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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 “천장 쳤다”

미국 경제 “천장 쳤다”

경제분석가들, 성장의 한계에 달해 앞으로 소비자·정부 지출 감소하며 경기 둔화될 것으로 점쳐
최근의 주가 하락은 트럼프 정부 체제에서 다가오는 경기둔화에 대한 경계심이 더 커진 탓이다. / 사진:RICHARD DREW-AP-NEWSIS
트럼프 정부의 대담하고 아전인수격 예측에도 불구하고 여러 명의 경제분석가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경제성장이 “천장을 쳤다”며 미국이 경기둔화의 문턱에 서 있다고 말했다. 미국 경제는 반기(6개월) 기준으로 지난 10년래 최고 수준의 호경기를 구가했다. 2분기 4.2%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률로 3.5%에 달했다고 상무부는 보고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백악관의 높은 예측에도 불구하고 호황이 정점에 도달했을지 모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에 말했다.

월스트리트에서 경기둔화를 점치는 진영에 속하는 바클레이즈 캐피털 은행의 마이클 개펀 미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성장률이 한계에 달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지출과 정부지출 모두 앞으로 몇 달 새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지난 수 개월 동안 소비지출 증가를 촉발한 소득세 인하 효과가 이제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S&P 글로벌 레이팅스의 베스 앤 보비노 이코노미스트는 1분기 11.5% 증가를 기록했던 설비투자율의 감소가 큰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산업에서 정부 지출로 투자가 일시적으로 증가한 뒤 석유·가스 시추시설 같은 실제 설비에 대한 투자의 잠재적인 감소를 예측했다. “미국 정부가 기업들에 큰 인심을 썼다.”

이코노미스트와 FRB의 경기둔화 예측은 실업률이 1969년 이후 가장 낮은 3.7% 수준일 뿐 아니라 소비심리가 18년래 최고 수준인 상황에서 나왔다. 폐기물 관리업체 웨이스트 매니지먼트의 데비난 랜킨 최고재무책임자(CFO)도 “경제가 필시 꼭지점에 다다른 듯하다”며 맞장구를 쳤다. 개펀 이코노미스트는 트럼프 정부 체제에서 다가오는 경기둔화에 대한 경계심이 더 커지면서 최근의 주가하락을 불렀다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개선에도 불구하고 여러 기업 경영자들이 백악관의 지속적인 3% 성장 예측에 의구심을 나타냈다.JP 모건 체이스는 지난 10월 하순 미국경제가 향후 2년 내 기록적인 장기간의 경기확장 국면을 끝내고 경기침체에 들어설 수 있다고 밝혔다. 동사가 운영하는 모델은 미국이 대선 시기에 맞춰 2020년 10월 경기침체에 접어들 확률을 60%로 추정했다. 모델에 따르면 앞으로 1년 이내 경기침체 확률은 28%에 그쳤지만 향후 3년 이내에 경기하강을 맞을 확률은 80%를 웃돌았다. 이 추적 모델은 소비심리, 경제활동 참가율, GDP 같은 변수를 감안한다.

계속적인 성장에 대통령직의 성패를 건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가 해마다 최소 4%씩 계속 성장하리라고 예측했다. / 사진:MANUEL BALCE CENETA-AP-NEWSIS
무디스 어낼리틱스의 마크 잰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10월 하순의 보고서에서 비슷한 분석을 내놓으며 미국이 2020년 여름 중 경기침체에 빠진다고 예측했다. 그는 미국 경제가 성장을 그보다 오래 지속하지 못할 것이라는 지표로 3.7%의 낮은 실업률을 꼽았다. 그는 이렇게 썼다. ‘다가오는 경기침체를 알려주는 최고의 대표적인 지표는 경제가 완전고용을 통과할 때다. 실제 실업률이 자연 실업률 아래로 떨어질 때 임금 증가율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기업 이익을 압박해 제품 가격을 더 빨리 인상하도록 한다. 물가상승률이 높아지면 FRB가 통화 긴축정책을 실시해 장기금리가 상승하게 된다.’

다른 이코노미스트들(그리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FRB를 비난한다. 라보뱅크의 린 그레이엄-테일러 선임 고정소득 전략가는 10월 하순 “FRB가 금리인상 노선을 따름으로써 결국 미국을 경기침체로 몰아넣으리라 생각한다”고 CNBC 방송에 말하며 경기침체 도래 시기가 “앞으로 2년 이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경기침체 다시 말해 2분기 연속 경기하강은 미국 경기 순환 주기의 정상적인 일부분이다. 통상적으로 6~18개월 지속된 뒤 경제성장이 재개된다.

코네티컷주 최고 부자인 레이 달리오 브리지워터 창업자는 “그런 일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고 블룸버그에 설명했다. “단기 경기순환 주기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먼저 경기침체가 온 뒤 FRB가 긴축을 완화해 시스템에 통화와 신용이 유입되면서 물가를 끌어올린다(그리고 경제가 정상으로 회복된다).”

미국은 마지막 침체 이후 112개월째 기록적인 장기 경제성장을 지속 중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계속적인 성장에 대통령직의 성패를 걸었으며 경제가 해마다 최소 4%씩 계속 성장하리라고 예측했다.

- 벤자민 피어나우, 니콜 굿맨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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