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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 LG엔솔과 합작공장 설립…글로벌 전기차 공략 '본격화'

인도네시아 내 연산 10GWh 공장 건설
50:50 지분, 약 1조1700억원 공동 투자

 
 
 
 
 
 
현대자동차그룹이 LG그룹과 손잡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 주도권 확보에 본격 나섰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은 인도네시아 내 연산 10GWh 규모의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 및 투자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10GWh 규모 배터리셀은 전기차 15만대 이상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로,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약 11억 달러(한화 1조1700억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과 LG에너지솔루션이 절반씩 투자 각각 50%지분을 보유한다. 3분기 중 합작법인 설립을 완료하고, 4분기 중 착공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본사 찾은 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먼저 손을 내밀었다. 조성환 현대모비스 사장이 서울시 여의도 LG에너지솔루션 본사를 직접 찾았다. 코나EV 화재 원인으로 ‘셀 제조 불량으로 인한 내부합선’으로 잠정 결론나자 지난 2월 24일 배터리 전량 교체 리콜을 결정, 현대차가 LG에너지솔루션과 배터리 교체 비용 3대 7 분담을 이끈 것과 대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화재 원인으로 배터리셀 불량이 지목되자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부인하고도 지난해 충당금을 반영해야 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 현대자동차]
특히 현대모비스는 지난 5월 LG에너지솔루션과 현대모비스 간 배터리팩 생산 합작사였던 HL그린파워 지분을 모두 인수하겠다고 공시, LG에너지솔루션과 거리두기에 나섰지만 태도를 바꿨다. 현대모비스는 코나EV에 들어가는 배터리시스템어셈블리(BSA) 생산한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였다. 화재 원인으로 지목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셀을 받아 HL그린파워가 만든 배터리팩으로 BSA를 생산했지만, 이달 HL그린파워 100% 자회사로 끌어안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차 전환 필요가 다시금 LG에너지솔루션을 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전기차 시장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배터리 미확보는 곧 시장 대응 실패와 연결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후위기 심화로 내연기관차의 전기차 전환 요구까지 거세지면서 현대차그룹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총 23종 이상의 전기차를 선보이고 100만대 이상을 판매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핵심 부품인 배터리 확보가 안 되는 불가능한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셀 미확보 시 전기차 생산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배터리는 전기차 가격의 20%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을 만큼 중요한 비중인데 더해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배터리 확보 전쟁으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코나EV 화재 사태 이후 SK이노베이션 배터리를 채택하고, 중국 CATL과도 손잡는 등 다변화 노력을 하고는 있지만,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 조성환 사장(앞줄 왼쪽)과 LG에너지솔루션 김종현 사장이 배터리셀 합작공장 설립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4년 LG에너지솔루션 합작공장에서 생산할 배터리셀을 현대차와 기아의 E-GMP가 적용된 전용 전기차를 비롯해 향후 개발될 다양한 전기차에 우선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E-GMP는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개발한 이른바 전기차 전용 틀(플랫폼)로 아이오닉5가 대표적인 E-GMP 적용 모델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합작공장으로 통해 글로벌 전기차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생산 능력을 120GWh의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수주 잔고는 180조원 수준이다. 올해 생산능력을 155GWh까지 늘리고 이후 미국 GM 합작공장 2곳을 포함한 다른 거점에서도 생산 능력을 확대해 2023년까지 260GWh까지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에선 알루미늄을 추가해 출력은 높이고 화학적 불안정성을 낮춘 NCMA 리튬이온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동주 기자 bae.dong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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