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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번 죽어보시겠습니까?”

“오늘 한번 죽어보시겠습니까?”

베이징 공동묘지에서 헤드셋 착용하고 죽음 체험 … 별난 경험일 뿐이라는 비판과 몰입체험에 치료 효과 있다는 긍정론 교차해
한 시나리오에선 갑자기 스크린이 칠흑같이 어두워지면서 밝은 빛이 보이더니 천국 같은 영역으로 이동한다. 사진은 가상현실 게임을 체험하는 게임쇼 관람객들. / 사진:EUGENE HOSHIKO-AP-NEWSIS
가상현실(VR) 기술을 이용하면 일상적으로 안전한 거실에서 별세계의 풍경 속으로 여행할 수 있다. 어떤 게임에선 바다 속에서 상어의 공격을 막아내고 또 다른 게임에서는 칠흑 같은 우주 속으로 날아오른다. 최근에는 진짜 미지의 세계 속을 들여다보는 독특한 체험도 새로 등장했다. 바로 사후세계다.

베이징 스징산구의 바바오산 공동묘지에서 사후세계 VR 체험 서비스를 새로 선보였다. 플레이어가 헤드셋을 착용하고 전례 없는 방식으로 죽음을 체험하는 프로젝트다. 천국 같은 환경에서 세상을 내려보는 듯한 체험도 약속한다. 이 기술의 공개 시연이 지난 3월 실시됐다(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 타임스 보도).

혁명 영웅과 정부 고위 관료들이 모셔진 것으로 알려진 공동묘지와 장례식장은 두 가지 다른 시나리오를 이용자에게 제시했다. 첫째는 침대에 누운 병원 환자 시점의 시나리오다. 갑자기 스크린이 칠흑같이 어두워지면서 밝은 빛이 보이면서 천국 같은 영역으로 이동한다. 그 뒤 지나간 삶을 컴퓨터로 재생한 플래시백 영상들이 스쳐 지나간다. 둘째 시나리오에선 바바오샨에서 제공하는 시설과 장례 절차 안내가 펼쳐진다.

호주 매체 9뉴스가 공개한 동영상에선 그 VR 시연 광경을 보여준다. 중국에선 이 프로젝트를 두고 일부 회의론과 논란이 제기됐다. 중국인 마 티나는 “VR 체험은 별난 경험에 지나지 않는다”며 “화장되거나 입관되는 느낌에 무슨 의미가 있겠나 싶다”고 글로벌 타임스에 말했다.

그러나 이 혁신적인 AR 기술 분야에 종사하는 일부 전문가는 사후체험을 포함한 그런 콘텐트가 일종의 치료법으로 잠재력이 있다고 믿는다. VR을 이용해 환자의 만성 통증 완화를 돕는 회사 홀로스피어의 션 더피 기술팀장은 “이것을 소름 돋는 음침한 체험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몰입 기술에 치료효과가 있다는 증거도 발견됐다”고 뉴스위크에 말했다. “통제된 환경에서 어려운 시나리오를 경험하면 실제로 두려움과 고통의 인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묘지 체험은 우리가 사후세계의 일을 모른다는 점에서 낙관적인 해석일지 모르지만 보는 이의 개인적인 느낌에 따라 달리 받아들여질 것이다. 분명 일부에게는 어렵지만 삶의 피할 수 없는 부분을 이루는 주제에 관해 더 공개적으로 생각하고 대화하게 한다.”

다른 개발자들도 묘지의 시연을 이용해 두려움보다는 정보를 줄 수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VR 게임제작 업체 ALEA의 알렉산더 토믹 공동창업자는 “죽음의 사실적인 시뮬레이션은 항상 논란을 불러일으키겠지만 분명 체험해 보겠다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멋진 아이디어다. 죽음과 관련해 사람들의 불안감을 덜어주리라고 생각한다. VR의 본질은 몰입적이고 재미있는 여행을 제공하는 것이다.”

- 제이슨 머독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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