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업계 투명하게 만들려면…
광고업계 투명하게 만들려면…
광고비가 술술 새나가는 미디어 거래 시스템의 해결책은 블록체인에 있다 광고계, 더 정확히 말해 미디어 트레이딩(미디어 구매 대행) 업계에 25년 가까이 종사해 왔다. 전통 미디어와 디지털 분야 양쪽의 미디어를 사기도 하고 팔기도 했다. 스펙트럼의 양쪽에서 가치사슬을 살펴본 결과 여전히 비용의 비효율이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불투명하고 규제받지 않고 과도하게 중앙 집중된 미디어 거래 시스템에서 광고예산이 새나간다. 이 문제를 거론하는 업계 지도자가 늘어나면서 이제 본격적으로 대책을 마련할 때가 된 듯하다. 블록체인에 그 답이 있다고 본다. 광고는 매체점유율(share of voice, 소셜미디어 상에서 언급되는 브랜드 비율)을 높이고 타깃 고객층과 관계를 강화하는 놀랍도록 강력한 도구를 제공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미디어 공급망은 궁극적으로 그 비용을 공급하는 광고주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는다. 표면상 현재의 광고시장에선 불투명한 거래관행, 드러나지 않는 비용, 리베이트가 횡행하며, 일관된 관리규칙이 없다. 광고비는 거래 라이프사이클의 모든 단계에 걸쳐 중개인이 집어삼킨다.
말하자면 광고주가 지불한 당초 광고비는 시스템을 통과하는 동안 많은 손을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 저마다 자기 몫을 뜯어간다. 한편 현재의 미디어 거래 프레임워크 내에선 광고비가 누구 손으로 들어가는지 광고주는 거의 알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운 일은 광고주의 돈이 엉뚱한 곳으로 새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한데도 정작 당사자는 알지도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실을 계속 방치할 수 있을까? 그럴 경우 광고업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이 같은 문제들이 급속도로 커져 외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리고 미디어의 분석·리서치·보고서가 바로 그 증거다. 미국 내 업계의 선도적인 조사 컨설팅 업체 K2 인텔리전스와 가디언 미디어의 조사에 따르면 미디어 구매·판매 생태계에서 얼마나 많은 광고비가 새나가는지 밝혀졌다. 그 리서치는 광고주의 지출과 그들이 결과적으로 얻는 투자수익 간의 차이를 조명한다.
실제로 오늘날의 광고 생태계에서 자신의 광고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파악하려면 많은 시간·노력 그리고 기술적 지식이 필요한데 대다수 광고주는 그만한 여력이 없다. 따라서 대행사 모델이 이론상 이상적인 해법을 제공하고 신뢰할 만한 추가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물론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광고주가 시스템에 속아 넘어가 결과적으로 큰 손실을 입는다. 광고주가 이제껏 운전석에 앉아 조는 동안 미디어 업계 내부의 목소리가 빠르게 커지고 강해지면서 시야·통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 시스템에 제공하는 가치의 부재를 그들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광고 인벤토리(advertising inventory, 광고 노출 회수 또는 광고 공간의 양)의 거래 방법에 변화가 필요하다. 마케팅 뉴스 사이트 더 드럼은 최근 프록터&갬블(P&G)이 투명성 확대를 위한 캠페인에 따라 선제적으로 취한 대행사 계약 재검토 조치에 관해 보도했다. P&G 같은 기업은 일차적으로 프로그래마틱 광고(programmatic advertising, 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이용자의 빅데이터를 검색해 띄워주는 맞춤 광고) 계약을 겨냥했다. 하지만 이 같은 움직임은 광고 거래 생태계의 낙후되고 불투명한 관행의 명백한 인정일 뿐 아니라 부인할 수 없는 증거이기도 하다.
진실·투명성·수익을 추구하는 마케터의 노력은 마땅하지만 대행사를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 분별력이 중요하다. 그보다는 전체 마켓플레이스 내의 바탕 인프라와 문화를 개혁해 더 투명한 광고 거래 생태계를 향한 여정의 첫걸음으로 밑바닥부터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이 돼야 한다.
실제로 수십 년 동안 업계 전반에 걸쳐 독버섯처럼 자라며 고착화된 고질적인 문제들이 있다.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평소처럼 계속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이 문제는 모든 참가자가 그것을 인정하고 어디서부터 바꿔나갈 수 있는지 명확히 알아야만 개선될 수 있다. 바로 이런 배경에서 블록체인이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믿는다. 전통·디지털 미디어 생태계의 계속적인 성장을 가로막는 두 가지 주된 요인은 여전히 가격결정과 광고 메시지 전달에 대한 신뢰의 부재다. 블록체인 기술에는 이 같은 신뢰를 되찾아줄 만한 능력이 있다. 블록체인으로 옮겨 타면 진행되는 모든 거래 과정을 광고주가 지켜볼 수 있다. 돈이 어디로 들어가는지 모두 감독하고 확인할 수 있다는 의미다. 궁극적으로 더 민주적인 거래 환경을 조성해 광고주에게 자신의 예산에 대한 통제권을 돌려준다.
업계에 바로 이런 미래가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우리가 곧 독립적인 블록체인 플랫폼 페네스트라(Fenestra)를 통해 실현하려는 미래이기도 하다. 광고주는 우리 플랫폼에서 훨씬 더 개방적이고 투명한 거래 플랫폼을 통해 미디어 소유자 대상으로 광고를 예약하고 대금을 청구·지급할 수 있게 된다. 광고주에겐 투자수익의 대폭적인 증가를, 미디어 소유자에게는 더 큰 수익 잠재력을 안겨준다.
페네스트라는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어떤 중개자도 조작할 수 없는 불변의 분산화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 그에 따라 페네스트라의 독립적인 플랫폼으로 조성된 감사추적기록(audit trail)은 광고주에게 자신들의 미디어 공급망에 대한 세부적인 감독과 더 큰 통제권을 부여할 것이다.
오늘날의 블록체인이 취급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거래가 이뤄질 만큼 ‘광고기술’ 산업이 크게 발전한 분야에선 블록체인 기술의 업계 적합성을 둘러싸고 많은 논의가 있었다. 나는 이런 질문에 또 다른 질문으로 답한다. 그렇다면 어떤 블록체인 이니셔티브든 완전히 폐기돼야 한다는 의미인가?
기술발전이 일직선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단지 블록체인이 걸음마 단계라는 이유로 검토 대상에서 배제돼서는 안 된다.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한 번에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블록체인이 실현할 수 있는 막대한 잠재력은 그 사슬에서 최초의 큰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것은 페네스트라가 처음에는 거래량이 디지털 시장보다 적은 전통 미디어 시장(활자·라디오·TV·영화·옥외)을 표적으로 삼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플랫폼을 블록체인 기술의 현재 컴퓨터 연산 역량에 가장 적합하게 만든다.
물론 블록체인이 업계 전반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이 실제로 있다면 말해보라. 블록체인(그리고 페네스트라)이 할 수 있는 일은 오늘날의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마켓플레이스의 상당 부분에 더 나은 미래를 열어주는 것이다. 블록체인으로의 전환은 브랜드와 그들의 대행사 파트너에게 신뢰를 갖고 협력할 기회를 가져다 줄 수 있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도 개방성과 투명성에 대한 요구가 커진다. 페네스트라가 이를 실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그러나 업계 내에서 그 솔루션을 찾을 수는 없다. 이것이 페네스트라스가 자신들의 전통 사업을 보호하려는 인센티브와 편견을 가진 기존 조직에서 탄생하지 않은 독립적인 거래 플랫폼인 이유다. 그보다 의도적으로 업계의 수요에 먼저 부응해 공급망 내 모든 참가자가 신뢰를 회복하도록 설계됐다. 결과적으로 업계가 더 건강하고 행복해지리라고 믿는다.
- 애슐리 매켄지
※ [필자는 글로벌 광고와 미디어 시장에 신뢰·보안·투명성을 확대하려는 취지의 독립적인 블록체인 광고 플랫폼 페네스트라의 공동창업자 겸 CEO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투명성 문제
말하자면 광고주가 지불한 당초 광고비는 시스템을 통과하는 동안 많은 손을 거치는데 그 과정에서 저마다 자기 몫을 뜯어간다. 한편 현재의 미디어 거래 프레임워크 내에선 광고비가 누구 손으로 들어가는지 광고주는 거의 알지 못한다. 결과적으로 무엇보다도 걱정스러운 일은 광고주의 돈이 엉뚱한 곳으로 새나가는 일이 비일비재한데도 정작 당사자는 알지도 못한다는 사실이다. 이런 현실을 계속 방치할 수 있을까? 그럴 경우 광고업계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사필귀정
실제로 오늘날의 광고 생태계에서 자신의 광고비가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파악하려면 많은 시간·노력 그리고 기술적 지식이 필요한데 대다수 광고주는 그만한 여력이 없다. 따라서 대행사 모델이 이론상 이상적인 해법을 제공하고 신뢰할 만한 추가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물론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광고주가 시스템에 속아 넘어가 결과적으로 큰 손실을 입는다. 광고주가 이제껏 운전석에 앉아 조는 동안 미디어 업계 내부의 목소리가 빠르게 커지고 강해지면서 시야·통제 그리고 무엇보다도 현 시스템에 제공하는 가치의 부재를 그들에게 일깨워 주고 있다.
변화의 시점이 왔다
진실·투명성·수익을 추구하는 마케터의 노력은 마땅하지만 대행사를 적으로 간주하지 않는 분별력이 중요하다. 그보다는 전체 마켓플레이스 내의 바탕 인프라와 문화를 개혁해 더 투명한 광고 거래 생태계를 향한 여정의 첫걸음으로 밑바닥부터 프레임워크를 구축하는 작업이 돼야 한다.
실제로 수십 년 동안 업계 전반에 걸쳐 독버섯처럼 자라며 고착화된 고질적인 문제들이 있다. 우리가 그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평소처럼 계속할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이 문제는 모든 참가자가 그것을 인정하고 어디서부터 바꿔나갈 수 있는지 명확히 알아야만 개선될 수 있다. 바로 이런 배경에서 블록체인이 최선의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믿는다.
장기 가치 유지하는 열쇠는 ‘블록체인
업계에 바로 이런 미래가 필요하다고 보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우리가 곧 독립적인 블록체인 플랫폼 페네스트라(Fenestra)를 통해 실현하려는 미래이기도 하다. 광고주는 우리 플랫폼에서 훨씬 더 개방적이고 투명한 거래 플랫폼을 통해 미디어 소유자 대상으로 광고를 예약하고 대금을 청구·지급할 수 있게 된다. 광고주에겐 투자수익의 대폭적인 증가를, 미디어 소유자에게는 더 큰 수익 잠재력을 안겨준다.
페네스트라는 분산원장 기술을 이용해 어떤 중개자도 조작할 수 없는 불변의 분산화된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다. 그에 따라 페네스트라의 독립적인 플랫폼으로 조성된 감사추적기록(audit trail)은 광고주에게 자신들의 미디어 공급망에 대한 세부적인 감독과 더 큰 통제권을 부여할 것이다.
오늘날의 블록체인이 취급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거래가 이뤄질 만큼 ‘광고기술’ 산업이 크게 발전한 분야에선 블록체인 기술의 업계 적합성을 둘러싸고 많은 논의가 있었다. 나는 이런 질문에 또 다른 질문으로 답한다. 그렇다면 어떤 블록체인 이니셔티브든 완전히 폐기돼야 한다는 의미인가?
기술발전이 일직선으로 이뤄지는 경우는 드물다. 단지 블록체인이 걸음마 단계라는 이유로 검토 대상에서 배제돼서는 안 된다. 변화를 시도하는 것은 한 번에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블록체인이 실현할 수 있는 막대한 잠재력은 그 사슬에서 최초의 큰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것은 페네스트라가 처음에는 거래량이 디지털 시장보다 적은 전통 미디어 시장(활자·라디오·TV·영화·옥외)을 표적으로 삼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 플랫폼을 블록체인 기술의 현재 컴퓨터 연산 역량에 가장 적합하게 만든다.
물론 블록체인이 업계 전반의 모든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그런 기술이 실제로 있다면 말해보라. 블록체인(그리고 페네스트라)이 할 수 있는 일은 오늘날의 실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마켓플레이스의 상당 부분에 더 나은 미래를 열어주는 것이다.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의 구현
- 애슐리 매켄지
※ [필자는 글로벌 광고와 미디어 시장에 신뢰·보안·투명성을 확대하려는 취지의 독립적인 블록체인 광고 플랫폼 페네스트라의 공동창업자 겸 CEO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뉴욕유가, 중국 지표 호조에도 달러 강세…WTI, 0.15%↑
2유료화 바람 부는 리서치센터…애널리스트 역할 다변화도
3‘증권사 꽃’ 저문다더니…변화하는 리서치센터
4에클스턴 전 F1 회장 내놓은 69대 경주차 매물 ‘8866억 원’ 추산
5세계 전기차 업계 한파 매섭다…잇단 공장 폐쇄·직원 감축
6'삼성동 집 경매' 정준하..."24% 지연손해금 상식적으로 말 안 돼"
7‘연구원 3명 사망’ 현대차 울산공장·남양연구소 11시간 압수수색
87조 대어 LG CNS, 상장 예심 통과…“내년 초 상장 목표”
9윤 대통령 “백종원 같은 민간 상권기획자 1000명 육성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