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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환자, 암 조심하세요

건선 환자, 암 조심하세요

영국 맨체스터대학 연구팀, 건선 환자는 각종 암 발생률이 다른 사람보다 18~22% 높다는 연구 결과 발표
건선은 면역체계가 피부를 외부 물질로 오인해 공격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알려졌다. / 사진:GETTY IMAGES BANK
피부에 인설이 생기는 만성 질환인 건선이 있으면 암에 걸리거나 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더 높을 수 있다고 과학자들이 밝혔다. 영국 맨체스터대학 연구팀은 건선과 암 사이의 연관성을 연구한 논문들을 분석한 결과 건선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다양한 종류의 암에 걸릴 위험이 18% 높다고 결론지었다. 결장암·대장암·신장암·후두암·간암·림프종·구강암·식도암·췌장암·비흑색종 피부암 등이다. 건선이 심한 경우 암에 걸려 사망할 위험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22% 높게 나타났다.

증상이 심한 건선 환자는 피부암의 일종인 편평세포암 발생률이 11배 이상, 식도암과 간암 발생률이 약 2배, 췌장암 발생률이 4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만성 염증이 암과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건선에 의한 만성 염증 때문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측했다. 또 건선으로 인한 심리·사회적 스트레스와 신체적 불편감에 따른 흡연과 과음, 비만이 암 위험요인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고 연구팀은 지적했다.

미국의학협회지(JAMA) 피부학에 발표된 이 연구는 58건의 관찰 연구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논문에서 참가자 수가 일부 누락된 부분이 있어서 연구 대상 전체의 수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건선은 피부의 각질 세포가 너무 빨리 자라 각질층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만성 피부질환으로 확실한 원인은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으나 학계는 면역체계가 피부를 외부 물질로 오인해 공격하는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으로 본다. 주로 무릎이나 두피, 팔꿈치, 허리, 얼굴, 발바닥, 손바닥에 나타난다. 전 세계 1억2500만 명 이상이 건선으로 고통당하고 있다. 또 건선 환자의 약 3분의 1은 건선 관절염도 앓는다. 건선은 신체적·사회적으로 또 정서적·경제적으로 큰 부담을 준다. 심장병이나 당뇨 같은 다른 질병이 생길 위험도 높인다. 완치약은 없지만 증상을 완화할 수 있는 치료법은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연고를 발라 치료할 수 있지만 자외선 요법과 투약 같은 접근법도 사용된다.

건선은 오래전부터 암과 연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만성 염증 질환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건선 치료제도 그 연관성을 설명해준다고 그들은 지적했다. 논문의 공동 저자인 맨체스터대학 약학과의 알렉스 트래포드 연구원은 “이 연구는 건선과 암의 연관성을 조사한 많은 논문을 종합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의 목적은 건선과 암 사이의 좀 더 확실한 연관성을 찾는 것이었다. 우리가 알기로 이번 연구는 건선의 심각성 정도에 따라 암 위험이 어떻게 달라지는 살펴본 최초의 메타 분석이다. 아울러 흡연과 비만 같은 생활방식 요인이 이 위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한 연구로서도 최초다.”

그러나 그는 각 연구의 설계가 다르고 결과에서도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도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트래포드 연구원은 건선 환자가 이 연구 결과 때문에 가질 수 있는 우려와 관련해 “우리는 이번 분석을 통해 건선과 암의 상관성을 발견했지만 분석에 사용된 여러 연구의 결과가 상당히 이질적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확실한 결론을 내리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 외에도 흡연과 비만 같은 요인을 고려한 여러 연구에서 생활방식이 건전할수록 건선 환자의 암 위험이 더 낮게 나타났다는 사실도 중요하다고 본다. 건선이 없는 사람이 그렇듯이 건선 환자의 경우도 건전한 생활방식이 암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하는 증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래포드 연구원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건선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후 이 연구를 했다고 설명했다.

영국피부과전문의협회(BAD)의 브라이언 커비 교수(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뉴스위크와 가진 인터뷰에서 건선이 암을 유발한다는 게 아니라 건선과 특정 암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이번 연구가 보여줬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이 설명했듯이 비만과 흡연, 과도한 음주 등 건선, 특히 중증 건선과 관련된 특정 요인이 전부 특정 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따라서 건선보다는 이런 요인이 암 위험 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듯하다. 이번 연구에서 피부암의 위험이 증가한 것은 20여 년 전 유행한 일광욕과 관련된 활동을 반영할지 모른다. 또 당시 중증 건선의 치료에 면역억제제 사이클로스포린이 사용됐다. 그런 약의 장기 복용이 피부암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영리단체 영국 암연구소의 건강정보 책임자 케이티 패트릭은 “건선과 염증, 암 사이의 연관성은 많은 의문이 남아 있는 아주 복잡한 연구 분야”라고 논평했다. “이번 논문의 저자들도 인정하듯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흡연과 비만, 과음이 건선 환자에게 더 흔히 나타났다. 따라서 이 연구의 결론은 분명히 한계를 갖는다. 건선과 암 사이의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다고 말하기 전에 이런 다른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
 [박스기사] 케톤 다이어트는 피부 염증 악화시킨다 - 야자유와 낙농제품 등 중쇄중성지방산(MCT)이 많이 함유된 식품은 건선 환자에게 악영향
건선 환자는 특정 형태의 케톤 다이어트를 피해야 한다고 과학자들이 학술지 탐사피부학 저널에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경고했다. 저탄수화물 고지방 식이요법을 가리키는 케톤 다이어트는 근년 들어 큰 인기를 얻었다.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고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케톤 다이어트는 2형 당뇨의 증상을 관리하고 인지기능 저하를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간질 발생 빈도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독감 같은 증상 및 피부 발진과 같은 위험과 부작용이 있다.

아울러 케톤 다이어트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일반적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건선을 치료하는 피부전문의들도 케톤 다이어트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전 연구에 따르면 포화지방이 건선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케톤 다이어트는 일반적으로 열량의 30% 정도를 단백질원에서 섭취하며, 탄수화물을 많이 함유하는 식품을 하루 50g(중간 크기의 사과 두 개 정도) 미만으로 제한한다. 그에 따라 몸은 케토시스(ketosis) 상태가 된다. 케톤 지방산이 과도하게 생성되면서 탄수화물 대신 에너지원으로 사용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연구팀은 케톤 다이어트가 건선과 비슷한 증상을 가진 실험용 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그들은 실험용 쥐에게 극단적인 케톤 다이어트를 시켰다. 일반적으로 치료저항성 간질 환자만이 치료법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지방 77~80%, 단백질 15~25%, 탄수화물 5~10%로 구성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포화지방산의 일종인 중쇄중성지방산(MCT)이 많이 함유된 식품(특히 오메가3 지방산과 합쳐질 경우)을 섭취한 실험용 쥐가 피부에 문제가 생겼다. MCT가 많이 함유된 식품은 야자유(코코넛 오일), 낙농제품, 야자핵 기름 등이다. 오메가3는 어유나 아마씨, 치아씨, 호두 같은 식품에 많이 들어 있다. 그러나 균형이 잘 잡힌 케톤 다이어트(MCT보다 장쇄중성지방산이 많이 함유된 식단)는 피부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 식품에는 생선과 견과류, 아보카도, 올리브유, 대두유, 적육류 등이 있다.

이번 논문의 공동 저자인 오스트리아 파라셀수스 의과대학(PMU) 연구원 롤란트 랑은 MCT가 많이 포함된 극단적인 케톤 다이어트를 한 실험용 쥐에서 사이토카인이라는 친염증 단백질이 생성되면서 호중구라는 백혈구 축적을 촉발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것이 건선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케톤 다이어트를 하는 대다수는 원치 않은 피부 염증의 부작용을 우려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건선 환자는 케톤 다이어트를 보조 치료법으로 고려하지 않는 게 좋다.”

- 캐슈미라 갠더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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