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WT 소셜을 광고 없이 운영하는 이유”
“내가 WT 소셜을 광고 없이 운영하는 이유”
위키피디아 창업자 지미 웨일즈, 그는 왜 페이스북 그리고 인공지능의 부상에 수반되는 위험을 경고하는가 지미 웨일즈의 말을 듣고 있노라면 위키피디아 페이지를 읽는 것 같은 느낌이 약간 든다. 뇌리에 꽂히는 말이 거의 없는 문어체에 논조가 공정하고 신중하다. 사람들이 그의 말에 귀 기울이는 한 가지 이유다. 또 다른 한 가지는 그가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성공한 인터넷 기업가 중 한 명이라는 점이다. 한 랭킹에 따르면 그의 작품인 위키피디아는 한 달에 12억 페이지뷰를 끌어모은다. 그보다 많은 사이트는 구글의 유튜브뿐이다.
요즘 웨일즈는 소셜미디어에 경종을 울린다. 문제는 페이스북이 자신들 사이트에서의 이용자 활동에서 정보를 수집한 것을 토대로 한 맞춤 광고 판매로 수익의 대부분을 올린다는 점이라고 그는 말한다. 하버드대학의 쇼샤나 주보프 교수가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로 부르는 관행이다. 근년 들어 페이스북은 인공지능을 동원해 이용자의 취향과 기호를 추론해 왔다. 그들을 사이트에 참여하도록 또는 일부 비판에 따르면 중독되도록 하는 데 더 유리한 방법이다. 페이스북과 기타 소셜 미디어에서 극단주의가 확산됨에 따라 정치환경이 갈수록 분극화하면서 미국의 민주제도를 잠식한다. 이 같은 폐해가 바로 이용자 참여 제일주의에서 비롯된다는 비판도 있다.
지미 웨일즈는 이런 트렌드에 맞서 페이스북의 대안으로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10월 그는 광고를 내보내지 않고 이용자 데이터를 판매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사이트 WT 소셜을 출범시켰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WT 소셜은 개시 첫 달 20만 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웨일즈는 어느 정도 도덕적 권위를 지닌다. 소셜미디어 대기업 페이스북의 성공 덕분에 700억 달러가 넘는 자산가로 전해지는 마크 저커버그 CEO와 달리 웨일즈는 빈털터리다(그래도 “어려움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관심사는 “인터넷을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유지하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이용자 권리가 존중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웨일즈가 최근 자신의 새 벤처 그리고 소셜미디어의 진로에 관해 뉴스위크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그것을 발췌·편집한 내용이다.
페이스북의 대안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나는 2년 전부터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정보의 질과 관련된 문제를 생각하면서 정보 공급원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 주로 참여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계속 클릭질하도록 설계된 저급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보내는 알고리즘의 문제이기도 하다. 100% 광고로 이뤄지는 소셜네트워크 사업모델의 직접적인 결과다. 이용자에게 광고를 최대한 많이 보여주려는 것이 사실상 그들의 유일한 인센티브다. 알고 보면 그들은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통해 사람들이 계속 클릭하게 만드는 중독성 강한 장치를 설계했다. 그것은 우리의 바람 또는 필요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근년 들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이 소셜미디어를 바꿔놓았나?
그렇게 생각한다.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자체에는 본질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은 광고를 보여주는 작업에 그 기술을 적용할 때 부작용이 생긴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문제가 있다.
WT 소셜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나는 저급한 소셜 미디어에 질렸기 때문에 내가 즐길 만한 것이 되기를 기대한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게 걱정스럽다. 질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고급 콘텐트를 공유하면서 세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뭔가를 만들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그런 변화를 가져오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특정한 이용자 숫자나 유형이 있는가?
나는 그저 쿨하다고 생각하는 일, 사람들이 좋아하기를 바라는 일을 할 뿐이다.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위키피디아의 재정은 안정적인가?
매년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좀 더 많으니 거기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난 10~15년 사이 언론계 전반에 걸쳐 일어난 일이 미묘한 영향을 미쳤다. 소도시 지역언론의 붕괴로 인해 작성되는 ‘역사의 초안’이 많지 않다. 내 고향인 앨라배마주 헌츠빌의 역사를 쓰고자 할 경우 필시 1970년대 후반이나 80년대 초의 사정이 요즘보다 나았을 것이다. 지역 신문 발행일 수가 한 주 7일에서 3일로 줄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15~20년 만에 역사를 기록하는 현시대를 돌아보면서 “소읍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실제론 전혀 몰랐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취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서다.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큰 문제다.
신문의 광고 사업을 빼앗아간 페이스북과 구글 탓인가?
복잡한 문제로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저널리즘은 일단 접어두고 유튜브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최신 컴퓨터를 이용해 유튜브에 들어가서 순수한 내용의 동영상을 보기 시작하면 오래 가지 않아 극단주의자들의 음모론을 접하게 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보여줬다. 구글에서 “사람들을 음모론적 사고로 유도할 시스템을 설계하자”고 생각한 이는 분명 없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누군가가 “좋아, 지역 언론을 파멸시키자”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것은 하나의 부작용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다.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품질을 중시하면서 커뮤니티의 최고 인재를 선발한 뒤 고품질 정보를 찾아내 유통시키는 추가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시스템의 개발이 첫걸음이다. 내가 WT 소셜을 광고 없이 운영하는 이유다. 조직은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 움직인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순전히 광고성 뉴스를 올릴 때 저질 낚시성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클릭베이트 방식을 거부하기가 힘들다. 제작비가 적게 들고 실제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독자가 돈을 낼 때는 완전히 다른 인센티브를 갖는다. 자신들에게 의미가 있는 독특하고 색다른 것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왜 굳이 돈을 지불하겠는가? 광고를 비즈니스 모델로 사용하지 않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소셜네트워크라면 모두에게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은 합당하지 않다. 그러나 위키피디아의 경험을 통해 “돈을 낼 필요는 없지만 유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이트이니 돈을 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내 접근방식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페이스북과 구글을 분할하자고 제안한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가?
그 문제와 관련해선 뭐가 됐든 지지하기가 조심스럽다. 크고 복잡하며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전 세계에 친구를 만드는 소셜네트워크다. 따라서 그것을 분할해 미니 페이스북으로 만들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업가정신이 중요하고 사람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더 광범위한 정책과 반 경쟁 행위의 규제는 정말로 중요하다.
정부의 규제를 거론하면서도 유럽의 프라이버시 법은 비판해 왔는데.
유럽에선 나쁜 법안이 많이 상정됐다. 예컨대 유럽 의회에 제출된 업로드 필터 의무화는 웹사이트에 업로드되는 것을 일일이 저작물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일치하는 게 나올 경우 업로드를 차단하는 방안이었다. 어처구니없는 한심한 아이디어다. 모든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며 공정사용(비판·보도·교육·연구 같은 목적의 저작물 사용)의 모든 뉘앙스를 무시한다. 그래서 부결됐다. 우리는 인터넷이 사람들이 뭔가를 올릴 수 있는 곳이 되기를 원한다. 모든 게 위에서 아래로 향하며 방송 매체처럼 통제되기를 원치 않는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다양성을 원하듯이 말이다.
실리콘밸리는 탐욕스러운가?
대단히 흥미로운 질문이다. 몇몇 경우엔 물론 그렇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만큼 돈을 벌려고 작정하지 않고도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번 사람도 있었다. 이는 재미있는 현상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돈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심미주의자로 묘사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그가 순전히 돈에 이끌려 사업을 해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엔 주로 무엇을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나?
지난 수개월 동안 WT 소셜과 관련된 일을 하며 보냈다. 개발자 3명과 커뮤니티 관리자 1명을 뒀다. 기본적으로 우리 팀과 함께 설계·개발 작업을 하며 즐겁게 지낸다. 그런 일에 많은 시간을 쓴다. 그러나 여행과 강연 그리고 위키피디아 관련 작업, 사람 만나는 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머신러닝이 우리를 어디로 이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대단히 강력한 도구이며 따라서 우리에게 몇몇 정말로 경이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자율주행차 기술은 대다수 사람이 인식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 주행 안전을 완전히 혁신할 기회다. 놀라운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의학에선 온갖 유형의 건강한 행동 분석법 개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또는 약품개발 등에 빅데이터를 이용한다. 정말로 대단한 일이 될 것이며 전 세계 많은 사람의 수명과 삶의 질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머신러닝이 심장마비·발작 예측 능력을 향상시켜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몇몇 흥미로운 사례가 알려졌다. 그 기술이 생명을 구하는 환상적인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잘못될 만한 일은 무엇인가?
반면에 똑같은 기본적인 기술 세트가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치광고의 상당히 강력한 마이크로타게팅(micro targeting, 개인 맞춤형 홍보)에도 이용될 수 있다. 정치인은 표적 세분화가 가능해 대상에 따라 완전히 다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어떤 상당한 기술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인간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머신러닝을 이용하면 대규모의 실행이 가능하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경우 대상 그룹에 따라 서로 모순되는 다른 광고가 전달됐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정치인들이 그래선 안 된다.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막을지 생각해야 한다.
억만장자가 아니라서 유명한데, 어려움은 없는가?
문제없다. 멋지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 세계를 여행하고 누구든지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재미있는 사람을 많이 안다. 멋진 집도 갖고 있다. 나로선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윤 동기 없이 사업하는 가장 성공적인 실리콘밸리 기업가일지 모른다.
나의 영리기업 위키아 팬덤의 사업이 잘된다. 지출보다 수입이 많은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본질적으로 잘못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것은 좋은 일이고 성공을 의미한다. 그러나 내가 실제로 돈에 집착하지 않고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항상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하는 데 더 관심을 갖는다. 최근 창업 후 여러 해 동안 갖고 있던 위키아라는 이름에서 개명한 팬덤의 사업이 아주 잘 되고 있다. 광고 지원을 받는 위키 커뮤니티가 20만 개를 웃돈다. 한 달 방문자가 2억 명을 웃돌며 계속 늘어난다. 지난해 투자업체 TPG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따라서 사업은 모두 아주 잘 되고 있다.
- 프레드 구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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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웨일즈는 소셜미디어에 경종을 울린다. 문제는 페이스북이 자신들 사이트에서의 이용자 활동에서 정보를 수집한 것을 토대로 한 맞춤 광고 판매로 수익의 대부분을 올린다는 점이라고 그는 말한다. 하버드대학의 쇼샤나 주보프 교수가 ‘감시 자본주의(surveillance capitalism)’로 부르는 관행이다. 근년 들어 페이스북은 인공지능을 동원해 이용자의 취향과 기호를 추론해 왔다. 그들을 사이트에 참여하도록 또는 일부 비판에 따르면 중독되도록 하는 데 더 유리한 방법이다. 페이스북과 기타 소셜 미디어에서 극단주의가 확산됨에 따라 정치환경이 갈수록 분극화하면서 미국의 민주제도를 잠식한다. 이 같은 폐해가 바로 이용자 참여 제일주의에서 비롯된다는 비판도 있다.
지미 웨일즈는 이런 트렌드에 맞서 페이스북의 대안으로 영리를 추구하지 않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10월 그는 광고를 내보내지 않고 이용자 데이터를 판매하지 않기로 약속하는 사이트 WT 소셜을 출범시켰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WT 소셜은 개시 첫 달 20만 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았다.
웨일즈는 어느 정도 도덕적 권위를 지닌다. 소셜미디어 대기업 페이스북의 성공 덕분에 700억 달러가 넘는 자산가로 전해지는 마크 저커버그 CEO와 달리 웨일즈는 빈털터리다(그래도 “어려움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자신의 관심사는 “인터넷을 자유롭고 개방적으로 유지하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이용자 권리가 존중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웨일즈가 최근 자신의 새 벤처 그리고 소셜미디어의 진로에 관해 뉴스위크와 전화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그것을 발췌·편집한 내용이다.
페이스북의 대안 서비스를 시작한 이유는?
나는 2년 전부터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정보의 질과 관련된 문제를 생각하면서 정보 공급원의 문제만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 주로 참여를 중심으로 사람들이 계속 클릭질하도록 설계된 저급한 정보를 사람들에게 보내는 알고리즘의 문제이기도 하다. 100% 광고로 이뤄지는 소셜네트워크 사업모델의 직접적인 결과다. 이용자에게 광고를 최대한 많이 보여주려는 것이 사실상 그들의 유일한 인센티브다. 알고 보면 그들은 머신러닝과 인공지능을 통해 사람들이 계속 클릭하게 만드는 중독성 강한 장치를 설계했다. 그것은 우리의 바람 또는 필요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다.
근년 들어 인공지능과 머신러닝 기술이 소셜미디어를 바꿔놓았나?
그렇게 생각한다.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자체에는 본질적으로 문제가 없지만 사람들에게 최대한 많은 광고를 보여주는 작업에 그 기술을 적용할 때 부작용이 생긴다. 그리고 바로 거기에 문제가 있다.
WT 소셜에서 무엇을 기대하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나는 저급한 소셜 미디어에 질렸기 때문에 내가 즐길 만한 것이 되기를 기대한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게 걱정스럽다. 질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과 고급 콘텐트를 공유하면서 세상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뭔가를 만들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이다.
그런 변화를 가져오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특정한 이용자 숫자나 유형이 있는가?
나는 그저 쿨하다고 생각하는 일, 사람들이 좋아하기를 바라는 일을 할 뿐이다.
자발적인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위키피디아의 재정은 안정적인가?
매년 나가는 돈보다 들어오는 돈이 좀 더 많으니 거기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지난 10~15년 사이 언론계 전반에 걸쳐 일어난 일이 미묘한 영향을 미쳤다. 소도시 지역언론의 붕괴로 인해 작성되는 ‘역사의 초안’이 많지 않다. 내 고향인 앨라배마주 헌츠빌의 역사를 쓰고자 할 경우 필시 1970년대 후반이나 80년대 초의 사정이 요즘보다 나았을 것이다. 지역 신문 발행일 수가 한 주 7일에서 3일로 줄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15~20년 만에 역사를 기록하는 현시대를 돌아보면서 “소읍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실제론 전혀 몰랐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취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서다. 우리 사회가 해결해야 하는 큰 문제다.
신문의 광고 사업을 빼앗아간 페이스북과 구글 탓인가?
복잡한 문제로 여러 가지 요인이 있다. 저널리즘은 일단 접어두고 유튜브에 관해 이야기해보자. 최신 컴퓨터를 이용해 유튜브에 들어가서 순수한 내용의 동영상을 보기 시작하면 오래 가지 않아 극단주의자들의 음모론을 접하게 된다는 것을 사람들은 보여줬다. 구글에서 “사람들을 음모론적 사고로 유도할 시스템을 설계하자”고 생각한 이는 분명 없었다. 페이스북이나 구글의 누군가가 “좋아, 지역 언론을 파멸시키자”고 생각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것은 하나의 부작용이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다.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품질을 중시하면서 커뮤니티의 최고 인재를 선발한 뒤 고품질 정보를 찾아내 유통시키는 추가적인 권한을 부여하는 시스템의 개발이 첫걸음이다. 내가 WT 소셜을 광고 없이 운영하는 이유다. 조직은 그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 움직인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순전히 광고성 뉴스를 올릴 때 저질 낚시성 제목으로 클릭을 유도하는 클릭베이트 방식을 거부하기가 힘들다. 제작비가 적게 들고 실제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독자가 돈을 낼 때는 완전히 다른 인센티브를 갖는다. 자신들에게 의미가 있는 독특하고 색다른 것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왜 굳이 돈을 지불하겠는가? 광고를 비즈니스 모델로 사용하지 않는 데는 어려움이 따른다. 소셜네트워크라면 모두에게 비용을 부과하는 방식은 합당하지 않다. 그러나 위키피디아의 경험을 통해 “돈을 낼 필요는 없지만 유지할 만한 가치가 있는 사이트이니 돈을 내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이 내 접근방식이다.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인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페이스북과 구글을 분할하자고 제안한다.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하는가?
그 문제와 관련해선 뭐가 됐든 지지하기가 조심스럽다. 크고 복잡하며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전 세계에 친구를 만드는 소셜네트워크다. 따라서 그것을 분할해 미니 페이스북으로 만들기는 어렵다. 그러나 기업가정신이 중요하고 사람들이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더 광범위한 정책과 반 경쟁 행위의 규제는 정말로 중요하다.
정부의 규제를 거론하면서도 유럽의 프라이버시 법은 비판해 왔는데.
유럽에선 나쁜 법안이 많이 상정됐다. 예컨대 유럽 의회에 제출된 업로드 필터 의무화는 웹사이트에 업로드되는 것을 일일이 저작물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일치하는 게 나올 경우 업로드를 차단하는 방안이었다. 어처구니없는 한심한 아이디어다. 모든 사람을 범죄자 취급하며 공정사용(비판·보도·교육·연구 같은 목적의 저작물 사용)의 모든 뉘앙스를 무시한다. 그래서 부결됐다. 우리는 인터넷이 사람들이 뭔가를 올릴 수 있는 곳이 되기를 원한다. 모든 게 위에서 아래로 향하며 방송 매체처럼 통제되기를 원치 않는다. 우리가 인터넷에서 다양성을 원하듯이 말이다.
실리콘밸리는 탐욕스러운가?
대단히 흥미로운 질문이다. 몇몇 경우엔 물론 그렇다.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그만큼 돈을 벌려고 작정하지 않고도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번 사람도 있었다. 이는 재미있는 현상이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돈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심미주의자로 묘사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그가 순전히 돈에 이끌려 사업을 해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요즘엔 주로 무엇을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나?
지난 수개월 동안 WT 소셜과 관련된 일을 하며 보냈다. 개발자 3명과 커뮤니티 관리자 1명을 뒀다. 기본적으로 우리 팀과 함께 설계·개발 작업을 하며 즐겁게 지낸다. 그런 일에 많은 시간을 쓴다. 그러나 여행과 강연 그리고 위키피디아 관련 작업, 사람 만나는 일도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머신러닝이 우리를 어디로 이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대단히 강력한 도구이며 따라서 우리에게 몇몇 정말로 경이적이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자율주행차 기술은 대다수 사람이 인식하는 것보다 빠른 속도로 발전한다. 주행 안전을 완전히 혁신할 기회다. 놀라운 변화가 다가오고 있다. 의학에선 온갖 유형의 건강한 행동 분석법 개발, 유전체 염기서열 분석 또는 약품개발 등에 빅데이터를 이용한다. 정말로 대단한 일이 될 것이며 전 세계 많은 사람의 수명과 삶의 질에 놀라운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머신러닝이 심장마비·발작 예측 능력을 향상시켜 필요한 사람에게 적절한 치료를 적용할 수 있는 몇몇 흥미로운 사례가 알려졌다. 그 기술이 생명을 구하는 환상적인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잘못될 만한 일은 무엇인가?
반면에 똑같은 기본적인 기술 세트가 대단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치광고의 상당히 강력한 마이크로타게팅(micro targeting, 개인 맞춤형 홍보)에도 이용될 수 있다. 정치인은 표적 세분화가 가능해 대상에 따라 완전히 다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어떤 상당한 기술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인간은 할 수 없는 일이지만 머신러닝을 이용하면 대규모의 실행이 가능하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경우 대상 그룹에 따라 서로 모순되는 다른 광고가 전달됐다. 정말 끔찍한 일이다. 정치인들이 그래선 안 된다. 그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막을지 생각해야 한다.
억만장자가 아니라서 유명한데, 어려움은 없는가?
문제없다. 멋지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 세계를 여행하고 누구든지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고, 재미있는 사람을 많이 안다. 멋진 집도 갖고 있다. 나로선 그것으로 충분하다.
이윤 동기 없이 사업하는 가장 성공적인 실리콘밸리 기업가일지 모른다.
나의 영리기업 위키아 팬덤의 사업이 잘된다. 지출보다 수입이 많은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본질적으로 잘못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 그것은 좋은 일이고 성공을 의미한다. 그러나 내가 실제로 돈에 집착하지 않고 그렇게 신경 쓰지 않는 건 사실이다. 항상 재미있는 일이 없을까 하는 데 더 관심을 갖는다. 최근 창업 후 여러 해 동안 갖고 있던 위키아라는 이름에서 개명한 팬덤의 사업이 아주 잘 되고 있다. 광고 지원을 받는 위키 커뮤니티가 20만 개를 웃돈다. 한 달 방문자가 2억 명을 웃돌며 계속 늘어난다. 지난해 투자업체 TPG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았다. 따라서 사업은 모두 아주 잘 되고 있다.
- 프레드 구털 뉴스위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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