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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청구 가격’ 밑도는 녹십자셀‧랩셀… 합병 추진 난기류

낮은 주가에 청구권 행사 가능성↑… 2014년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무산 사례도
주총 전까지 주가 부양이 관건… 미국 아티바 상장 등 기대

경기 용인시에 위치한 GC 녹십자셀 센터 [사진 GC 녹십자셀]
GC녹십자그룹이 추진하는 세포치료제 분야 계열사 합병이 주가 하락으로 난기류에 휩싸였다. 합병 발표 이후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 아래로 떨어져 청구권 행사가 늘어날 수 있어서다.
 
다음 달 합병반대의사통지 접수 기간까지 주가 부양에 실패하면 과도한 주식매수 청구권 행사로 합병은 무산될 수 있다. 합병 존속 법인의 미국 계열사 상장 등이 관건이 될 것이란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녹십자그룹은 앞서 지난 16일 세포치료제 분야 계열사인 녹십자셀과 녹십자랩셀의 합병을 추진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각각 다른 역량을 가진 두 회사를 합병해 연구개발(R&D) 경쟁력을 키우고 세포치료제 분야 사업을 확장하겠단 복안이다.
 
합병 공시 이후 두 회사의 주가는 단기 상승했지만 이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합병 공시 다음 날인 17일 종가 기준 11만200원까지 올랐던 녹십자랩셀의 주가는 29일 종가 기준 9만5900원으로 떨어졌고, 19일 종가 기준 4만3750원까지 올랐던 녹십자셀은 29일 3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주목할 점은 합병 대상 두 종목의 주가가 회사 측이 제시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금액보다 낮다는 점이다. 녹십자랩셀과 녹십자셀은 주당 주식매수 예정 가격을 각각 10만3244원, 4만1163원으로 제안했다. 녹십자랩셀과 녹십자셀은 반대 주주에게 지급할 주식매수대금 한도를 총 1500억원으로 설정했다. 녹십자랩셀 주식 145만2868주(13.8%) 혹은 녹십자셀 주식 364만4049주(28.7%)까지 감당할 수 있다.

주주 입장에선 임시주총 직전까지 주가가 청구권 행사금액을 넘어서지 못할 경우 합병에 반대의사를 표시하고 청구권을 행사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판단할 개연성이 높다. 특히 기관 투자자의 경우 청구권 행사가액이 주가보다 높은 경우 청구권을 행사하지 않으면 배임으로 몰릴 소지가 있다. 실제 앞서 2014년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안도 한도를 넘어선 청구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는데, 청구권보다 낮은 주가가 형성되며 기관투자자가 대거 청구권을 행사했다.

결국 녹십자랩셀과 녹십자셀의 합병은 두 회사 모두 주가가 상승해 청구권 행사가액을 넘어서야 한고비를 넘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회사 측은 다음 달 27일부터 임시주총 예정일인 9월 13일까지 합병반대의사통지를 접수할 방침이다.

결국 합병을 위해선 녹십자랩셀과 녹십자셀이 시장에 합병으로 인한 시너지 등을 설득해내는 게 필요하다. 두 회사 입장에서 기대할 만한 것은 녹십자랩셀의 관계사 아티바(Artiva Biotherapeutics)의 성공적인 미국 기업공개(IPO)다.

아티바는 녹십자홀딩스와 녹십자랩셀이 미국 샌디에이고에 설립한 회사로 녹십자랩셀은 아티바의 보통주 32%, 우선주 5%를 보유하고 있다. 아티바의 기업가치가 높게 평가되면 녹십자랩셀의 기업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아티바는 지난 4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증권신고서(S-1)를 제출한 상태다. 구체적인 IPO 시기는 특정되지 않았다.

최윤신 기자 choi.yoon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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