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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갈아치운 대표만 5명…‘CEO 잔혹사’ 티몬에 무슨일이?

빅히트 따상 주역 ‘재무통’…한 달 만에 등기이사 사임
5년간 등기 대표이사 5명 올라…사모펀드 ‘인사 입김’ 강해

 
 
전인천 티몬 대표와 장윤석 티몬 대표. [사진 티몬]
 
“2021년 5월11일 취임. 2021년 6월15일 사임.” 
 
티몬이 CEO 단명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전인천 티몬 공동대표가 대표직 취임 한 달여 만에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티몬 측은 대표직은 유지한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통상적이지 않은 만큼 업계에선 사실상 퇴임 수순으로 해석하고 있다.  
 

재무통 vs 개발자…티몬의 전략은

유통업계에 따르면 전 대표는 지난달 15일 등기 대표이사·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상장을 주도적으로 맡았던 재무 전문가로 유명한 인물. 지난해 11월 말 티몬에 재무부문장(CFO)으로 전격 영입된 뒤 6개월 만에 대표이사에 취임하면서 다시 한 번 주목받았다. 동시에 사내이사 자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전 대표는 이진원 대표가 물러난 자리에 바통을 이어받았다. 당시 재무통인 전 대표가 CEO로 낙점된 것을 두고 상장을 앞둔 티몬 상황을 감안한 인사라는 해석이 많았다. 티몬의 전략도 수익성 개선과 함께 신사업을 통한 외형을 키우고 성장성을 확보하는 전략으로 나아가는 듯 보였다. 이른바 숫자 만들기다.  
 
하지만 전 대표가 취임한 지 한 달 만에 장윤석 아트리즈 대표가 영입되면서 티몬은 또 한 번 반전을 맞는다. 업계에선 티몬이 상장 전략을 매각이나 다른 방향으로 선회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전 대표가 재무통이라면 장 대표는 콘텐트 전문가로 개발자 출신이다. 특히 장 대표가 대표로 있던 아트리즈는 크리에이터가 선별한 브랜드, 상품 설명, 고객간 소통에 중점을 둔 콘텐트를 기획하고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 티몬이 장 대표를 앞세워 플랫폼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할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적자폭을 줄이긴 했지만 연내로 다가온 상장 달성은 불투명하다는 시각이 많다”며 “재무적 대표보다 개발자를 통한 새로운 변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고 말했다.  
 

엑시트 압박 거세…경영인 무덤  

이번 결정은 티몬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의 결정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티몬은 현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앵커에쿼티파트너스 등 국내외 재무적투자자(FI)가 약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 측은 이번 장 대표 인사를 통해 ‘커머스와 콘텐트’ DNA를 모두 잡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사모펀드의 ‘엑시트 압박’이 거세지면서 최근 5년간 티몬이 전문경영인의 무덤이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실제 티몬은 신현성 창업주 이후 사모펀드가 대주주가 된 뒤 등기이사직에 오른 대표이사만 5명에 달한다.  
 
2017년 부터 5년 남짓한 시간동안 유한익 대표이사, 이재후 대표이사, 이진원 대표이사, 전인천 대표이사 등이 등기 대표로 취임했다가 사임했다. 가장 긴 기간 대표이사를 역임한 것은 이진원 전 대표로 2019년 6월부터 2021년 5월까지 23개월간 근무했고, 대부분 1년 남짓 짧은 기간 안에 회사를 떠났다. 전 대표 사임과 후임 대표 취임은 같은 날 동시에 이뤄졌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티몬이 지분구조상 미국계 사모펀드 회사 등 사모펀드 입김이 세다”며 “대표이사 선임과 사임 과정도 매끄럽지 않아 (회사의 장기 성장을 위해선) 이 구조로부터 빨리 벗어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티몬 측은 전 대표가 등기이사에 물러난 것은 맞지만 대표이사 직함은 유지하고 있다는 해명을 내놨다. 티몬 관계자는 “일반적인 형태가 아닌 것은 맞지만 불가능 한 것도 아니다”라며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결정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매각과 상장은 하나의 과정일 뿐 회사의 목표가 꼭 상장은 아니다”라며 “이번 장 대표는 창업 이래 처음 개발자 출신 대표로, 이로 인한 시너지가 많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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