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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그룹 지배구조 대해부④] 코로나 위기에도 금융권 CEO 연봉 역대급 상승

윤종규 KB금융 회장 26억6000만원 …전년 대비 67% ↑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26억3000만원 …전년 대비 5.6% ↑
“장기누적 고객 자본으로 운영하는 구조, 고액연봉 값어치 제대로 했나”

 
지난해 5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액을 가져간 이는 윤종규 KB국민금융지주 회장, 배당금을 가장 많이 받은 이는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 1분기 보고서 및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26억6000만원의 보수를 받으며 금융지주사 최고 연봉자 자리에 앉았다. 2019년 15억9000만원이던 윤 회장의 연봉은 1년 새 무려 '67%' 올랐다. 단기성과급 5억700만원에 장기성과급 13억5000만원까지 더해져 성과급만 총 18억6000만원에 달했다. 
 
성과급만 놓고 보면 전년도 성과급 7억9000만원 대비 2배 이상 큰 폭으로 상승했다. 6년째 임기가 이어지면서 누적된 장기 성과금이 이연됐고 지난해 3조455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함과 동시에 1등 금융지주사 자리를 다시 찾은 데 대한 보상으로 풀이된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전체 당기순이익 3조4552억원으로 전년 대비 4.3% 오른 성과를 낸 바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26억3000만원을 챙기며 2위 자리를 이었다. 윤 회장보다 3000만원 낮은 보수다. 앞서 김 회장은 ▲2018년 17억5000만원 ▲2019년 24억9000만원 등을 받으며 그간 금융지주사 회장 가운데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최근 3년간 연봉 총액 기준으로는 최고 수준이다.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은 전년과 동일한 13억원을 받았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연봉은 11억원으로, 급여 8억원에 상여 2억9900만원이 더해지면서 전년 대비 3억3800만원 늘었다.
 
은행연합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광수 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지난해 7억6600만원을 받았다. 급여 3억원과 상여금 2억원, 퇴직금 2억6500만원 등을 모두 더한 금액이다.
 

김정태·손태승 배당금 ↑…자사주 대거 매입

 
 
금융지주 회장들의 결산배당금은 전반적으로 다소 줄어들었다. 5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실적이 2019년보다 큰 폭으로는 늘지 못한 탓으로 보통주 1주당 배당금 액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2019년 보통주 1주당 2210원을 배당했던 KB금융은 1770원으로 줄었고 신한금융도 1주당 1850원에서 1500원으로 배당금이 줄었다. 하나금융 역시 1주당 2100원에서 1850원으로(중간배당 포함), 우리금융도 1주당 700원이던 것을 360원으로, 농협금융도 1주당 1767원에서 1227원으로 크게 줄였다.
 
이에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지난해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은 이는 1억2100만원의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이었다. 김 회장이 책임경영 실천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자사주를 매입해 6만5668주를 보유했고, 지난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하나금융이 가장 높은 주당 결산배당을 실시했기 때문으로 읽힌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전년 대비 900만원 가량 줄어든 37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고,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배당 금액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음에도 지난해 자사주 물량을 대거 매입함에 따라 총 수령액이 늘었다. 손 회장은 2019년 말 기준 4만296주의 자사주를 보유하다 지난해 주식 수를 8만8127주로 크게 늘리면서, 전년 대비 350만원 가량 늘어난 31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전년 대비 400만원 가량 적은 1800만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한시적인 배당 성향 축소로 회장들의 배당금 결산 규모는 줄어들었으나, 금융당국이 배당 성향을 자율적으로 상향할 수 있도록 했고 이에 각 금융지주가 분기배당이나 중간배당 형태로 주주 환원 정책을 시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결국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고액 연봉만큼 경영 능력 발휘했는지 평가해봐야”

 
회장들의 보수는 크게 늘어나거나 여전히 엄청난 규모인 반면, 지난해 5대 금융지주 일반 직원들은 평균 8% 가량 상승된 보수를 받았다. 지난해 기준 각 금융지주사 직원들의 평균 급여는 ▲KB금융 1억5500만원 ▲신한 1억4100만원 ▲우리 1억4000만원 ▲하나 1억2900만원 ▲농협 1억1500만원 등 순이었으며, 하나금융의 경우엔 직원들의 평균 급여가 전년 대비 600만원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경영 실적이 전년 대비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금융지주 회장들의 연봉은 최대 67%, 평균 30% 가량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 대해 업계 고위관계자는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실적은 몇 십 년 전부터 누적된 고객들의 자본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 금융지주 회장이나 은행장 등 한 두 명의 능력으로 좌지우지되기엔 힘든 구조”라며 “회장으로서 일반직원들보다 많은 급여를 받아가는 것은 이해하지만 과연 그 액수만큼의 경영 능력을 발휘했는지는 되짚어봐야 할 부분”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4대 시중은행장 가운데서는 허인 KB국민은행장이 가장 높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인 KB국민은행장(17억2900만원), 진옥동 신한은행장(11억3000만원), 지성규 하나은행장(10억2200만원), 권광석 우리은행장(5억5300만원) 순이었다. 권준학 농협은행장은 연봉 5억원 미만으로 정확한 금액은 공시되지 않았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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