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권 학생 비중 늘어나는데…의대 진학 역차별 벌어지나[임성호의 입시지계]
경기권 학생 비중 매년 증가…의대 모집 정원 서울·지방에 비해 규모 적어
경기권 학생, 의대 진학 목표로 지방 이탈 가능성 높아질 수도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2025학년도 고3 학생수 기준으로 경기도·인천권(경인권) 학생은 15만6283명이다. 서울권 7만3942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전국 고3 학생수 구성 기준도 지방권은 50.8%, 경인권 33.4%, 서울권 15.8%이다.
20년 전 서울권 학생이 11만8314명, 경인권이 14만1489명, 지방권이 31만966명이었다. 경인권은 20년 전 전국 고3 학생수 구성비는 24.8%, 10년 전에 29.9%를 차지했다. 2025학년도 현재 33.4%로 매년 높아졌다. 반면, 지방권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2025학년도 기준 전국 227개 4년제 대학 모집인원은 서울권 42개대학이 6만9842명, 경인권 5만410명, 지방권이 19만547명으로 경인권 전체 선발인원의 16.2%에 불과하다. 학생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 비해 4년제 대학 모집 정원도 경인권은 서울·지방권에 비해 크게 낮다고 볼 수 있다.
대학의 수능 합격 점수 기준으로 경인권 대학 중 인문계열에서 상위 10개 대학에 진입하는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자연계 또한 상위 10위 내에 든 대학이 있지만 이 또한 서울권 소재 대학의 이원화 캠퍼스이다. 수도권이면서 학생수 비중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에 걸맞은 수준 높은 대학이 없다고 봐야 한다.
학생수가 크게 감소하고 있지만, 대학 합격 점수 측면에서 같은 수도권이면서 순수 경기도·인천 소재 대학은 서울권 소재 대학에 비해 여전히 합격 점수 격차가 크게 나타난다. 경인권에서 서울권에 버금가는 명문대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최근 의대 모집정원 확대가 전 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했다. 특히 지방권 대학의 의대 모집정원 확대가 전체 의대 모집정원 확대규모의 80% 이상 집중되어 있다. 더 나아가 현재 약 40%대 정도였던 지역인재 선발 의무화가 60% 이상으로 발표되어 지방권으로 이사를 가는 것이 유리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지방권에 인접하고 있는 경기권 학부모들에게 실제 고민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의대 모집정원 확대 ▲지방권 의대 지역인재 전형 확대 등으로 경쟁률과 합격 점수가 서울·수도권 의대보다 지역 의대에 입학하는 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설 경우, 실제 지방권으로 이동이 현실화할 수 있다.
전국 40개 의대 중 경인권 5개 대학에 불과
현재 전국 의대는 40개 대학에서 선발하고 있다. 이 중 27개 대학이 지방권에 소재하고 있고, 서울권이 8개 대학, 경인권이 5개 대학에 불과하다. 전국 의대 모집정원 구성비에서도 지방권이 72.4%, 서울권이 16.3%, 경인권이 11.3%이다. 고3 학생수 비중이 경인권 33.4%이고, 서울권이 15.8%, 지방권이 50.8%이다. 경인권 의대 모집 정원은 경인권 학생수 대비 매우 낮은 상황이다.
2024학년도 의대 경쟁률은 수시 모집에서 서울권은 47.47대1, 경인권은 132.84대1, 지방권은 18.05대1이었다. 지역인재 전형으로 지방권 학생들이 지방권 의대 지역인재 전형에 상대적으로 합격이 용이할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반면 경인권 학생들은 지방권 수시 지원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방권 수시는 지역인재 전형으로 대부분 선발하기 때문이다. 어쩔 수 없이 경인권과 서울권 소재 대학의 원서를 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서울권 학생 또한 지역인재 전형에 대한 장벽으로 지방권 의대 지원이 불가능하고 서울·경인권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서울권 학생들은 다소 하향 지원으로 경인권 의대에 지원할 수밖에 없고, 지방권은 상향 지원으로 경쟁이 치열한 서울권보다 경인권에 지원하는 패턴이 나타난다. 학생수 비중은 경인권이 높아지고 있지만 의대 수와 모집 정원 등은 서울권에 비해 크게 적은 상황이다. 지원자는 서울, 지방권에서 경인권으로 집중되고 있다.
2024학년도 정시 경쟁률에서도 서울권 3.63대1, 경인권은 16.20대1, 지방권은 7.73대1로 경인권은 서울권·지방권에 비해 약 2~4배 정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지방권 의대 정시는 전국 단위 선발로 범위를 다소 넓혀놓고 있다. 서울권 학생들은 점수를 다소 낮추어 지방권·경인권에 분산해서 지원하게 된다. 지방권에서는 경쟁이 치열한 서울권 보다는 경인권 의대에 상향 지원하는 패턴이 나타나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경인권은 수시와 마찬가지로 서울·지방권 학생들이 집중되는 양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의대 모집정원이 늘어나고 지역인재 전형이 크게 확대되면 지방권 학생들의 의대 지원 범위가 현재보다 더 확대될 수 있다. 지금까지 의대 지원권 범위 밖에 있는 학생들도 실제 의대 지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범위가 넓혀질수록 수시·정시 지원패턴이 그대로 재현될 수 있다. 경인권 소재 학생들이 경인권 대학도 의대 모집 정원이 늘어났지만 실제 서울·지방권 학생들이 양방향에서 각축전이 벌어질 수 있다.
경인권은 역차별을 받는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지역 위상에 맞는 명문대학교의 육성, 지방권에만 집중돼 있는 의대 지역인재 전형이 경인권에도 적용돼야 한다는 주장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위메이드, 3분기 영업이익 518억원…‘흑자 전환’
2김성태 기업은행장, 대구상공회의소에서 중소기업 현장의견 청취
3대우건설, 김보현 대표이사 체제 전환…내달 이사회서 선임
4금투세 폐지 업계 ‘환영’…美 대선 앞두고 시장은 ‘관망세’
5한화자산운용 방문한 김승연 회장 "또 한번의 도약 준비하자"
6정부, 그린벨트 풀어 5만가구 공급…서초·고양·의왕·의정부 등 4곳 후보
7카카오페이, ‘티메프 사태’ 못 피했다…3분기 순손실 275억원
8IDC "삼성 태블릿, AI 기술 탑재 이후 판매량 급증"
9신한라이프케어, 장기요양시설 1호 ‘분당데이케어센터’ 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