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추석은 없다] 선물도 ‘비대면’이 대세… 귀성 대신 한우 선물
[어제의 추석은 없다] 선물도 ‘비대면’이 대세… 귀성 대신 한우 선물
쿠팡·마켓컬리, 추석선물도 새벽배송… 특급호텔 직원이 직접 선물 배송 추석 선물도 ‘비대면’이 대세다. 유통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추석 선물의 온라인 판매·배송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올 추석은 코로나19 여파로 지역 간 이동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가성비가 좋은 선물을 비롯해 프리미엄 선물세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명절에 직접 고향을 방문하지 못하는 보상 심리에 귀성 여비가 절약된 만큼 선물에 더 큰 비용을 투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트렌드는 앞서 실시한 백화점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기간에서 드러났다.
국내 주요 백화점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최대 67.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고향을 방문하거나 직접 만나 인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선물로 인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기간(8월14일~9월5일) 매출이 전년 추석 같은 기간보다 67.6% 늘었다. 롯데백화점(8월21일~9월1일)과 신세계백화점(8월24일~9월3일)도 각각 36%, 13.6%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선물세트와 인기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물량을 약 20% 늘렸다. ‘프레스티지 선물세트’로는 최상위 등급의 한우 세트인 ‘L-NO.9 세트(100세트 한정, 6.5㎏)’를 170만원에, ‘영광 법성포 굴비 세트 황제(굴비 2.7㎏)’를 200만원에, 5대 샤또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와인으로 구성한 ‘KS 1994년 올드 빈티지 그랑 크뤼 세트(2세트 한정, 3병)’를 700만원에, ‘프리미엄 생트러플(송로버섯) 세트(120g)’를 55만원에 판매한다.
온라인 예약판매는 더욱 큰 폭으로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예약판매 기간 온라인 매출은 51.3% 늘었다. 이에 맞춰 신세계백화점은 SSG닷컴에서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를 전체 추석 선물세트로 확대하고 온라인 전용 상품도 70% 늘렸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선물세트 목록을 볼 수 있는 e카탈로그도 9월 11일부터 신세계백화점 앱을 통해 선보였다.
예년보다 인기가 높은 품목은 한우였다.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지난 몇 년간 명절 선물세트는 가성비가 좋은 상품이 주를 이뤄왔다. 그러나 올해는 귀성길 대신 선물을 택한 소비자가 늘면서 프리미엄 선물인 한우의 인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현대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은 정육이 106.2%로 가장 컸고 건강식품(81%), 수산(66%), 청과(41%)가 뒤를 이었다. 특히 50만원 이상 한우(121.1%)와 30만원 이상 굴비(89.7%) 등 프리미엄급 선물세트가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역시 정육 매출이 240% 늘었고, 굴비(160%)와 청과(64%)도 사전예약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가성비가 높은 선물세트도 여전히 인기다.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10만원 이하 알뜰 선물세트의 예약판매 신장률이 25.7%를 기록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집밥 트렌드가 지속하면서 집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밀키트나 소포장 선물세트 등이 눈길을 끌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 확산에 따른 우려가 커지면서 건강식품을 찾는 발길도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은 건강 관련 상품의 인기가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추석 물량을 전년보다 20% 가까이 늘렸다. 에티카 마스크 종합 세트 1호(5만3000원), GNC 실버건강 세트(10만4000원), 강개상인 홍삼정 스틱(4만8000원) 등이 대표적이다.
롯데백화점은 1~2인 가구 증가세를 겨냥하고 명절 선물로 들어오는 한우세트를 한꺼번에 먹기 어려워 냉장고에 장기 보관하는 불편함을 줄이고자 추석 기간 동안 선물을 나눠서 받을 수 있는 ‘선물세트 정기구독권’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구독권은 총 3종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한우세트 2종과 청과세트 1종으로 준비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관계자는 “냉장고에 장시간 한우를 보관하면 육질 저하 등의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고객에게 최상의 제품만을 제공하기 위해 정기 구독권이라는 신규 상품서비스를 기획하게 됐다”며 “코로나19로 명절에 고향 방문이나 가족 모임이 줄어들어 많은 양의 선물세트를 단기간 내 먹기 어려운 경우에 정기구독권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의 강자로 떠오른 e커머스 업체들은 추석에도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진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몰에서 신선식품을 구입하게 된 40~50대 신규 고객 수요를 파악해 충성 고객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 e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주요 소비층이 20~30대였다면 코로나19로 인해 40~50대 주부들이 새롭게 유입됐다”며 “이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주요 소비층인 만큼 추석선물 역시 백화점이나 마트 대신 온라인몰에서 구입할 수 있게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추석 선물도 ‘로켓배송’을 강조한다. 가장 힘을 준 분야는 냉장제품이다. 축산 선물세트 중 냉장제품을 지난 추석 대비 30~40% 이상 강화했다. 쿠팡의 새벽배송 시스템인 ‘로켓프레시’를 전면에 내세워 날씨 변화에 관계없이 신선 냉장제품을 빠르게 배달해 40~50대 주부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사전예약 판매에서도 냉장세트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쿠팡 관계자는 “올해 가장 주력해서 준비한 제품은 10만원대 한우정육세트로 지난 추석 대비 30~40%가량 물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마켓컬리는 지난 추석 인기상품이었던 ‘일상味소’와 ‘설성한우’ 시리즈를 강화하고 마켓컬리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제품들로 추석을 준비했다. 지난 추석에 가장 많이 판매된 설성한우 세트가 13만원대였던 것을 감안해 가성비가 높은 선물세트 위주로 선보인다. 마켓컬리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집에서 추석을 보내는 ‘홈명절’이 키워드로 떠오른 만큼 소형 가구를 겨냥한 제품들도 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특급호텔도 추석 선물세트 대전에 뛰어들었다. 프리미엄 선물 트렌드에 비대면 소비가 각광 받는 점을 고려해 호텔리어가 집 앞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국내 주요 특급호텔들은 추석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일제히 명절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롯데호텔은 롯데호텔 서울과 월드·울산·제주에서 ‘안심(安心) 맞춤’을 콘셉트로, 한우부터 시그니처 와인까지 다양하게 구성한 추석 명품 선물세트의 판매를 시작했다. 롯데호텔은 비대면 수령을 원할 경우 지정 장소까지 배달 후 배송완료 문자를 보내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추석 사전판매 하루 평균 문의량이 전년에 비해 30% 정도 더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호텔업계의 추석 선물 판매는 호텔리어가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가 특징이다. 최근 쿠팡 등 유통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며 배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호텔리어가 직접 배달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호텔 객실 룸서비스를 제공하는 ‘버틀러’ 개념을 호텔 밖으로 확장한 것이다.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탈서울 파르나스와 코엑스는 10월 4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판매를 진행하는데, 20만원 이상 구매 시 호텔 직원이 직접 배송에 나선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의 선물세트 배송 서비스가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고객을 만나기 어려운 만큼 수준 높은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내 주요 백화점이 추석 선물세트 사전예약 판매를 진행한 결과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최대 67.6%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고향을 방문하거나 직접 만나 인사하기가 어려워지면서 선물로 인사를 대신하는 경우가 많아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은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 기간(8월14일~9월5일) 매출이 전년 추석 같은 기간보다 67.6% 늘었다. 롯데백화점(8월21일~9월1일)과 신세계백화점(8월24일~9월3일)도 각각 36%, 13.6% 증가했다.
롯데백화점은 프리미엄 선물세트와 인기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물량을 약 20% 늘렸다. ‘프레스티지 선물세트’로는 최상위 등급의 한우 세트인 ‘L-NO.9 세트(100세트 한정, 6.5㎏)’를 170만원에, ‘영광 법성포 굴비 세트 황제(굴비 2.7㎏)’를 200만원에, 5대 샤또를 대표하는 와이너리 와인으로 구성한 ‘KS 1994년 올드 빈티지 그랑 크뤼 세트(2세트 한정, 3병)’를 700만원에, ‘프리미엄 생트러플(송로버섯) 세트(120g)’를 55만원에 판매한다.
온라인 예약판매는 더욱 큰 폭으로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예약판매 기간 온라인 매출은 51.3% 늘었다. 이에 맞춰 신세계백화점은 SSG닷컴에서 ‘온라인 선물하기’ 서비스를 전체 추석 선물세트로 확대하고 온라인 전용 상품도 70% 늘렸다.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선물세트 목록을 볼 수 있는 e카탈로그도 9월 11일부터 신세계백화점 앱을 통해 선보였다.
예년보다 인기가 높은 품목은 한우였다.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지난 몇 년간 명절 선물세트는 가성비가 좋은 상품이 주를 이뤄왔다. 그러나 올해는 귀성길 대신 선물을 택한 소비자가 늘면서 프리미엄 선물인 한우의 인기가 되살아나는 분위기다. 현대백화점의 매출 신장률은 정육이 106.2%로 가장 컸고 건강식품(81%), 수산(66%), 청과(41%)가 뒤를 이었다. 특히 50만원 이상 한우(121.1%)와 30만원 이상 굴비(89.7%) 등 프리미엄급 선물세트가 높은 신장률을 보였다. 롯데백화점 역시 정육 매출이 240% 늘었고, 굴비(160%)와 청과(64%)도 사전예약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
마스크·영양제·홍삼 등 건강식품 물량 늘려
롯데백화점은 1~2인 가구 증가세를 겨냥하고 명절 선물로 들어오는 한우세트를 한꺼번에 먹기 어려워 냉장고에 장기 보관하는 불편함을 줄이고자 추석 기간 동안 선물을 나눠서 받을 수 있는 ‘선물세트 정기구독권’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구독권은 총 3종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한우세트 2종과 청과세트 1종으로 준비했다. 롯데백화점 상품본부 관계자는 “냉장고에 장시간 한우를 보관하면 육질 저하 등의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 고객에게 최상의 제품만을 제공하기 위해 정기 구독권이라는 신규 상품서비스를 기획하게 됐다”며 “코로나19로 명절에 고향 방문이나 가족 모임이 줄어들어 많은 양의 선물세트를 단기간 내 먹기 어려운 경우에 정기구독권이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소비의 강자로 떠오른 e커머스 업체들은 추석에도 차별화된 배송 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진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온라인몰에서 신선식품을 구입하게 된 40~50대 신규 고객 수요를 파악해 충성 고객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 e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그동안 주요 소비층이 20~30대였다면 코로나19로 인해 40~50대 주부들이 새롭게 유입됐다”며 “이들이 추석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주요 소비층인 만큼 추석선물 역시 백화점이나 마트 대신 온라인몰에서 구입할 수 있게 다양한 마케팅을 펼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추석 선물도 ‘로켓배송’을 강조한다. 가장 힘을 준 분야는 냉장제품이다. 축산 선물세트 중 냉장제품을 지난 추석 대비 30~40% 이상 강화했다. 쿠팡의 새벽배송 시스템인 ‘로켓프레시’를 전면에 내세워 날씨 변화에 관계없이 신선 냉장제품을 빠르게 배달해 40~50대 주부를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사전예약 판매에서도 냉장세트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쿠팡 관계자는 “올해 가장 주력해서 준비한 제품은 10만원대 한우정육세트로 지난 추석 대비 30~40%가량 물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e커머스 업체, 이참에 “40~50대 신규 고객 잡아라”
한편 코로나19로 큰 타격을 입은 특급호텔도 추석 선물세트 대전에 뛰어들었다. 프리미엄 선물 트렌드에 비대면 소비가 각광 받는 점을 고려해 호텔리어가 집 앞까지 찾아가는 서비스를 선보인 것이다. 국내 주요 특급호텔들은 추석을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일제히 명절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롯데호텔은 롯데호텔 서울과 월드·울산·제주에서 ‘안심(安心) 맞춤’을 콘셉트로, 한우부터 시그니처 와인까지 다양하게 구성한 추석 명품 선물세트의 판매를 시작했다. 롯데호텔은 비대면 수령을 원할 경우 지정 장소까지 배달 후 배송완료 문자를 보내는 서비스도 도입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추석 사전판매 하루 평균 문의량이 전년에 비해 30% 정도 더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호텔업계의 추석 선물 판매는 호텔리어가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가 특징이다. 최근 쿠팡 등 유통 물류센터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며 배달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호텔리어가 직접 배달하는 방식으로 안전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호텔 객실 룸서비스를 제공하는 ‘버틀러’ 개념을 호텔 밖으로 확장한 것이다.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인터컨티넨탈서울 파르나스와 코엑스는 10월 4일까지 추석 선물세트 판매를 진행하는데, 20만원 이상 구매 시 호텔 직원이 직접 배송에 나선다. 호텔 관계자는 “호텔의 선물세트 배송 서비스가 새로운 개념은 아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직접 고객을 만나기 어려운 만큼 수준 높은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롯데지주, 밸류업 계획 공시…“주주환원율 35% 이상 지향”
2젝시믹스 매각설에…이수연 대표 “내 주식 겨우 1만원 아냐” 반박
3“뉴진스 성과 축소”…민희진, 하이브 최고홍보책임자 등 고발
4수요일 출근길 ‘대설’…시간당 1∼3㎝ 쏟아진다
5“교통 대란 일어나나”…철도·지하철 등 노조 내달 5~6일 줄파업
6‘조국 딸’ 조민, 뷰티 CEO 됐다…‘스킨케어’ 브랜드 출시
7 러 “한국식 전쟁동결 시나리오 강력 거부”
8경주월드, 2025 APEC 앞두고 식품안심존 운영
9구미시, 광역환승 요금제 시행..."광역철도 환승 5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