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호주의 명물 바위 ‘울루루’ 이제 오를 수 없다

호주의 명물 바위 ‘울루루’ 이제 오를 수 없다

바위 신성시하는 토착 원주민의 요구 받아들여져… 2017년 결정된 금지령 지난 10월 25일 발효
울루루는 높이가 348m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보다 24m 더 높다. / 사진:WIKIPEDIA.ORG
호주 울루루-카타추타 국립공원에 있는 거대한 붉은색 바위 울루루의 등반이 지난 10월 25일 전면 금지됐다. 이 바위를 신성시하는 호주 토착 원주민에겐 기쁜 일이지만 관광객과 관광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에겐 그다지 좋지 않은 소식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 사암 바위는 높이가 348m로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보다 24m 더 높다. 울루루-카타추타 국립공원이 자리 잡은 땅의 원래 소유주인 얀쿠니차차라 부족과 파찬차차라 부족(아낭구 토착 원주민)은 이 바위를 신성하게 여긴다.

아낭구 원주민은 6만 년의 역사를 지닌 세계에서 가장 오래됐다고 알려진 문화에 속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이곳의 자연환경이 태초에 인류의 조상이 이동할 때 창조됐다고 믿는다. 울루루와 카타준타라고 불리는 주변 지역은 이 태고의 사건들을 증명하는 물리적 증거로 일컬어지며 1만여 년 동안 전통의식의 장소로 사용돼 왔다. 원주민 이외에 울루루를 처음 본 사람은 1872년 이곳을 발견한 호주인 탐험가 어니스트 자일스였다. 이 지역에서 일반 관광이 시작된 건 1950년대였으며 1985년 호주 정부는 이 땅을 원주민에게 돌려줬다. 지금의 국립공원은 1995년 문을 열었다.

이 공원의 관리소장 마이크 미소는 근년 들어 울루루 등반을 원하는 관광객 수가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소리’ 뉴스에 이렇게 설명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 중 울루루 등반을 원하는 사람은 꾸준히 감소해 왔다. 2017년 등반 금지 결정이 발표되기 직전엔 관광객 중 울루루에 오른 사람이 10%도 안 됐다. 20년 전엔 그 비율이 30% 정도 됐었지만 근래 들어 그 수가 줄어들었다.”

최근 등반객 수가 급증한 것은 등반 금지 결정이 발표된 뒤 이번이 이 바위에 오를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사람들이 몰려들었기 때문인 듯하다. 한 등반객은 이렇게 말했다. “울루루 등반과 관련된 문제가 민감한 주제라는 건 안다. 하지만 내 생각엔 호주 대륙은 모든 호주인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따라서 이 바위를 오르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런 특이한 자연의 산물을 눈으로 보고 두 발로 오르고 싶은 것은 인간의 자연스런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한편 토착 원주민 원로인 도널드 프레이저는 ‘미국의 소리’ 뉴스에 울루루 등반 금지를 요청한 또 다른 이유는 관광객이 이 신성한 땅을 훼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등반이 전면 금지돼 마음이 한결 가볍다. 이제 울루루 바위는 편히 쉬면서 상처를 치유할 때가 됐다.”

- 제임스 패터슨 아이비타임즈 기자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BNK금융, 1분기 순익 2495억원…전년比 2.8% 감소

22024 판타지아대구페스타 ‘봄축제’ 개최... "도심 곳곳에 풍성한 볼거리 한가득'

3에스제이이노테크, 배터리 모듈·팩 공장 신설... 대구에 1200억 투자

4경북경찰, 구미 조직폭력배 운영 불법 홀덤펍 단속

5오행생식, 中 진출 박차…“올 연말 수출 물량 수백만 달러 예상”

6‘석촌호수에 뜬 라프라스’…나이언틱, ‘포켓몬 타운 2024’ 행사 진행

7한투운용, 한국투자일본핵심성장테마펀드 출시…“3개 핵심산업 투자”

8크래프톤, ‘인조이’ 개발 로드맵 공개

9하이브IM, ‘인더섬 with BTS’ 2019 서울 시상식 테마 업데이트

실시간 뉴스

1BNK금융, 1분기 순익 2495억원…전년比 2.8% 감소

22024 판타지아대구페스타 ‘봄축제’ 개최... "도심 곳곳에 풍성한 볼거리 한가득'

3에스제이이노테크, 배터리 모듈·팩 공장 신설... 대구에 1200억 투자

4경북경찰, 구미 조직폭력배 운영 불법 홀덤펍 단속

5오행생식, 中 진출 박차…“올 연말 수출 물량 수백만 달러 예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