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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아닌 우유 주세요”, 대체 우유 찾는 소비자들

흰 우유 소비량 10년만에 최저 기록
건강, 환경상 이유로 대체 우유 찾는 소비자 늘어

 
 
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아몬드 우유와 흰 우유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사진 이현정 인턴기자]
 
“우유 좋아 우유 좋아 우유 주세요 더 주세요” 어릴 적 한 번쯤 불러본 노래 가사다. 오랫동안 우유는 누구나 좋아하는, 하루에 한 잔씩 마시는 음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서울우유, 파스퇴르 유업 등 국내 주요 유가공업체들이 귀리 우유, 아몬드 우유 등 대체 우유 제품을 출시하며 우유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대체 우유란 원유가 아닌 귀리, 아몬드, 쌀, 캐슈너트, 흑임자 등 식물성 원료를 활용해 우유처럼 만든 제품이다. 매일유업은 지난 5월 매일두유 고단백을 출시하며 대체 우유 라인업에 신제품을 더했다. 매일유업에 따르면 해당 신제품은 출시 2주만에 1만개 이상 판매돼 당초 예상보다 2배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스타벅스는 우유 대신 두유를 사용한 ‘콜드브루 오트라떼’를 신메뉴로 출시했다. 스타벅스는 2017년 ‘오트밀 라떼’를 시작으로 매년 두유를 활용한 음료를 선보이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도 대체우유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는 중이다.
 
시중에서 다양한 대체 우유를 찾아볼 수 있다. [사진 각사 홈페이지 캡쳐]
국내 대체 우유 시장 규모
 
낙농진흥회의 우유 유통소비통계에 따르면 2020년 1인당 백색 시유(흰 우유) 소비량은 26.3㎏으로 최근 10년간 소비량 중 최저를 기록했다. 출산율 감소로 인해 우유 소비량이 준 것도 있지만, 우유 소비 취향이 다양해지며 상당수의 소비자를 대체 우유 시장에 빼앗긴 것으로 분석된다. 대체 우유 시장 규모는 2016년 80억원에서 지난해 430억원으로 증가하며 상승세를 기록 중이다. 2025년에는 668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건강, 비건, 환경의 이유로 우유 대신 대체 우유 찾아

 
최근에 환경 문제가 우리 사회의 주요한 이슈로 대두되며 비건을 지향하는 사람이 많아졌다. 이에 따라 대체 우유 소비량도 함께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대학생 김수민씨(25)는 “비건 식단을 지향하고 있다. 우유도 결국 동물성 제품이다 보니 우유 대신에 아몬드 우유나 귀리 우유 같은 대체 우유를 마시게 되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이 건강상의 이유로 대체 우유를 택하기도 한다. 한국인 10명 중 7명은 유당불내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우유 속 유당을 분해하는 효소가 부족해 우유를 섭취하면 불편함을 겪는다. 대학생 정모씨(24)는 “우유를 마시면 속이 안 좋고 피부에 알레르기 반응이 왔다. 병원에서 우유 대신 대체 우유 마실 것을 권해 그 이후로 아몬드 우유나 두유를 즐겨 마신다”라고 밝혔다. 직장인 김병수씨(28)는 “우유를 마시면 소화가 안 되기도 하지만, 대체 우유는 우유보다 지방 함량과 칼로리가 적어 즐겨 마신다”며 “대체 우유에 시리얼을 타 먹거나 간식처럼 즐겨 마신다”라고 전했다.  
 

대체 우유 표기 문제, 해결 과제로 남아

미국 아마존에서는 '아몬드 드링크'라고 표기된 상품이 판매 중이다. [사진 아마존]
 
하지만 엄밀히 따지면 이들은 ‘우유’가 아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우유를 ‘원유를 살균 또는 멸균 처리한 것이나 유지방 성분을 조정한 것’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대체 우유는 원유를 전혀 함유하지 않아 ‘우유’의 기준에 충족하지 못한다. 아직 관련 조항이 없어 대체 우유 혹은 식물성 우유라고 불리고 있지만, 낙농업계는 애매한 표기가 소비자들의 오해를 부른다며 대체 우유에 ‘우유’ 표기 사용을 제한할 것을 주장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미국 식품의약국은 대체 우유에 우유가 아닌 ‘음료(drink, beverage)’와 같은 중립적인 표현으로 표기할 것을 권고했다.
 
이은희 인하대 교수(소비자학과)는 “요즘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불편사항이나 요구사항에 잘 대처함으로써 소비자의 호응을 얻는다”며 “다양한 우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증가하자 기업들이 이에 맞는 대체 우유나 가공 우유 제품 출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현정 인턴기자 lee.hyunjung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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