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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탄핵이 미국 경제 살릴까

트럼프 탄핵이 미국 경제 살릴까

탄핵 정국으로 재선 가도 위태로워지면 미중 무역전쟁 서둘러 끝내 경제 띄울 가능성 제기돼
미국이 대선과 탄핵 정국에 들어서면서 시간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중국 편인 듯하다. / 사진:KIN CHEUNG-AP/YONHAP
미국 경제에 먹구름이 몰려드는 상황에서 일부 투자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탄핵으로 압박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하루빨리 끝내기를 기대한다. 경제 악화와 탄핵 절차가 겹치면 재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중국과 서둘러 합의를 보고 경제를 띄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을 진행하지만 지루하게 끌고 있는 무역 분쟁은 미국 경제에 실질적인 피해를 준다. 만약 그로 인해 경기침체가 촉발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에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지난 10월 4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9월 미국의 일자리 성장률이 둔화했으며, 제조 부문의 핵심 지수가 대침체 이후 가장 크게 떨어지면서 공장 활동도 줄었다.

중국과 미국은 수천억 달러어치 상품에 서로 보복 관세를 부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치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중국이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미국의 제조 부문을 거덜 낸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금융 애널리스트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조사가 그런 상황을 바꿀 수 있을지 모른다고 내다본다. 그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탄핵위기에 몰리면서 치적에 더 집착해 중국이 우위에 서게 됐다고 생각한다. 탄핵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미국 대선의 유력 야당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그 아들의 의혹을 수사해달라고 우크라이나에 외압을 행사한 의혹이 내부폭로로 제기되면서 시작됐다.BMO 웰스 매니지먼트의 융-유 마 수석 투자전략가는 “탄핵조사가 진행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뉴스 흐름의 방향을 적극적으로 돌리려고 애쓸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제 그가 중국이 원하는 ‘스몰딜’에 합의할 가능성이 커졌다. 포괄적 무역 협정 이전에 부문별·단계별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중국과의 긴장을 완화하는 게 이롭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탄핵 절차가 경제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다. 순전히 가정이지만 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경제의 앞날이 갈수록 어두워지는 상황을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금리 정책, 탄핵조사에 따르는 정치적 불확실성, 달러화 강세 탓으로 돌렸다. 그러나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제조업 부분 조사는 업계의 가장 큰 우려가 무역전쟁이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제조업 경기체감을 나타내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지난 8월 하락한 이후 지난달 더 크게 떨어진 것을 보여준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비(非)농업 부문 임금 자료에 따르면 일자리 수는 지난 8월 16만8000개에 이어 9월에도 13만6000개가 추가됐지만 시장 기대치인 14만5000개에는 못 미쳤다. 실업률은 8월 3.7%에서 9월 3.5%로 줄었다. 1969년 12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무역분쟁과 대조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 전망은 증시의 주목을 끌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지배의 하원에서 탄핵될 수 있지만 공화당 다수의 상원에선 탄핵이 기각될 것이라고 투자자들이 믿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상처 입은 트럼프 대통령은 유권자 사이에서 자신의 지지도를 높일 방도를 찾아야 한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탄핵조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도를 떨어뜨린다면 그가 심각한 경제적 피해를 일으키는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끝낼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투자자들은 믿는다”고 말했다. ING의 제임스 나이틀리 수석 국제 이코노미스트도 그의 말에 동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분쟁의 ‘승리’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서둘러 합의서에 서명할 수 있도록 중국과 타협할 생각이 더 많을 수 있다.”미국이 대선과 탄핵 정국에 들어서면서 시간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중국 편인 듯하다. 트럼프 정부는 지금까지 미·중 무역전쟁에서 비롯되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잘 관리해왔다. 곡물을 재배하는 농민이 큰 피해를 봤다. 미국의 대중국 대두 수출은 지난해 전년 대비 약 75% 감소했다(연방정부는 농민의 타격을 완화하기 위해 250억 달러를 지원했다).

다른 부문에선 관세가 주로 소비자보다 업계에 피해를 줬다. 워싱턴 D.C. 소재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미국 제조업계가 중국에서 수입한 모든 부품과 원자재의 80% 이상이 관세 인상 적용을 받았다. 반면 소비자 상품의 경우 그 비율은 30% 미만이었다. 그러나 오는 12월 15일 거의 모든 중국산 제품에 추가 관세를 적용하면 그런 상황이 달라질 것이다. 의류부터 신발, 장난감, 전자제품까지 모든 상품의 가격이 인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의 라이언 스위트 실시간 경제연구소장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궁극적으로 경제적 우려와 합쳐지면서 업계가 투자와 고용에서 더욱 몸을 사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합의해야 한다는 압력을 더 크게 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이 문제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있어 그 합의는 미국으로선 체면치레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다.”

휴 존슨 어드바이저스의 휴 존슨 최고투자책임자도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이 경제와 수익 전망에 영향을 미칠 때만 시장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합의는 미국과 중국, 또 모든 나라 사이의 무역 관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어 모든 점을 감안할 때 전 세계의 기업 신뢰 안정화만이 아니라 경제와 수익 성장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 프로니타 나이두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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