이 중국 영화(‘The Eternity of Jio Yulu’)를 관람했다. 영화관을 운영하는 하이난 미디어 그룹의 구 샤오징 관장은 “매일 최소 한 편 이상 상영해 주민과 군인들이 전국의 영화팬들과 동시에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인용됐다.

중국 관영매체는 그 조치를 “싼사가 관할하는 섬들에 커뮤니티 서비스를 구축하려는 현지 문화 당국의 계획”이라고 설명했지만 이 같은 변화는 그 분쟁지역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다.

융싱다오는 남중국해 서단에 있는 파라셀 군도(중국명 시사 군도)에서 가장 큰 섬이다. 파라셀 군도는 남중국해 분쟁의 중심에 있었다. 중국뿐 아니라 대만·베트남·필리핀·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브루나이 같은 이웃 나라들도 영유권을 주장하기 때문이다. 베트남은 그 섬에 행정도시를 수립하려는 중국의 결정에 계속적으로 항의해 왔다고 영국 BBC 방송은 보도했다.

파라셀 군도는 주요 항로이자 자원이 풍부한 어장이며 석유·가스가 많이 매장돼 있다고 알려졌다. 이 지역의 영유권 분쟁은 수세기 전부터 계속됐지만 근년 들어 중국이 영유권을 다시 주장하고 나서면서 긴장이 고조돼 왔다. 중국은 이 영토의 가장 큰 부분에 대한 권리를 주장한다. 또한 1947년에는 영유권을 표시한 지도도 발행했다.

중국은 최근 이 지역에 인공섬을 다수 조성하고 분쟁 지역에 군사시설을 구축한다. 지난해 4월에는 싼사에서 공공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중국은 또한 스타디움도 건설해 많은 문화 행사를 주최한다. 중국은 2012년 싼사 지자체를 구성했다. 그러나 헤이그 국제재판소는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유권 주장을 대부분 부정했지만 중국 정부는 판결에 따르지 않았다.

미국도 파라셀 군도에 대한 중국의 영유권 주장에 이의를 제기했다. 7월 초 미국 해군 구축함 스테뎀호가 파라셀 군도의 분쟁지역 트리튼섬(중국명 중젠다오) 주변 12해리(약 20㎞) 안쪽으로 항해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심각한 정치·군사적 도발”이라며 그에 맞서 군함과 전투기를 파견해 미국 전함에 경고를 보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미국이 그런 작전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첫 번째 작전은 지난 5월 25일 미 해군의 유도 미사일 구축함 듀이호가 미스치프 환초(중국명 메이지자오) 12해리 안쪽으로 항해했을 때였다. 미스치프 환초는 파라셀 군도 남쪽의 분쟁지역 스프래틀리 군도(중국명 난사군도)의 일부다.

- 슈브함 키쇼어 아이비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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