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경제성 따져보니…] 중형차 2~3년, 소형차 10년 이상 타야 이익
[친환경차 경제성 따져보니…] 중형차 2~3년, 소형차 10년 이상 타야 이익
국내 차량의 사용 연한 평균 7.5년… 경제성 부각 속에 친환경차 꾸준히 늘어 서울에 사는 직장인 장모씨(45)는 요즘 10년째 타고 있는 승용차 교체를 두고 고민 중이다. 경제성을 고려해 전기차(EV)나 하이브리드차(HEV)를 구매하고 싶지만 EV는 충전 등 아직 불편할 것 같고, HEV는 보조금 혜택이 사라져 차량 가격이 만만찮다. 기존에 타던 휘발유차는 HEV 등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지만 휘발유 값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더 손해일 것 같아 고민이다. 장씨는 “환경적인 요인 등도 중요하지만 친환경차를 고민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경제성”이라고 말했다. 실제 친환경차를 선호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저렴한 연료비 등 경제성이 꼽힌다. 친환경 전시회인 ‘EV트렌드코리아’ 사무국이 4월 15~21일 친환경 차량 구매 희망자 50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가량인 49%가 친환경 차량을 사려는 이유로 ‘저렴한 연료비’를 꼽았다. 뒤이어 ‘세금 감면’ 등 경제적 요인이 80%를 넘었다. 경제성을 앞세운 친환경차는 꾸준히 증가세다. 지난해에는 10만대 고지도 밟았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한 친환경차는 전년 대비 26.4% 증가한 12만3602대를 기록했다. 차종별로는 HEV가 8만8982대로 전체 시장의 72%를 차지했다. EV도 2만9632대가 팔려 친환경차 시장의 24%를 차지했다. EV는 특히 전년 대비 118.8% 고속 성장했다.
친환경차 판매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 34.1%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브랜드 국적별로는 국산차 증가율은 30.7%로 가장 낮은 실적을 보였고, 미국 브랜드는 176.8%, 독일 브랜드는 145.2%, 일본 브랜드는 35.3%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친환경차에 대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거래 애플리케이션인 직카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HEV 등록대수는 41만9522대로, 지난해 동기대비 29.8% 증가했다. 반면 기존의 가솔린·디젤차 비중은 조금씩 줄고 있다. 지난해 말 전체 차량 시장에서 46%를 차지하던 휘발유차는 4월 말 현재 45.9%로 감소했다. 디젤차도 이 기간 비중이 2.7%포인트 줄었다. 이수엽 직카 빅데이터 연구원은 “친환경 차량은 상대적으로 초기 구매 부담이 높아 판매가 주춤했으나 연비나 소음·진동 등이 적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 회사의 친환경 자동차 출시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싼타페 HEV와 싼타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투싼 PHEV와 HEV도 내년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싼타페·투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차의 쏘렌토와 스포티지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HEV SUV 가운데 국산차는 기아차 니로가 유일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2039년까지 EV와 PHEV 판매를 전체 차량의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앞으로 이 회사가 판매하는 자동차의 절반은 친환경차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같은 친환경차는 얼마나 경제적일까. 전기로만 움직이거나 전기 덕에 휘발유를 적게 써 경제적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차주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익은 얼마나 될까. 신용카드·대출·보험 상품 등을 분석·리뷰하는 미국의 웹사이트인 밸류챔피언에 따르면 중·대형은 휘발유차 대비 친환경차의 손익분기점이 3~6년으로 짧은 반면, 중·소형은 적어도 10년 이상은 타야 실질적으로 경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10년 이상을 타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이득이 없다는 얘기다. 김규훈 밸류챔피언 애널리스트는 “국내 차량의 사용 연한이 평균 7.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경제적으로는 소형·중소형 차량을 구매할 때는 기존의 가솔린 차량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밸류챔피언은 중소·중대형 차종별로 대표되는 모델을 선정한 후 공인 연비를 바탕으로 1㎞당 유지 비용을 산출했다. 연간 1만50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하고, 연료비는 휘발유 1ℓ당 1400원, 전기는 완속은 1㎾h당 90원, 급속은 1㎾h당 173.8원을 기준으로 친환경차의 경제적 실익을 따져봤다. 차량 가격은 취득세 면제 등 정부의 세제 혜택을 감안해 산정했다. 예컨대 쏘나타와 아이오닉은 취득세가 없으므로 차량 가격만으로 손익분기점을 계산했다. 이를 토대로 경제적 손익을 따져본 결과 중소형차는 최소 10년 이상을 타야 경제성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반떼(실구매가 1929만원)을 구매하려던 사람이 비슷한 크기의 아이오닉 HEV(실구매가 2468만원)를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차량 가격으로만 539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데, 연료비로 이를 환수하려면 15년이 걸린다. 하지만 중형 친환경차는 2~4년만 타도 휘발유차보다 이득이다. 쏘나타 HEV는 3만5000㎞, 약 2.3년만 타면 휘발유 차량과의 가격 차이를 상쇄할 수 있다. 쏘나타 PHEV의 손익분기점은 4.4년이다. 밸류챔피언 측은 “국내 승용차의 평균 차령(車齡)은 7.5년”이라며 “손익분기점이 평균 차령을 넘는다면 경제적 실익은 없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중소형차는 친환경차보다 되레 휘발유차를 구매하는 게 경제적으로는 더 이득이라는 얘기다. 친환경차의 경제성은 특히 정부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 등에 민감하므로 혜택이 줄면 손익분기점이 더 길어질 수 있다. 그런데 보조금이나 세제 혜택 축소는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에 이어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에 대한 정부 지원을 축소했고, 우리 정부도 1대당 50만원이던 HEV의 보조금을 없애는 등 혜택을 줄여 나가고 있다. PHEV 보조금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500만원이었으나 올해부터는 450만원으로 줄었다. 김 애널리스트는 “전반적으로 친환경차에 대한 혜택이 줄고 있지만 차량 가격은 그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친환경차 구매를 고민하고 있다면 보조금이나 혜택이 줄기 전에 구매를 서두르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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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은 휘발유차가 더 경제적?
친환경차 판매는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연평균 34.1%로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브랜드 국적별로는 국산차 증가율은 30.7%로 가장 낮은 실적을 보였고, 미국 브랜드는 176.8%, 독일 브랜드는 145.2%, 일본 브랜드는 35.3%를 기록했다. 올 들어서도 친환경차에 대한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거래 애플리케이션인 직카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HEV 등록대수는 41만9522대로, 지난해 동기대비 29.8% 증가했다. 반면 기존의 가솔린·디젤차 비중은 조금씩 줄고 있다. 지난해 말 전체 차량 시장에서 46%를 차지하던 휘발유차는 4월 말 현재 45.9%로 감소했다. 디젤차도 이 기간 비중이 2.7%포인트 줄었다. 이수엽 직카 빅데이터 연구원은 “친환경 차량은 상대적으로 초기 구매 부담이 높아 판매가 주춤했으나 연비나 소음·진동 등이 적어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완성차 회사의 친환경 자동차 출시 시계도 빨라지고 있다. 현대차는 싼타페 HEV와 싼타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내년 상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투싼 PHEV와 HEV도 내년에 순차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싼타페·투싼과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기아차의 쏘렌토와 스포티지도 하이브리드 모델이 추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 판매 중인 HEV SUV 가운데 국산차는 기아차 니로가 유일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2039년까지 EV와 PHEV 판매를 전체 차량의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을 내놨다. 앞으로 이 회사가 판매하는 자동차의 절반은 친환경차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그렇다면 이 같은 친환경차는 얼마나 경제적일까. 전기로만 움직이거나 전기 덕에 휘발유를 적게 써 경제적이라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실질적으로 차주에게 돌아가는 경제적 이익은 얼마나 될까. 신용카드·대출·보험 상품 등을 분석·리뷰하는 미국의 웹사이트인 밸류챔피언에 따르면 중·대형은 휘발유차 대비 친환경차의 손익분기점이 3~6년으로 짧은 반면, 중·소형은 적어도 10년 이상은 타야 실질적으로 경제적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10년 이상을 타지 않으면 경제적으로 이득이 없다는 얘기다. 김규훈 밸류챔피언 애널리스트는 “국내 차량의 사용 연한이 평균 7.5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순히 경제적으로는 소형·중소형 차량을 구매할 때는 기존의 가솔린 차량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밸류챔피언은 중소·중대형 차종별로 대표되는 모델을 선정한 후 공인 연비를 바탕으로 1㎞당 유지 비용을 산출했다. 연간 1만5000㎞를 주행한다고 가정하고, 연료비는 휘발유 1ℓ당 1400원, 전기는 완속은 1㎾h당 90원, 급속은 1㎾h당 173.8원을 기준으로 친환경차의 경제적 실익을 따져봤다. 차량 가격은 취득세 면제 등 정부의 세제 혜택을 감안해 산정했다. 예컨대 쏘나타와 아이오닉은 취득세가 없으므로 차량 가격만으로 손익분기점을 계산했다. 이를 토대로 경제적 손익을 따져본 결과 중소형차는 최소 10년 이상을 타야 경제성이 생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반떼(실구매가 1929만원)을 구매하려던 사람이 비슷한 크기의 아이오닉 HEV(실구매가 2468만원)를 구매한다고 가정하면 차량 가격으로만 539만원을 더 부담해야 하는데, 연료비로 이를 환수하려면 15년이 걸린다. 하지만 중형 친환경차는 2~4년만 타도 휘발유차보다 이득이다. 쏘나타 HEV는 3만5000㎞, 약 2.3년만 타면 휘발유 차량과의 가격 차이를 상쇄할 수 있다. 쏘나타 PHEV의 손익분기점은 4.4년이다. 밸류챔피언 측은 “국내 승용차의 평균 차령(車齡)은 7.5년”이라며 “손익분기점이 평균 차령을 넘는다면 경제적 실익은 없는 셈”이라고 평가했다. 중소형차는 친환경차보다 되레 휘발유차를 구매하는 게 경제적으로는 더 이득이라는 얘기다.
세계적으로 친환경차 보조금 축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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