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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의 음모를 막아라

알고리즘의 음모를 막아라

유튜브, 가짜뉴스 전파와 선동에 이용되는 문제의 심각성 커지자 ‘팩트’ 링크 제공으로 허위 정보 식별할 수 있는 조치 강구해
사진:BRIAN STAUFFER/THEISPOT
루이 벨레스키는 상당히 흥미로운 견해를 갖고 있다. 그는 유령이 실제로 존재하며 인간이 달에 착륙한 적이 없다고 믿는다. 호주 멜버른에 사는 벨레스키는 구글의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에 만든 자신의 채널 ‘Better Mankind(더 나은 인류)’에서 그런 견해를 설파함으로써 월 5400달러의 소득을 올린다.

유튜브를 이용하는 그런 ‘사업자’에겐 음모론이 아주 수익성 좋은 소재다. 같은 호주 출신인 라이언 실베이(18)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Peladophobian(대머리 공포증)’에 ‘학교는 일루미나티(비밀결사)다’와 ‘도널드 트럼프는 블라디미르 푸틴이다’ 같은 제목의 동영상을 게재한다. 풍자적인 내용이지만 이런 영상은 검색 결과에서 광적이거나 상식에 반하거나 소수만 즐기는 다른 게재물과 함께 떠오른다. 실베이는 자신의 채널 구독자 62만 8000명을 겨냥한 광고 판매로 월 평균 7500달러 이상을 벌어들인다.

물론 그 플랫폼인 유튜브도 상당한 수익을 올린다. 유튜브는 2007년부터 동영상 게시물에 광고를 붙이고 수익을 나누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한 달에 수천 또는 수만 달러씩 수입을 올리는 유튜버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만들고 싶은 콘텐트를 만들면서 돈도 벌 수 있는 ‘사업’ 공간이 된 것이다. 인기 동영상의 시작 부분에 30초짜리 광고를 내는 광고주가 지불하는 요금의 약 55%가 콘텐트 제작자에게 지급된다. 나머지는 유튜브를 매입한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몫이다. 알파벳은 지난해 1100억 달러의 매출을 신고했다(2016년은 900억 달러였다). 그중 광고 수입이 거의 90%에 이르며 증가분은 주로 유튜브에서 나왔다.

2005년 등장한 유튜브는 인터넷의 지배적인 동영상 콘텐트 플랫폼이다. 세계 전역에서 사람들이 매일 보는 유튜브 교육용 동영상이 약 10억 건에 이른다. 유튜브로 뉴스를 소비하는 사람은 그보다 더 많다. 그러나 여러 미디어 보고서는 유튜브가 허위 정보를 선전하는 음모론 동영상을 게재토록 허용함으로써 가짜뉴스와 극단주의 전파에 일조한다고 지적한다. 지금 페이스북이 미국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고 강력한 규제가 거론되는 상황에서 이제 유튜브도 건전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나섰다. 그에 따라 어쩌면(?) 음모론 동영상 사업이 종말을 맞을지 모른다.

이런 동영상에 관한 우려가 과장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3월 18일 지자기 폭풍으로 위성의 기능과 GPS 항법장치의 작동, 전력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주장한 최근의 동영상을 보자. 일부 뉴스 매체는 미국의 과학계가 유언비어라고 선언할 때까지 그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보도했다. 결과적으로 그 동영상은 허위 정보를 전파했지만 그로 인해 실질적인 피해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다른 경우는 최근의 비극적인 사건들에서 일정한 역할을 한 정황이 있다. 예를 들어 지난해 6월 영국 런던 대교에서 자동차를 보도로 몰아 행인을 덮치고 인근의 술집에서 손님들을 흉기로 해친 사람은 이슬람 원리주의 살라피 소속 성직자가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을 봤을 가능성이 크다. 또 지난해 8월 미국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알트라이트(대안 우파) 집회에서 신나치주의 신봉자가 차량을 몰고 군중 속으로 돌진해 1명을 숨지게 하자 진보 성향의 잡지 뉴리퍼블릭은 유튜브를 ‘백인 우월주의의 세계 지도자격’이라고 불렀다. 지난해 10월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 사건 후 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은 그 사건을 찍은 동영상이라고 주장하는 것이 허위임을 시사하는 알고리즘을 발견했다. 유튜브가 그 알고리즘을 수정할 때까지 ‘라스베이거스 총기난사’의 검색 결과 중 상위 5건엔 정부 요원이 그 공격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는 동영상이 올라왔다.

미국 언론은 유튜브가 음모론자들의 플랫폼이자 확인되지 않은 루머를 퍼뜨리는 ‘공범’ 역할을 한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유튜브는 그동안 가짜 뉴스나 음모론 영상들이 트렌딩 목록과 검색 결과에 노출되도록 방치해왔다”며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뉴스를 선별하기 위해 검색 알고리즘을 변경하고, 1만 명의 담당자를 추가 배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 모습”이라고 꼬집었다. 컬럼비아대학 산하 디지털 저널리즘 토우 센터의 조사국장 조나선 올브라이트도 한 매체에 기고한 글에서 “허위 정보에 관한 내 경험에서 보면 거의 모든 길은 궁극적으로 유튜브로 이어진다”고 말했다.이런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다. 유튜브에 따르면 음모론을 구성하는 요소에 대한 정의가 명확하진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해 수십만 명이 사망할 것이라던 2018년 예측이 음모론에 해당할까? 또 자신의 채널에 터무니없는 내용의 동영상을 자주 올리면서도 그 내용을 반드시 사실이라고 주장하지는 않는 미국인 셰인 도슨 같은 사람의 경우는 어떤가? 2014년 승객 239명을 태운 채 사라진 말레이시아항공 MH370편의 실종에 외계인이 관련됐다고 주장한 유튜브 동영상은 ‘다음은 단지 이론일 뿐’이며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 의도가 없다’는 사전 경고문으로 시작됐다.

유튜브는 올 하반기부터 음모론 내용을 담은 동영상에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 다른 웹사이트 정보 링크를 추가하기로 했다. / 사진:AP-NEWSIS
이처럼 하나의 게시물이 근거 없는 주변부 견해에 해당하는지 정확히 판별하기가 어려운 점이 문제다. 명확한 정의가 없을 경우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검색 결과에서 그런 동영상을 걸러낼 수 없다. 알파벳은 유튜브를 통한 음모론 동영상의 전파가 사업에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추천 동영상에 스며드는 허위 정보가 결과적으로 유튜브 고객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알파벳의 지난해 연차 보고서는 ‘허위정보를 퍼뜨리는 수단으로 우리 제품과 서비스가 사용되면 우리의 브랜드가 손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유튜브는 실제로 극단적인 견해에 근접하는 콘텐트 제작을 장려한다. 광고 수입 때문이다. 그래야 사용자의 호기심을 끌어 뷰 건수를 올림으로써 광고 수입을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MH370편의 실종이 외계인과 관련 있다고 주장한 도슨의 동영상은 800만 건의 뷰를 기록했다. 그와 알파벳은 그 동영상으로 상당한 수익을 올렸을 수 있다. 유튜브가 사용자에게 어떤 동영상을 추천하는지 추적하는 웹사이트 알고트랜스패런시(AlgoTransparency)는 지난 2월 ‘지구가 평평한가 둥근가?’나 ‘백신에 관한 진실’이라는 문구를 검색했을 때 지구가 평평하다는 ‘명백한 증거’와 백신이 자폐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동영상으로 이어진 경우가 일반적인 동영상으로 연결된 경우보다 약 8배 많았다고 지적했다. 벨레스키가 음모론 형태의 동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하자 이전에 주로 대체의학과 건강 문제에 초점을 맞춘 동영상을 올렸을 때보다 뷰 건수가 훨씬 많았다. 그만큼 수입도 늘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제 유튜브도 이전과 다른 접근법을 취한다. 지난 1월 유튜브는 논란 많은 주제에 관한 동영상은 광고를 붙일 수 없다고 발표했다. 비행기가 지나간 자리에 기다란 띠모양으로 생기는 비행운이 국적 불명의 비행기가 호흡기 관련 질병을 유발하는 성분을 뿌려서 생기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켐트레일(chemtrails)’ 음모론이 대표적이다. 또 유튜브는 올 하반기부터 음모론 관련 주제를 담은 동영상(달착륙이나 존 F. 케네디 암살 등)에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와 다른 웹사이트 정보 링크를 추가하기로 했다. 수전 워치츠키 유튜브 CEO는 지난 3월 13일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북미 최대 음악축제 ‘사우스바이스사우스웨스트’(SXSW) 콘퍼런스에서 ‘정보 단서(information cues)’라는 이름의 이 새로운 기능을 소개했다. 워치츠키 CEO는 “사람들은 여전히 그러한 동영상을 볼 수 있지만, 추가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클릭해 들어가서 그 정보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키피디아가 누구나 그 내용을 편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만큼 위키피디아 자체도 신뢰성 문제를 안고 있으며, 허위 정보와 음모론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벨레스키는 유튜브의 변화를 원치 않는다. 그는 논란이 많더라도 상당한 수의 사람이 중요한 주제에 관한 정당한 관점이라고 생각하는 정보를 그런 ‘정보 단서’가 폄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튜브가 우리 동영상에 위키피디아 링크를 추가하는 것은 주류 관점이 아니라는 이유로 중요한 콘텐트를 형편없게 만드는 처사다. 그건 공정하지 않다.”

하지만 그런 동영상에 ‘팩트’ 링크를 제공하는 전략은 진정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에겐 먹혀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영국 개방대학(Open University)의 연구자인 조번 바이퍼드는 음모론의 허구를 폭로하는 데 합리적인 논리를 사용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그런 식으로는 통하지 않는다. 그들도 ‘그건 그들이 믿고 싶어 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 케이트 셰리던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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