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 이베이코리아, 알리바바에 팔리나] 시장다각화(알리바바)·한국시장 철수(이베이) 이해 맞아 물밑 논의 돌입
[단독 | 이베이코리아, 알리바바에 팔리나] 시장다각화(알리바바)·한국시장 철수(이베이) 이해 맞아 물밑 논의 돌입
경쟁심화·수익성악화에 국내기업은 손사래…유한회사변경·조직개편·배당확대 등 매각 시그널 중국 최대 e커머스 기업 알리바바의 이베이코리아가 인수 가능성이 제기된다. 알리바바는 시장 다각화를, 이베이는 한국 시장 철수 등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최근 매각 논의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진다.
4월 7일 투자은행(IB)업계와 이베이코리아 등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이 불거진 지난달 초부터 알리바바와 인수합병(M&A)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올 초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가 돌았다”며 “알리바바가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도 “이미 중국 측(알리바바)에 매각되는 것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게 내부 소식”이라고 전했다.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해 글로벌 IB 크레딧스위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인수자 물색에 나섰다는 소식은 지난달 초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당시 잠재 인수 후보로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 유통 공룡 롯데그룹 등이 거론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시장의 매각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미 2017년부터 매각을 위해 인수 후보를 찾기 시작했으며, 몸값을 높이기 위한 내부 조직 정비도 이미 마쳤다는 것이 정보통신(IT)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싱가포르의 이베이아시아 본부 주도로 이베이코리아의 개발·회계 등 핵심 부서를 쪼개 다른 해외 법인에 붙이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미국 본사가 지난 2년 연속 거액의 배당을 챙겼고,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말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점도 정황상 매각을 위한 정지작업 아니냐는 분석을 낳는다. 유한회사는 재무상태·세금납부 내역 등과 관련해 외부감사 의무가 없어 경영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당초 이베이코리아 매각이 어려울 거란 회의론도 적지 않았다. 42억 달러(약 5조1000억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의 가치가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 G9, 옥션 등 온라인쇼핑몰을 보유 중이며 연간거래액이 총 17조원(와이즈레테일 추산, 2019년 기준)에 달한다. 네이버·쿠팡에 이어 국내 e커머스 3위 규모다. 다만 국내 e커머스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마케팅 비용 증가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초 인수 후보로 거론된 롯데쇼핑·신세계 등도 이런 문제로 손사래를 쳤다. 이에 비해 알리바바는 5조원의 현금을 끌어올 능력이 있다. 특히 중국 시장의 성장 정체로 M&A 등을 통해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e커머스를 비롯해 물류·콘텐트·백화점·온라인광고 등 분야에 주로 투자한다. 알리바바가 실제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나선다면 싱가포르나 홍콩에 PEF를 조성해 펀드가 사들이는 구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관계자는 “중국 e커머스 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이후 해외판로 확보 및 기업 투자가 어려워졌다”며 “한국과 동남아 투자를 통해 시장을 넓히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자본이 미국 기업을 인수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 M&A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에 국내 자본과의 합작을 통한 재무적 투자를 단행한 뒤 외연을 넓힐 가능성도 있다.
이베이는 이번 M&A가 성사되면 배당금을 제외하고도, 약 4조3000억원의 차익을 올리게 된다. 이베이는 2001년 옥션을 1500억원에, 2009년 G마켓을 5500억원에 각각 인수했다. 이베이로서는 아마존에 밀려 이익 신장률과 시장점유율이 정체되고 있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온라인 티켓판매업체 스텁허브를 경쟁사 비아고고(Viagogo)에 40억 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중국 IT 기업 관계자는 “한국 e커머스 시장이 포화 상태지만, 한중 간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새로운 기회 포착을 염두에 둔 것 같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신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은 자본과 기술력이 있지만 양질의 콘텐트가 부족하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세계적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는 저품질이란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알리바바가 실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양질의 한국산 제품을 손쉽게 조달해 자국 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역으로 중국산 제품의 수출 통로가 넓어진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이런 움직임에 손 마사요시(孫正義) 소프트뱅크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지분 26%를 가진 대주주다.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는 쿠팡의 가장 큰 투자자이기도 하다. 소프트뱅크를 축으로 알리바바와 쿠팡은 연결고리가 있다. 손 회장이 쿠팡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한국 e커머스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울 목적으로 이베이코리아 M&A를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나리오는 올 초부터 증권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손 회장은 현재 투자사 상장을 통해 투자자들의 퇴로를 열어주는 한편 소프트뱅크의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편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인수자로 나선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며, 매각 관련 얘기는 어디까지나 소문에 불과하다”며 “아직까지 본사로부터 어떤 지침이나 정보도 공유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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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7일 투자은행(IB)업계와 이베이코리아 등에 따르면 이베이코리아는 매각설이 불거진 지난달 초부터 알리바바와 인수합병(M&A)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올 초 이베이코리아가 매물로 나왔다는 얘기가 돌았다”며 “알리바바가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도 “이미 중국 측(알리바바)에 매각되는 것으로 무게추가 기울었다는 게 내부 소식”이라고 전했다.
이베이가 이베이코리아 매각을 위해 글로벌 IB 크레딧스위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인수자 물색에 나섰다는 소식은 지난달 초 국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당시 잠재 인수 후보로 국내 사모펀드(PEF) MBK파트너, 유통 공룡 롯데그룹 등이 거론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시장의 매각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이미 2017년부터 매각을 위해 인수 후보를 찾기 시작했으며, 몸값을 높이기 위한 내부 조직 정비도 이미 마쳤다는 것이 정보통신(IT)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싱가포르의 이베이아시아 본부 주도로 이베이코리아의 개발·회계 등 핵심 부서를 쪼개 다른 해외 법인에 붙이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는 것이다. 미국 본사가 지난 2년 연속 거액의 배당을 챙겼고, 이베이코리아가 지난해 말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한 점도 정황상 매각을 위한 정지작업 아니냐는 분석을 낳는다. 유한회사는 재무상태·세금납부 내역 등과 관련해 외부감사 의무가 없어 경영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당초 이베이코리아 매각이 어려울 거란 회의론도 적지 않았다. 42억 달러(약 5조1000억원)에 달하는 이베이코리아의 가치가 매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이베이코리아는 G마켓, G9, 옥션 등 온라인쇼핑몰을 보유 중이며 연간거래액이 총 17조원(와이즈레테일 추산, 2019년 기준)에 달한다. 네이버·쿠팡에 이어 국내 e커머스 3위 규모다. 다만 국내 e커머스 시장이 포화상태인 데다, 마케팅 비용 증가로 지속적 투자가 필요해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초 인수 후보로 거론된 롯데쇼핑·신세계 등도 이런 문제로 손사래를 쳤다.
5조원 매각 성사시 이베이 4조3000억원 차익 올려
중국의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관계자는 “중국 e커머스 시장이 성장의 한계에 다다른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이후 해외판로 확보 및 기업 투자가 어려워졌다”며 “한국과 동남아 투자를 통해 시장을 넓히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자본이 미국 기업을 인수한다는 부정적 여론이 형성되면 M&A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다. 이에 국내 자본과의 합작을 통한 재무적 투자를 단행한 뒤 외연을 넓힐 가능성도 있다.
이베이는 이번 M&A가 성사되면 배당금을 제외하고도, 약 4조3000억원의 차익을 올리게 된다. 이베이는 2001년 옥션을 1500억원에, 2009년 G마켓을 5500억원에 각각 인수했다. 이베이로서는 아마존에 밀려 이익 신장률과 시장점유율이 정체되고 있어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입장이다. 지난해 온라인 티켓판매업체 스텁허브를 경쟁사 비아고고(Viagogo)에 40억 달러에 매각하기도 했다.
알리바바 내부 사정을 잘 아는 중국 IT 기업 관계자는 “한국 e커머스 시장이 포화 상태지만, 한중 간 전자상거래 활성화 등 새로운 기회 포착을 염두에 둔 것 같다”며 “다만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통·금융 시장이 요동치고 있어 신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기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 기업은 자본과 기술력이 있지만 양질의 콘텐트가 부족하다는 것이 공통된 지적이다. 세계적으로 ‘메이드 인 차이나’는 저품질이란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알리바바가 실제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하면 양질의 한국산 제품을 손쉽게 조달해 자국 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역으로 중국산 제품의 수출 통로가 넓어진다. 국내 e커머스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이런 움직임에 손 마사요시(孫正義) 소프트뱅크 회장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소프트뱅크는 알리바바 지분 26%를 가진 대주주다. 소프트뱅크와 비전펀드는 쿠팡의 가장 큰 투자자이기도 하다. 소프트뱅크를 축으로 알리바바와 쿠팡은 연결고리가 있다. 손 회장이 쿠팡의 나스닥 상장을 위해 한국 e커머스 시장에서 지배력을 키울 목적으로 이베이코리아 M&A를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쿠팡의 이베이코리아 인수 시나리오는 올 초부터 증권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손 회장은 현재 투자사 상장을 통해 투자자들의 퇴로를 열어주는 한편 소프트뱅크의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입장이다.
한편 이베이코리아 관계자는 “알리바바가 인수자로 나선다는 얘기는 금시초문이며, 매각 관련 얘기는 어디까지나 소문에 불과하다”며 “아직까지 본사로부터 어떤 지침이나 정보도 공유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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