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전문기자 정영재의 신저 ‘2만원의 철학’에서 구진완 GOTO 대표가 펼친 공유경영을 만나다

미국보다 앞선 첨단 경영 기법을 실천하고 있는 회사가 있다. 구진완 대표가 이끄는 피트니스 업체 GOTO다. 구 대표와 일주일간 함께 책을 읽는 게 ‘징계’인 경우도 있었다. 구 대표의 경영 철학을 소개한 ‘2만원의 철학’의 저자는 정영재 스포츠 전문기자다.

구 대표의 공식 학벌은 고졸이지만, 박사나 교수만큼 책을 많이 읽는다. 매주 사원들과 토론할 때 필요한 주제를 가다듬고 사업에 필요한 영감을 얻기 위해서다. 그의 사전에 비정규직은 없다. 직원 500여 명은 전원 4대 보험을 적용받는 정규직이다. 직원들은 ‘내가 최선을 다하면 회사가 내게 보답을 해준다’고 믿는다.

‘2만원의 철학’은 비즈니스 관련서에 나오는 온갖 이야기들이 ‘뻥’이 아니라 진실·현실이라는 것을 실증한다. 신용이 최고의 밑천이라는 것을 아는 구 대표는 약속에 늦었을 때 “죄송합니다. 5분 늦겠습니다. 뛰어갈게요”라고 전화하고 실제로 뛰어간다. 그는 또 ‘나 자신을 파는 게 비즈니스’라는 것을 안다.

부제는 ‘동네 헬스장 형 구진완은 어떻게 252억을 투자받았을까?’이다. 구 대표는 대한민국 최초의 기업형 피트니스를 넘어 글로벌 피트니스를 꿈꾼다. 그의 성공 스토리는 뭔가 ‘아메리칸 스타일’이라는 게 느껴진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실패 경험을 굉장히 높게 쳐준다. 성공보다는 오히려 실패를 통해 배우는 게 많기 때문이다.

구 대표는 쫄딱 망한 적도 있는 신용불량자 출신이다. 메모광인 그는 컴컴한 실패 속에서도 메모하고 반성하며 미래의 빛을 꿈꿨다. 실패를 딛고 회원 10만 명, 49개 지점의 피트니스 회사를 일군 그의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김도균 경희대 체육대학원 교수는 이렇게 분석한다. “무척 순진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 순진함이 엄청난 강점으로 느껴졌다.”

GOTO의 성공 스토리는 구진완·이경진·김윤혁·이용길의 성공 스토리이기도 하다. 고3 때 4총사 친구들에게 구진완 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졸업하면 헤어져야 해. 헤어지지 않으려면 같이 사업하면 돼. 나 사업할 거야. 나하고 죽을 때까지 같이 가는 거야, 알았지?”

동료이자 동생인 사원들은 ‘황당한’ 꿈을 꾸는 구 대표를 믿었다. 세상 사람들은 혀를 쯧쯧 차며 ‘월회비 2만원 받으면 망해’ ‘트레이너한테 잘해줄 필요 없어’라고 경고했다. GOTO는 ‘착한’ 경영, ‘감동’ 경영, ‘같이 성장하는’ 경영을 보란 듯이 성공시켰다. 현재 본사와 49개 지점이 있다. 아시아와 미국에 진출할 계획을 준비하고 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가 사랑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주를 최고경영자(CEO)로 바꿀 수 있다. 구진완 대표는 사랑받는 CEO가 되는 게 꿈이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경구 중 하나는 사마천의 ‘사기’에 나온다. 다음 구절이다. “1년만 살 곳에는 곡식을 심고, 10년만 살 곳에는 나무를 심고, 100년을 살 곳이라면 덕을 심어라.”

이 책은 아내 이희주의 편지로 이렇게 끝난다. “P.S. 평소에 표현 많이 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그리고 많이 고마워요.”

- 김환영 대기자

※ [뉴스위크 한국판 2019년 8월 19일자에 실린 기사를 전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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