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홍콩’은 서울?] 서울, 헥시트(Hexit) 이후 금융허브 도약 가능할까
[‘넥스트 홍콩’은 서울?] 서울, 헥시트(Hexit) 이후 금융허브 도약 가능할까
2020 원코리아 경제포럼 열려… 통일한국 경제모델 건설과 방향성 모색 미국과 중국의 갈등으로 세계 금융의 중심 역할을 했던 홍콩이 흔들리고 있다. 홍콩에서 기업과 자본, 인력이 이탈해 나가는 ‘헥시트(Hexit, Hongkong-exit)’우려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허브의 역할이 도시와 국가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에 싱가포르, 시드니 등 어느 도시가 홍콩을 대체할 수 있을지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서울은 새 금융허브로 도약할 수 있을까.
11월 2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21세기 통일한국 경제모델 건설과 북한지역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방향성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다. 1부 행사에서는 ‘헥시트(HEXIT), Next Hongkong 서울 가능한가? (통일경제, 아시아 금융허브 실현에 길이있다)’라는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짐 로저스 짐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축사를 통해 “남한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북한의 노동력과 천연자원이 결합하는 남북한의 통일은 상상만 해도 흥분되는 일”이라며 “북한지역 천연자원의 개발, 새로운 산업과 사회기반시설의 건설, 노동 시장의 확대, 남북한의 내수 시장의 확대는 한국 경제의 무한한 성장 동력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명히 통일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은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올 수 있다”며 “번영하는 통일국가를 이루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금융허브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토론자들은 서울을 글로벌 금융허브로 만드는 것이 중요한 문제이고 또 필요하다고 말하면서도 ‘과연 준비를 잘하고 있는지’는 생각해볼 문제라고 지적했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경제학)는 홍콩의 영향력을 흡수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정말로 흡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했다. 강 교수는 “금융이 자본주의의 꽃이라고 하는데 과연 한국에서 금융 산업을 비롯한 서비스 산업 마인드가 국제 기준에 맞춰져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공급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한국의 금융 서비스가 국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많은 서비스가 한국과 한국인 기준에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강 교수는 “외국인이 한국에 왔을 때 불편하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며 “한국이 글로벌 리더가 되려면 금융 기준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금융사가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유화 성균관대 교수(중국대학원 금융학)는 “한국 금융기관들의 수익 중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이래서는 50년, 100년이 지나도 한국에서 국제 금융기관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삼성이 해외로 진출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제품의 85%를 해외에서 생산하는데, 본사를 한국에 두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그 이점을 누리고 있다. 금융기관도 이렇게 성장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정태용 연세대 교수(국제대학원)는 “제도가 금융 산업을 가로막는 측면도 있지만, 금융 산업 종사자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수동적이라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일부 금융맨은 조금이라도 위험해 보이는 일엔 도전하기 꺼린다. 실패해도 정부가 보장해 준다고 약속해야 생각을 해보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모두가 바라는 북한 시장이 개방되는 시점이 오더라도 기초체력이 없다면 우리나라가 금융허브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며 “규모가 작더라도 도전해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모든 노력도 필요하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이 금융산업을 발전시키는데 녹록하지 않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라임,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기 피해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의 금융 산업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며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산업이 성장하려면 건전성과 신뢰가 필요한데, 이번 사건으로 한국의 금융감독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 드러났다는 것이다. 김 논설위원은 “관리 감독해야 할 사람들까지 사기 사건에 연루돼 수사가 진행된다는 뉴스가 나오는 상황이다. 사모펀드가 한국의 금융감독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2부 행사는 북한지역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방향성 모색을 주제로 진행됐다. 조정훈 국회의원(시대전환)은 “한반도가 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언제든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특정한 이념이나 세대, 집단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컨센서스를 만들고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UN프로젝트조달기구(UNOPS)와 STS &P 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STS&P 2020 K-방역전시회’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AKU교수협회, SG코리아포럼, 시대전환 조정훈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비랜드인터레스츠(Beeland Interests, 회장 짐로저스 James Beeland Rogers Jr.),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이 후원했다. ‘AKU교수협회’는 전국 교수진 100여명이 참여해 ‘코리안드림’이라는 통일 국가의 비전과 가치를 중심으로 교육 자료 발간 및 프로그램 운영을 이어갈 목적으로 지난 10월 17일 서울 강동구 피스센터에서 창립됐다.
-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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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0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21세기 통일한국 경제모델 건설과 북한지역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방향성을 모색하는 포럼’이 열렸다. 1부 행사에서는 ‘헥시트(HEXIT), Next Hongkong 서울 가능한가? (통일경제, 아시아 금융허브 실현에 길이있다)’라는 주제로 토론이 진행됐다.
짐 로저스 짐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축사를 통해 “남한의 자본과 기술 그리고 북한의 노동력과 천연자원이 결합하는 남북한의 통일은 상상만 해도 흥분되는 일”이라며 “북한지역 천연자원의 개발, 새로운 산업과 사회기반시설의 건설, 노동 시장의 확대, 남북한의 내수 시장의 확대는 한국 경제의 무한한 성장 동력을 제공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분명히 통일은 이루어진다고 생각한다. 그 시간은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올 수 있다”며 “번영하는 통일국가를 이루기 위해 아시아-태평양 금융허브가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금융사, 해외 무대 서려거든 해외 나가라”
한국의 금융사가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로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안유화 성균관대 교수(중국대학원 금융학)는 “한국 금융기관들의 수익 중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이래서는 50년, 100년이 지나도 한국에서 국제 금융기관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안 교수는 “삼성이 해외로 진출하지 않았다면 지금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이 제품의 85%를 해외에서 생산하는데, 본사를 한국에 두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그 이점을 누리고 있다. 금융기관도 이렇게 성장해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정태용 연세대 교수(국제대학원)는 “제도가 금융 산업을 가로막는 측면도 있지만, 금융 산업 종사자들의 태도에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수동적이라는 지적이다. 정 교수는 “일부 금융맨은 조금이라도 위험해 보이는 일엔 도전하기 꺼린다. 실패해도 정부가 보장해 준다고 약속해야 생각을 해보는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모두가 바라는 북한 시장이 개방되는 시점이 오더라도 기초체력이 없다면 우리나라가 금융허브 역할을 할 수 있겠느냐”며 “규모가 작더라도 도전해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이런 모든 노력도 필요하지만, 현재 한국의 상황이 금융산업을 발전시키는데 녹록하지 않는 점은 인정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은 “라임,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기 피해 문제가 불거지면서 국내외 투자자들이 한국의 금융 산업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며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말했다. 금융산업이 성장하려면 건전성과 신뢰가 필요한데, 이번 사건으로 한국의 금융감독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지 드러났다는 것이다. 김 논설위원은 “관리 감독해야 할 사람들까지 사기 사건에 연루돼 수사가 진행된다는 뉴스가 나오는 상황이다. 사모펀드가 한국의 금융감독 시스템을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2부 행사는 북한지역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방향성 모색을 주제로 진행됐다. 조정훈 국회의원(시대전환)은 “한반도가 금융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언제든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특정한 이념이나 세대, 집단이 아니라 공동체가 함께 컨센서스를 만들고 이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UN프로젝트조달기구(UNOPS)와 STS &P 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는 ‘STS&P 2020 K-방역전시회’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AKU교수협회, SG코리아포럼, 시대전환 조정훈 국회의원이 공동으로 주최하고 비랜드인터레스츠(Beeland Interests, 회장 짐로저스 James Beeland Rogers Jr.),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이 후원했다. ‘AKU교수협회’는 전국 교수진 100여명이 참여해 ‘코리안드림’이라는 통일 국가의 비전과 가치를 중심으로 교육 자료 발간 및 프로그램 운영을 이어갈 목적으로 지난 10월 17일 서울 강동구 피스센터에서 창립됐다.
- 이병희 기자 yi.byeong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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