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int

"줄이고 없애자"…은행 점포 폐쇄 어렵자 ATM 감축 경쟁나서

4대 시중은행 ATM, 2만개 밑돌아
비대면 거래 늘면서 고객의 기기 사용 빈도 줄어
점포서 운영하는 ATM도 적극 감축 중

 
서울 시내의 한 시중은행 점포가 운영 중인 ATM. 이 지점은 ATM 이용 고객이 줄면서 ATM 한 기기를 없앴다. [사진 이용우 기자]
 
은행권의 자동화기기(ATM)가 빠른 속도로 줄고 있다.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4대 시중은행에서만 ATM이 1년에 2000여 개씩 없어지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은행들이 점포를 폐쇄하려면 금융당국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 ATM부터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모습이다.  
 

4대 시중은행 ATM, 한 해에 2000여개 감소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운영 중인 ATM은 총 1만9229개를 기록했다. 4대 은행의 ATM은 지난해 말 처음으로 2만개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 1분기와 2019년 말을 비교하면 4대 시중은행의 ATM은 2195개(10.2%) 감소해 역대로 많이 줄었다.
 
은행별로 국민은행이 신속하게 ATM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 말 기준 국민은행의 ATM은 총 5589개로 2019년 말보다 1188개(17.5%) 감소했다. 이어 신한은행의 ATM은 같은 기간 351개 줄어든 5422개, 우리은행은 377개 준 4508개, 하나은행은 279개 감소한 3751개를 기록했다.  
 
은행업계는 점포당 평균 5~6개 ATM을 운영하고 있지만, 고객의 이용 수수료가 거의 없어 수익성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점포를 줄이는 것만큼 ATM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며 "점포 통폐합 시에도 ATM 설치를 최대한 줄이려고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은행들은 비대면 거래 규모가 빠르게 늘고 있어 더 이상 ATM이 불필요해지고 있다고 봤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내 은행권의 인터넷뱅크 등록 고객 수는 1억7030만명(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쓰고 있는 중복 소비자 포함)으로 2019년 말보다 7% 늘었다. 
 
각 은행의 비대면 상품 거래도 빠르게 늘고 있다. 3월 말 기준 하나은행의 비대면 수신 비중은 74.9%, 여신은 86.9%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비대면 수신과 여신 비중도 각각 73.1%, 60.1%로 50%를 넘어섰다. 다른 은행들도 비슷한 상황으로 은행들은 앞으로 종이통장과 현금 사용이 줄면서 '놀고 있는' ATM이 많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ATM, 점포보다 더 빠르게 줄어들어

 
은행업계는 ATM이 점포의 감축 속도보다 빠르게 줄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은행들이 현재 운영 중인 점포에서도 ATM을 줄이는 가운데 점포 감축에 따라 사라지는 ATM까지 더해 기기의 감축이 빨라진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말 국내 은행의 점포 수는 총 6405개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5%(304개) 줄었다. 4대 시중은행만 봤을 때 같은 기간 점포 수는 5.2%(176개) 감소했다. 
 
올해 들어서도 은행권의 점포는 30여개 줄었다. 은행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거래가 증가하면서 대면 영업의 수익성과 지점의 효율성이 떨어져 앞으로도 추가적인 점포 철수를 계획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하반기에 국민은행은 29개 점포를, 우리은행은 21개 점포를 없애고, 신한은행도 3개 점포를 줄일 계획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대도시 번화가의 점포를 운영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보통 12억~17억원"이라며 "은행원보다는 ATM을 줄이는 게 보다 쉽다 보니 지점에서도 ATM을 줄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업무효율 저하 부담에…대기업 10곳 중 3곳만 60세 이상 고용

2尹대통령 내외 사리반환 기념식 참석…"한미관계 가까워져 해결 실마리"

3 대통령실, 의료계에 "전제조건 없이 대화 위한 만남 제안한다"

4이복현 금감원장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할 계획"

5정부 "80개 품목 해외직구 전면차단 아니다…혼선 빚어 죄송"

6 정부 'KC 미인증 해외직구' 금지, 사흘 만에 사실상 철회

7"전세금 못 돌려줘" 전세보증사고 올해만 2조원 육박

8한강 경치 품는다...서울 한강대교에 세계 첫 '교량 호텔' 탄생

9서울 뺑소니 연평균 800건, 강남 일대서 자주 발생한다

실시간 뉴스

1업무효율 저하 부담에…대기업 10곳 중 3곳만 60세 이상 고용

2尹대통령 내외 사리반환 기념식 참석…"한미관계 가까워져 해결 실마리"

3 대통령실, 의료계에 "전제조건 없이 대화 위한 만남 제안한다"

4이복현 금감원장 "6월 중 공매도 일부 재개할 계획"

5정부 "80개 품목 해외직구 전면차단 아니다…혼선 빚어 죄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