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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불안한 무역전쟁, 주식 팔아?

불안 불안한 무역전쟁, 주식 팔아?

시장 요동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주가 떨어졌다고 파는 것은 최악의 대처방식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내는 쪽은 사실상 중국이 아니다. 제품을 수입하는 기업들이 납부한다. / 사진:CHINATOPIX-AP/YONHAP
미-중간 무역전쟁이 최근 한 단계 더 격상됐다. 타협안이 나오지 않으면서 트럼프 정부가 관세를 올리고 관세 부과 대상 수입품 확대조치를 취했다. 중국도 보복관세로 맞섰다. 대결양상이 확대되자 다우존스 지수가 6월 13일 60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가 다음 날 아침에 크게 반등하는 등 주식시장도 크게 출렁거렸다.

경제상황으로 시장이 요동칠 때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상황을 살피면서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가 정확히 무엇인지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이제부터 최근 무역전쟁의 흐름과 투자자들이 어떻게 대처해야 현명한지 간단히 훑어본다.

지난 5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무역협상의 진전이 더디다는 이유를 들어 2000억 달러 상당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가 5월 10일부로 10%에서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트위터에 올리면서 무역긴장의 수위가 크게 높아졌다.

그리고 그 주말까지 무역협상에서 타협안이나 어떤 의미 있는 진전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관세 인상이 계획대로 시행됐다. 중국도 13일 60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했다.

그 뒤 트럼프 정부는 54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전체에 관세를 물리는 조치에 착수했다. 과거의 관세 부과대상 품목이 예전보다 많이 늘어났다.

관세는 일반 국민에게 대체로 “은행에 저금 많이 되는 돈”으로 설명된다. 다시 말해 2000억 달러 상당의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는 미국 국고에 500억 달러의 추가 수입된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좋은 일 아닌가?

한 가지 문제가 있다.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내는 쪽은 사실상 중국이 아니다. 중국이 물린 관세도 미국이 납부하지 않는다. 제품을 수입하는 기업들이 납부한다. 예컨대 전자제품 메이커가 중국에서 1000만 달러 규모의 부품을 수입하려 할 경우 이들 부품에 25%의 관세가 붙는다. 따라서 제조업체가 지불하는 금액은 1250만 달러로 불어난다.
이익창출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늘어난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게 된다. / 사진:THOMAS PETER-REUTERS/YONHAP
수입 비용이 증가해도 기업은 이익창출을 목표로 한다. 따라서 늘어난 관세 비용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게 된다. 이는 미국 가계의 자금상황에 타격을 줄 뿐 아니라 비용증가에 따라 특정 제품에 대한 수요가 약화될 수 있다. 기초 경제학에 따르면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감소해 결과적으로 기업의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

이처럼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또는 다른 어떤 상황에서도) 취할 수 있는 최악의 대응책은 패닉에 빠져 주식을 팔아 치우는 것이다. 상황이 악화할 때 “더 나빠지기 전에” 빠져나오려는 것이 인간의 본능이다. 인생의 일부 영역에선 이런 본능으로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투자에는 적합하지 않다. 주가지수가 2000포인트 하락하고 전문가들이 25% 추가 하락을 예상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주가가 떨어졌다고 매도하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한 마디로 투자의 포인트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하락장에서의 투매는 그와는 정반대 행위다.

무엇보다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런 불확실성으로 바뀌는 건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 지난 수년간 주식시장은 무역전쟁, 실제 전쟁, 경기침체, 공황, 초인플레, 그리고 기타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에 걸쳐 꾸준히 강한 수익을 올려 왔다.

그렇지만 무역전쟁으로 시장이 계속 압력을 받을 경우 헐값에 주식을 주워담는 호기가 될 수 있다. 중국에서 상당히 많은 사업을 하는 몇몇 블루칩 종목의 주가가 이미 크게 하락했다. 애플이 그런 대표적인 예다. 중국에서 아이폰을 조립하는(그리고 상당량을 판매하는) 그 IT 대기업의 주가는 5월 들어 지금껏 11% 이상 빠졌다.

물론 무역전쟁의 진행 과정에서 매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애플 같은) 기업들이 일부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회사의 기본 가치가 바뀌지 않았다면(주가만 바뀌었다면) 이는 기회를 의미한다.

물론 미국과 중국이 공정한 무역협정 타결안을 도출하는 게 소비자뿐 아니라 투자자에게도 최선의 결과다. 그리고 중국이 미국에 파는 제품이 미국의 대중 수출품보다 훨씬 많기 때문에 협상에서 미국이 유리한 입장이라는 주장에도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

그렇지만 협상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가장 최근에 부과된 관세가 장기간 유지될 경우 분명 상당한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 언젠가는 새로운 무역협정이 체결되면서 무역전쟁이 막을 내릴 것이다. 그러나 그 시기가 언제일지는 여전히 아무도 모른다.

- 매튜 프랑켈 모틀리 풀 기자



※ [이 기사는 금융정보 사이트 모틀리풀에 먼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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