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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물 2ℓ 꼭 마실 필요 없어

하루에 물 2ℓ 꼭 마실 필요 없어

피부 건강에 관한 오해와 진실 … 초콜릿 먹는다고 여드름 생기지 않고 손톱 흰 반점은 칼슘 부족과 무관
햇볕에 적당히 노출되는 것이 좋지만 과도한 선탠에 따른 일광화상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 사진:GETTY IMAGES BANK
몸 전체를 덮고 있는 피부는 우리 몸에서 가장 방대한 기관이다. 우리는 피부가 신체를 당연히 보호해준다고 생각하며 특별히 이상만 생기지 않는다면 크게 중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나는 피부 전문 의학자로서 피부에 관해 잘못 알려진 ‘사실’을 자주 접한다. 아무리 의학이 발달해도 그런 오해는 끈질기게 남아 있다.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낭설 중 즉시 바로잡을 수 있는 몇 가지와 믿어도 좋은 진실 몇 가지를 살펴본다.
 피부는 끊임없이 재생된다
그렇다. 피부는 우리 몸의 내부 환경과 외부 세계 사이에서 역동적인 보호막을 제공한다. 표피(피부의 맨 바깥층)에 있는 케라티노사이트로 불리는 각질 생성 세포가 끊임없이 분열하면서 피부를 만들어내고 그 피부 세포가 차고 올라와 표면에서 떨어져 나간다. 피부는 자체적으로 분열하고 재생될 능력을 가진 줄기세포의 풍부한 원천이다.
 피부 건강 유지하려면 하루에 물 2ℓ 마셔야 한다
아니다. 마시는 물의 양이 피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니다. 표피 아래에 있는 진피를 통과하며 흐르는 혈액이 피부에 수분을 공급한다. 건조한 환경에서는 표피에서 수분이 증발한다. 물은 피부 수분량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며 탈수가 심하면 피부에 윤기가 없어지고 탄력성이 떨어진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피부에 도달하는 수분의 양은 신장과 심장, 혈관 등의 내부 기관이 조절한다. 반드시 마셔야 하는 물의 양은 정해져 있지 않다. 우리 몸이 물을 사용하고 배출하는 양에 따라 물이 얼마나 필요한지가 달라진다.
 스트레스가 피부의 건강을 해친다
그렇다. 현대 생활에는 스트레스에서 비롯되는 건강 문제가 많다. 연구에 따르면 여러 피부 질환도 생활사건(사고·병·취학·취직·결혼·출산·은퇴 등)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 부신에서 생성되는 코르티솔을 포함한 여러 스트레스 호르몬이 작용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대표적인 예가 자가면역 질환인 원형탈모증이다. 신체의 면역체계가 모공을 공격해 머리카락이 빠지는 증상이다. 또 다른 자가면역 증상인 건선(피부가 두꺼워지고 심하게 각질화되면서 염증도 발생한다)도 있다. 그 외 천식과 건초열 등의 알레르기 증상과 함께 잘 나타나는 습진도 그런 질환 중 하나다. 스트레스와 압력에 시달릴 때 이런 피부병이 도지면 아주 힘들어진다.
 초콜릿을 먹으면 여드름이 생긴다
초콜릿처럼 지방 비중이 높은 식단이 직접적으로 여드름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 사진:GETTY IMAGES BANK
아니다. 여드름은 십대 시절에 흔히 나타나지만 30~40대까지 지속될 수 있다. 피부의 지방선에 미치는 호르몬의 영향과 막힌 땀구멍이나 미생물에 대한 피부의 면역 반응이 겹쳐진 결과다. 지방 비중이 높은 음식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건강에 좋지 않지만 그런 식단이 직접적으로 여드름을 일으키지는 않는다. 심한 여드름에 처방되는 경구 의약품 이소트레티노인 같은 약은 지방이 많은 음식과 함께 넘기면 오히려 더 잘 흡수된다. 초콜릿도 그런 식품 중 하나다.
 세탁용 세제가 습진을 일으킨다
아니다. 습진은 피부가 건조해지고 가려우며 붉어지는 증상이다. 피부를 생성하는 유전자 요인과 환경효과의 혼합으로 염증이 발생하면서 생기는 질병이다. 비누와 세제, 가루비누는 기름을 제거하기 때문에 피부를 자극하고 건조하게 만든다. 예를 들면 설거지용 세제가 접시에 묻은 기름때를 제거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생물학적으로 제조된 세탁용 세제는 효소를 포함한다. 지방을 분해하는 단백질과 때를 제거하는 단백질을 가리킨다. 이런 효소가 습진을 일으키는 건 아니지만 민감한 피부를 자극해 습진이 악화될 수는 있다. 따라서 옷을 세탁할 때는 그런 효소를 말끔히 씻어내야 피부 자극을 피할 수 있다.
 몸에 칼슘이 부족하면 손톱에 흰 반점이 생긴다
아니다. 손톱은 조갑기질(nail matrix)에서 생성된다. 흔히 손톱뿌리로 불린다. 조갑기질이 손상되면 손톱 발육이 불규칙해지면서 그 속에 공기가 들어가 빠져나오지 못할 수 있다. 손톱이 자라면서 그 부분이 흰 반점으로 나타난다. 물론 건강한 손톱에는 칼슘이 중요하다(뼈와 치아에 중요한 것과 같다). 그러나 이런 흰 반점은 칼슘 부족 때문에 나타나는 게 아니다.
 햇볕이 피부에 좋다
옳은 점도 있고 틀린 점도 있다. 우리 대다수는 햇살이 내려쬐는 화창한 날이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햇볕에는 좋은 효과와 나쁜 효과가 전부 다 있다. 태양에서 나오는 광선은 파장이 여러 가지다. 일부는 보라색부터 빨간색까지 사람의 눈에 보여 가시광선이라고 불린다. 또 일부는 사람이 볼 수 있는 색보다 파장이 더 짧고(자외선) 나머지는 파장이 더 길다(적외선). 파장에 따라 태양 광선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도 달라진다.

자외선 중 UVB는 우리 피부가 비타민D를 합성하는 데 사용한다. 비타민D는 뼈 건강에 필수적이기 때문에 햇볕에 노출되지 않는 사람은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피부과 전문의는 신중하게 조절된 양으로 UVA와 UVB의 특정 파장을 사용해 피부 염증을 제거한다. 일부 피부 질환에 효과가 좋은 치료법이다.

그러나 피부가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 세포의 DNA가 손상될 수 있다. 그럴 경우 피부 세포의 성장이 조절되지 않아 암이 될 수 있다. 특별한 질병이 없고 면역체계를 억제하는 치료를 받지 않았다면 햇볕에 적당히 노출되는 것이 좋다. 하지만 과도한 선탠에 따른 일광화상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상식을 따르자
피부 건강을 지키는 기본 원칙은 주로 상식에 속한다. 피부에서 먼지와 이물질을 없애기 위해 자주 씻어야 하지만 필수적인 수분과 방수 물질이 손실될 정도로 과도하게 씻어선 안 된다. 피부가 건조하고 당기면 보습제를 발라야 한다. 여드름이 잘 나는 피부가 아니라면 지성 모이스처라이저가 가장 좋다. 그러나 여드름이 걱정되면 지성이 아닌 수분 기반 크림을 선택해야 한다. 최대한 스트레스를 피하고, 건강식을 찾아서 먹고, 목이 마를 땐 물을 마셔라. 마지막으로 모자나 겉옷, 또는 선크림으로 과도한 햇볕 노출로부터 피부를 보호하라.

- 세라 J. 브라운



※ [필자는 영국 던디대학 분자·유전 피부학 교수다. 이 글은 온라인 매체 컨버세이션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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