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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스트레스가 이렇게 위험하다니!

출퇴근 스트레스가 이렇게 위험하다니!

긴 통근 시간 때문에 피로 쌓이면 만성질환뿐만 아니라 가족과 문제 생길 수도 있어
지연되는 지하철을 기다리면 스트레스가 쌓여 건강과 웰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최근 미국 뉴욕시 독립예산국(IBO)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의 지하철 운행이 지연된 건수가 지난 5년 사이 3배 이상 늘었다.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하루 120만 달러(약 13억5000만원), 매년 3억700만 달러에 이른다. IBO는 “전철 운행이 지연되면 승객이 예정대로 하루를 보낼 수 없게 되면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뉴요커만 지하철 통근으로 고통당하는 게 아니다. 우리의 건강을 망치고, 소득을 축내며, 피로에 찌들게 만드는 이런 현상은 넓게는 세계 전체의 대도시 추세를 반영한다.

출퇴근과 관련된 5가지 리스크를 살펴본다.
 1. 잃어버린 시간
지하철 운행 지연은 뉴욕 시민에게 가장 명백한 문제다. IBO가 지난 10월 12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뉴욕 시민이 통근에 할애하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 2012년~2017년 5월 사이 뉴욕시 지하철의 지연 건수는 한 달에 2만 건에서 6만7450건으로 증가했다. 이에 비례해 승객이 지하철을 기다리는 평균 시간도 2012년~2017년 사이 3만5000시간으로 45%나 늘었다. 또 모든 노선에서 승객이 기다리는 시간도 최소 24% 증가했다. IBO 보고서는 “지하철 지연 추세가 갈수록 악화된다는 사실은 인식의 문제만이 아니라 실질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만 그런 것도 아니다. 미국 전역에서 통근에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미국 인구통계국 지역사회 조사 데이터에 따르면 2015년 미국인의 출근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 26.4분이었다. 전년도 대비 24초 늘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사회기반시설 전문 연구원 에이디 토머가 워싱턴포스트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 따르면 일반 도로의 경우 통근 시간이 길어진 것은 1980년대 이래 카풀(자동차 함께 이용하기)이 줄어들고 혼자 운전하며 출퇴근하는 사람이 늘어난 것과 관련 있다.

통근 시간 증가로 손해보는 쪽은 대부분 회사가 아니라 직원이다. IBO 보고서는 ‘대다수 회사에서 직원은 지각한 시간을 보충하기 위해 더 늦게까지 일한다’고 지적했다. ‘늦도록 일해서 예정된 업무를 끝낸다는 측면에서 보면 회사는 거의 손해를 안 본다. 하지만 직원은 공식업무 외의 시간을 쪼개 회사 일을 해야 하고 그 보상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운동처럼 건강유지에 필요한 활동에 할애할 수 있는 개인시간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뜻이다.

IBO의 대변인 더그 투렛스키는 “때때로 끝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간 동안 지하철을 기다리면 스트레스가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스트레스가 클수록 건강과 웰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2. 스트레스
출퇴근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체내의 변화를 일으키거나 흡연과 과식 등의 나쁜 습관으로 이어져 질병까지 초래할 수 있다. 코넬대학과 폴리테크닉대학 교수팀의 2004년 연구에 따르면 예를 들어 뉴저지 주에서 뉴욕 맨해튼까지 먼 거리를 지하철로 출근하는 사람의 타액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더 높이 나왔다. 그들은 출근 후 연구팀이 부과한 과제(글 교정) 수행을 더 힘들게 느꼈다.

스트레스가 오랫동안 계속 쌓이면 피해는 더 커진다. 피로증이나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지하철로 장거리 출근하는 사람의 타액에서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더 높게 나왔다. / 사진:GETTY IMAGES BANK
 3. 오염
도로 위에선 자동차 배기가스가 대기를 오염 물질로 가득 채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12년 대기오염이 700만 건의 조기 사망과 관련 있다고 지적했다. 그해 사망한 사람 8명 중 1명꼴이다. 대기오염 노출은 천식과 암, 심혈관 질환, 조산, 저체중 신생아 등과 상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버드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임신 후기에 높은 수준의 대기오염에 노출되면 태어나는 아기가 자폐증에 걸릴 가능성이 2배로 커질 수 있다. 지하철 출퇴근은 차량을 이용할 때보다 대기오염에 적게 노출되지만 지하철 운행 지연으로 통근자가 택시를 탈 가능성이 커졌다고 뉴욕타임스 신문은 보도했다.
 4. 수면 박탈
미국인의 시간사용 조사에 따르면 출퇴근에 사용하는 시간 1분 당 수면 시간이 0.2205분 줄어든다.

뉴욕 롱아일랜드철도(LIRR) 통근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장거리 출퇴근은 매일 밤 충분한 수면을 취할 수 있는 여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통근 시간이 75분 이상인 사람들은 수면 시간이 주중보다 주말에 평균 97분이 더 길었다. 또 그들은 통근 시간이 45분 이하인 사람보다 통근 도중 더 많이 졸았다.

수면 부족은 단기적으로 기분, 판단, 정보 습득·유지 능력에 손상을 가져오고 부상과 사고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 만성적인 수면 박탈은 심혈관 질환과 당뇨, 비만을 일으키며 심할 경우 조기 사망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5. 이혼과 외로움
통근시간이 길면 개인적인 관계도 손상될 수 있다. 특히 애정생활에서 문제가 생기기 쉽다.

스웨덴 우메오대학의 에리카 샌도프 교수가 영국의 유명한 사회과학 학술지 세이지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배우자의 통근시간이 45분 이상인 경우 그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보다 이혼할 확률이 40% 더 높다.

도로나 철로 위에서 보낸 시간은 가족과 친구와의 관계를 돈독히 하는 데 필요한 시간도 빼앗는다. 그 결과 서로 사이가 멀어져 갈수록 외로움을 타게 된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외로움과 사회적 고립, 독거가 조기사망의 위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그 위험은 비만에 의한 조기 사망 수준과 같거나 더 높다.

브리검영대학의 심리학 교수 줄리앤 홀트-룬스타트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조기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며 “그 위험의 규모는 여러 주요 건강지표의 수준을 넘어선다”고 말했다.

- 제시카 퀑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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