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배터리 3사, 1분기 점유율 다 합쳐도 CATL 못미쳐
3사 점유율 30.9%, 전년 대비 57.2~108.6% 성장… CATL은 320.8% 늘어
올해 1분기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EV, PHEV, HEV) 탑재 배터리 사용량에서 우리나라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이 중국 CATL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1∼3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의 에너지 사용 총량은 총 47.8기가와트시(GWh)로 작년 동기 대비 127.0% 증가했다. 작년 3분기부터 시작된 전기차 판매 회복세가 올해 들어 가속화된 영향이라는 게 SNE리서치의 설명이다.
1분기 배터리 에너지 사용 총량의 증가는 대부분 중국 CATL로 향했다.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20.8%에 달하는 15.1GWh의 사용량을 기록해 일본 파나소닉과 LG화학을 제치고 독보적인 1위 업체로 도약했다.
LG화학,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국내 3사는 같은 기간 동안 각각 20.5%, 5.3%, 5.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3사의 점유율을 합쳐도(30.9%) CATL에 미치지 못한다. 3사의 점유율 합계는 지난해 동기(37.8%)보다 6.9%포인트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모델Y(중국산), 폭스바겐 ID.3, 포드 머스탱 마하-E 등 판매 호조에 힘입어 89.3% 성장했지만, 점유율은 24.6%에서 20.5%로 줄었다. 순위는 2위를 유지했다. 삼성SDI는 아우디 E-트론 EV와 피아트 500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57.2% 성장했지만, 점유율은 7.7%에서 5.3%로 하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기아 니로 EV와 현대 코나 EV(유럽) 등의 판매 증가에 힘입어 108.6% 증가했지만 역시 점유율은 5.5%에서 5.1%로 떨어졌다.
이에 반해 CATL은 올해 1~3월 15.1GWh의 배터리를 공급해 점유율을 31.5%로 끌어올렸다. 성장률은 무려 320.8%에 달한다. CATL 뿐 아니라 BYD, CALB, Guoxuan 등 중국계 기업들은 세자리수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배터리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 코로나19 이후 주춤했던 중국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회복되면서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팽창하는 내수 시장에 힘입어 대거 약진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SNE 리서치는 “EV 배터리 기술이 급변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한국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업체들로 인해 뒷걸음질치는 모양새”라며 “CATL을 필두로 세계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EV 배터리 시장의 치열한 경쟁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CALB과 Guoxuan의 성장률은 각각 913.9%, 259%에 달한다.
3위를 차지한 파나소닉이 테슬라와의 제휴를 바탕으로 건재할 가능성이 높지만 일본 배터리 업체들은 전반적으로 점유율 하락에 시달렸다. 대부분의 일본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평균 판매 증가율은 시장 평균을 밑돌고 있다. 파나소닉의 점유율은 지난해 1분기 26.0%에서 올해 16.7%로 줄었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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