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프로의 환율 돋보기 | 유학·여행 vs 투자의 달러 수요] 환율과 여행객 달러 수요 상관관계 낮아
[백프로의 환율 돋보기 | 유학·여행 vs 투자의 달러 수요] 환율과 여행객 달러 수요 상관관계 낮아
환율 차익 노리고 외환에 투자하면 리스크 커… 투자는 안전자산 배분 차원으로 접근해야 국내에서 달러 등 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여행이나 유학과 같은 실수요와 투자를 위한 수요다. 지난해 기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한국은행추계)한 가운데, 삶의 질과 여가를 중시하는 사회적 트렌드, 이를 장려하는 정책이 뒷받침되며 해외 여행이 대중화됐다. 저비용항공사의 시장 진입도 해외 여행 선택의 기회를 넓히는 데 일조했다. 중국인의 여권발급률은 여전히 10% 미만인 것에 비해 한국인의 여권발급률은 80%에 육박한다. 고령으로 여권 갱신을 포기하는 이들이나 영·유아를 제외하면 대다수의 국민이 여권을 보유한 셈이다. 경제는 저성장 기조지만 한국인 출국자는 최근 3년 간 연평균 7.9%씩 증가했다. 2017년 한 해 국내 거주자(국내 거주 일부 외국인도 포함)의 여행지급액은 306억 달러에 달했다. 이 중 35억 달러는 유학연수비용이고, 순수 해외 여행으로 지급한 금액은 270억 달러를 넘었다. 2017년 수출에서 수입을 차감한 상품수지가 785억 달러였으니, 한국이 무역으로 벌어들인 금액의 39%는 국민들이 해외 여행에 지출한 셈이다. 2017년의 일반여행지급액은 1996년과 대비해서는 4배 넘게 증가했다.
이와 달리 유학연수지급액은 2007년의 50억 달러를 정점으로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세다. 2017년에는 35억 달러에 그쳤다. 해외 유학파에 대한 우대가 과거만 못해서다. 현재 지출하는 비용 대비 사후 예상 소득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데다 취업 자체도 어려워진 세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학연수지급액 대비 일반여행지급액의 비율도 2007년에는 3배를 겨우 넘었으나(3.37배), 2018년(1~11월까지)에는 8배를 상회했다(8.20배).
국내 자본의 해외 투자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외금융자산에서 공적자본인 외환보유액을 차감한 잔액은 대부분 해외 채권과 해외 주식으로 이뤄져 있다. 해외 채권은 보험사들이 최대 매수 주체이며 해외 주식은 연기금이 최대 매수 주체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펀드 가입은 시들해졌으나, 개인들이 직접 해외 채권이나 해외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대중화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이 활성화되다 보니, 굳이 해외 채권이나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단지 환율 차익만을 노리고 달러화 등 외화를 사고 파는 개인의 수요도 늘었다. 주식처럼 개인의 거래가 쉽고 자유로운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에도 달러화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상품이 많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사례별로 환율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환율을 확인하고 달러화 등 외화를 조금이라도 낮은 환율에 사겠다는 의욕이 샘솟는다. 그러나 현실의 벽 앞에 쉽게 포기한다. 장기 여행자가 아니라면 일단 해외 여행의 행선지와 출국 일정이 잡히면 환율은 그저 잘 잡으면 좋고 못 잡아도 그만이라고 ‘쿨’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과거 연평균 원·달러 환율과 위에 언급한 일반여행지급액의 추이를 비교해보면 환율의 등락과 일반여행지급액의 추이는 그다지 상관성이 보이지 않는다. 환율이 웬만큼 상승하지 않고서는 여행 떠나고 싶은 욕구에 별 영향을 못 미치는 셈이다.
유학연수에 따르는 비용은 상대적으로 거액이므로 그 수요가 일회성이 아니다. 은행 직원이 분할 매수를 굳이 권유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분할 매수를 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환율이 상승한 기간에는 어쩔 수 없이 높은 환율에 매수하게 될 수 있지만, 분할 횟수가 늘어날수록 거액을 상대적으로 높은 환율에 잡게 될 리스크가 감소한다. 따라서 환율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게 높게 유지되지만 후회가 깊어지거나 스트레스가 크지는 않다. 다만, 장기적 지출이다 보니 혹시 모를 금융위기 리스크 부담은 있다.
반면 해외 투자나 외환 투자는 선택이고,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일차 목표다. 가급적 좋은 환율, 즉 낮은 환율에 진입(투자)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여행이나 유학 경비인 경우들과 비교하면 관심과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외 주식이나 채권을 향후 매도하거나 만기 도래 시점에 차익을 실현하더라도, 해당 외국 통화를 자산의 차익실현 시점과 동시에 매도하지 않고 따로 매도 시점을 분리해 선택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오로지 환율 차익만을 노리고 외환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에는 리스크가 크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워낙 다양해 예측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환율은 상대가격이므로 유망한 주식들과 비교하면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히 작다. 환율이 상승할수록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자산은 저렴해지므로 외국인이 한국 자산을 사려는 수요가 높아져 그 환전수요가 환율을 끌어 내리게 된다. 기다림이 미덕만은 아닌 것이다.
문제는 리스크가 크면, 기대수익이라도 높아야 하는데 주식과 같은 대표적인 위험자산 대비 환율 변동에 따른 기대수익은 높지 않다. 투자 매력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은 1105~1145원의 박스권에서 지루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박스권이 유지되는 기간에는 외환투자가 유용한 투자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소소한 이익에 불과하다. 원·달러 환율이 박스권을 이탈하게 되는 시점에는 손실 리스크가 커진다. 박스권이 만약 상향 돌파된다면 이익이 커지겠지만, 하향 리스크를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일반적인 투자자들은 주식이나 부동산 등 경기와 동행할 가능성이 큰 위험자산 투자 비중이 크다. 이들 자산이 경기 여건 변화 등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수익률 방어가 될 수 있는 상대적인 안전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달러화나 엔화는 주식 등 위험자산이 하락할 때 상승하는 경향을 보이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물론 투자하기 전에 달러화나 엔화가 이미 높은 레벨에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물어야 하며, 투자의 목적을 감안하면 단기에 수익을 보려는 욕심도 버리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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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 지출 비용 줄고, 여행 지출액 늘어
이와 달리 유학연수지급액은 2007년의 50억 달러를 정점으로 완만하게 감소하는 추세다. 2017년에는 35억 달러에 그쳤다. 해외 유학파에 대한 우대가 과거만 못해서다. 현재 지출하는 비용 대비 사후 예상 소득에 대한 자신감이 떨어진 데다 취업 자체도 어려워진 세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유학연수지급액 대비 일반여행지급액의 비율도 2007년에는 3배를 겨우 넘었으나(3.37배), 2018년(1~11월까지)에는 8배를 상회했다(8.20배).
국내 자본의 해외 투자도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한국의 대외금융자산에서 공적자본인 외환보유액을 차감한 잔액은 대부분 해외 채권과 해외 주식으로 이뤄져 있다. 해외 채권은 보험사들이 최대 매수 주체이며 해외 주식은 연기금이 최대 매수 주체이다. 개인투자자들의 펀드 가입은 시들해졌으나, 개인들이 직접 해외 채권이나 해외 주식을 매수하는 것은 대중화되고 있다. 인터넷과 모바일 뱅킹이 활성화되다 보니, 굳이 해외 채권이나 주식을 매수하지 않고 단지 환율 차익만을 노리고 달러화 등 외화를 사고 파는 개인의 수요도 늘었다. 주식처럼 개인의 거래가 쉽고 자유로운 상장지수펀드(ETF)나 상장지수증권(ETN) 상품에도 달러화의 방향성에 투자하는 상품이 많다.
그런데 위에 언급한 사례별로 환율에 대한 관심은 조금씩 차이가 있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는 환율을 확인하고 달러화 등 외화를 조금이라도 낮은 환율에 사겠다는 의욕이 샘솟는다. 그러나 현실의 벽 앞에 쉽게 포기한다. 장기 여행자가 아니라면 일단 해외 여행의 행선지와 출국 일정이 잡히면 환율은 그저 잘 잡으면 좋고 못 잡아도 그만이라고 ‘쿨’하게 생각한다. 실제로 과거 연평균 원·달러 환율과 위에 언급한 일반여행지급액의 추이를 비교해보면 환율의 등락과 일반여행지급액의 추이는 그다지 상관성이 보이지 않는다. 환율이 웬만큼 상승하지 않고서는 여행 떠나고 싶은 욕구에 별 영향을 못 미치는 셈이다.
유학연수에 따르는 비용은 상대적으로 거액이므로 그 수요가 일회성이 아니다. 은행 직원이 분할 매수를 굳이 권유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분할 매수를 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환율이 상승한 기간에는 어쩔 수 없이 높은 환율에 매수하게 될 수 있지만, 분할 횟수가 늘어날수록 거액을 상대적으로 높은 환율에 잡게 될 리스크가 감소한다. 따라서 환율에 대한 관심이 꾸준하게 높게 유지되지만 후회가 깊어지거나 스트레스가 크지는 않다. 다만, 장기적 지출이다 보니 혹시 모를 금융위기 리스크 부담은 있다.
반면 해외 투자나 외환 투자는 선택이고,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 일차 목표다. 가급적 좋은 환율, 즉 낮은 환율에 진입(투자)하려는 욕구가 강하다. 여행이나 유학 경비인 경우들과 비교하면 관심과 스트레스가 클 수밖에 없다. 하지만 해외 주식이나 채권을 향후 매도하거나 만기 도래 시점에 차익을 실현하더라도, 해당 외국 통화를 자산의 차익실현 시점과 동시에 매도하지 않고 따로 매도 시점을 분리해 선택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아 부담을 덜 수 있다.
하지만 오로지 환율 차익만을 노리고 외환에 직접 투자하는 경우에는 리스크가 크다.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워낙 다양해 예측 자체가 어려울 뿐만 아니라, 환율은 상대가격이므로 유망한 주식들과 비교하면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상당히 작다. 환율이 상승할수록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자산은 저렴해지므로 외국인이 한국 자산을 사려는 수요가 높아져 그 환전수요가 환율을 끌어 내리게 된다. 기다림이 미덕만은 아닌 것이다.
문제는 리스크가 크면, 기대수익이라도 높아야 하는데 주식과 같은 대표적인 위험자산 대비 환율 변동에 따른 기대수익은 높지 않다. 투자 매력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원·달러 환율은 1105~1145원의 박스권에서 지루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런 박스권이 유지되는 기간에는 외환투자가 유용한 투자 성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소소한 이익에 불과하다. 원·달러 환율이 박스권을 이탈하게 되는 시점에는 손실 리스크가 커진다. 박스권이 만약 상향 돌파된다면 이익이 커지겠지만, 하향 리스크를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환율 변동에 따른 기대수익 높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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