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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톡톡] 보험도 구독하는 시대가 왔다…소비자 응답할까

한화생명, 월 보험료 내고 혜택 받는 구독보험 3종 출시
생활 속 소비 연계 보험…보험사는 손해지만 고객DB 확보 차원
포인트 지급형 구독보험, 계속 출시될 지는 미지수

 
 
[사진 연합뉴스]
 
한화생명이 업계 최초로 구독보험을 내놨다. 매달 보험료를 내면 이마트, GS25 등 제휴사 할인쿠폰을 챙길 수 있고 만기 때는 보험금도 받는다. 수익성에는 물음표가 달리는 상품이지만, 보험소비자 입장에서는 손해볼게 없는 상품이다. 보험업계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는 시점에서 MZ세대 등 젊은층 고객 잡기에 분주한 보험사들에게 구독보험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마트 단골이면 필수네" 구독보험료는 얼마?

한화생명은 지난 4일 이마트, GS25, 프레시지와 손잡고 라이프스타일 구독 솔루션 'LIFEPLUS 구독보험(무)'을 출시했다. 매달 보험료를 내면 중도보험금을 포인트로 받고 이 포인트로 고객이 낸 보험료보다 더 큰 혜택의 제휴 물품을 구매할 수 있는 식이다. 
 
상품은 3종으로 구성됐다. 'LIFEPLUS 이마트 할인 구독보험(무)'은 매월 보험료 3만원을 내면 3만3000원 이마트 상품권 및 5000원 할인 쿠폰 패키지를 준다. 또 매월 보험료에서 1500원이 적립돼 1년 뒤 만기 시점에는 1만8000원의 현금과 이자를 돌려준다. 
 
'LIFEPLUS GS25 편맥 구독보험(무)'은 월 9500원의 보험료를 내고 매월 '4캔에 1만원' 행사 맥주를 9000원에 이용할 수 있는 GS25 상품권과 맥주 할인권이 제공된다. 만기 시점인 1년 뒤에는 매월 500원씩 적립된 6000원의 현금과 이자가 만기 보험금으로 지급된다.
 
[사진 한화생명]
 
'LIFEPLUS 프레시지 밀키트 구독보험(무)'은 월 보험료 2만4000원, 4만8000원 상품 중 선택할 수 있다. 프레시지 밀키트 세트를 최대 47%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으며 만기 때 매월 일정 금액 적립된 현금과 이자를 만기보험금으로 지급받는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11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규제샌드박스(혁신금융서비스)’ 특례를 적용받아 ‘포인트 플랫폼을 통한 보험금 지급 서비스’를 2년간 한시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됐다. 그렇게 탄생한 보험이 바로 'LIFEPLUS 구독보험'이다.  
 
다만 한화생명은 이 서비스를 2022년 11월까지만 제공할 수 있다. 구독보험 보험기간이 1년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 상품은 올해 11월까지만 가입이 가능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구독보험 가입으로 크게 손해볼 게 없다. 예컨대 이마트 구독보험은 3만원의 월 보험료를 내지만 매달 받는 쿠폰금액만 3만8000원이다. 1년 만기 후 보험료 일부와 이자도 돌려받는다. 평소 이마트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적어도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손해를 보지 않는 보험이다. GS25, 프레시지 구독보험도 이런 방식으로 가입자가 내는 월 보험료 대비 더 큰 혜택을 볼 수 있다.  
 
보험사는 구독보험 판매로 계리적인 부분에서는 손해를 본다. 그럼에도 이런 상품을 내놓은 것은 고객에게 자사 보험상품 관심도 및 충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고객 DB(데이타베이스) 확보도 가능하다. 상품 판매로 돈을 벌기보다는 제휴사와 진행하는 일종의 보험 프로모션인 셈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홍보실로 직접 구독보험에 대해 문의하는 고객도 있을 정도로 관심이 높은 상태"라며 "분명 손해를 보는 상품이지만 미래세대 고객 확보와 DB 수집 차원에서는 이점이 있는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구독보험, 계속 출시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향후 국내에서 포인트를 보험금으로 돌려주는 방식의 구독보험 상품은 계속 출시될 수 있을까. 현재 국내 보험사들이 포인트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것은 헬스케어 관련 서비스 영역만 가능하다.
 
일단 한화생명의 구독보험은 내년 11월 혁신금융지정서비스 기한이 끝나기 때문에 이후부터는 상품 판매가 어렵다. 다른 보험사들도 규제샌드박스를 적용받지 않는 한 포인트 지급형 구독보험 출시는 불가능하다.
 
다만 구독보험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고 니즈가 커진다면 금융당국이 관련 규제를 개선할 가능성도 있다. 보험업계에 디지털화로 인한 혁신서비스 도입 물결이 거세고 국내외 할 것 없이 구독경제 모델이 활성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 규제가 풀릴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포인트 지급형이 아닌 다양한 보장을 선택하는 방식의 구독보험이 등장할 수도 있다. 영국의 한 보험사는 지난 2019년 생명보험, 여행자보험, 휴대폰보험 등 7개의 보장 중 최소 3가지 보장을 선택하는 구독보험을 출시했다. 가입자는 구독보험만 가입해두면 자신이 선택한 보장 내에서 보험혜택을 받는다.
 
브라질의 한 인슈어테크 회사도 월 구독형 주택 및 아파트보험 상품을 제공해 소비자가 원하는 기간 동안 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수수료 없이 보장을 중지할 수 있게 했다. 구독자들은 집 청소, 가전제품 수리, 애완동물 관리 등과 같은 보조서비스도 함께 제공받는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고객DB 확보 때문에 보험사들이 무료보험 제공 등 다양한 전략을 쓴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상품에 대한 니즈가 큰 MZ세대 DB를 얻을 수 있는 구독보험은 괜찮은 선택지"라며 "규제가 풀리면 다른 보험사들도 구독보험 출시를 충분히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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