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포인트 환불 대란’ 사태를 빚은 머지플러스에 대해 경찰이 내사에 들어갔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 업체가 포인트 형태의 선불전자지급 수단을 발행해 영업하면서도, 전자금융업자로 등록하지 않았다고 봤다. 이 업체는 그간 자신들이 금융업이 아닌 ‘상품권발행업’을 한다고 주장해왔다.
 
선불전자지급은 선불 결제를 뜻한다. 사용자가 일정액을 선불 결제하면 업체에서 포인트를 주는 식이다. 대신 사용자는 가맹점에서 포인트를 쓰면 할인가에 물건을 살 수 있다. 머지포인트 가맹점은 20%를 할인해줬다.
 
문제는 사용자가 환불을 원할 때 지급해줄 수 있느냐다. 지난 11일 머지플러스는 가맹점 축소를 공지하면서 포인트 미사용분의 90%를 환불하겠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이를 믿지 못한 사용자 수백 명이 다음 날 서울 영등포구 본사를 찾아 수일 동안 사옥을 점거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 업체로부터 환불받았단 사용자들이 밝힌 환불 비율은 90%에 못 미쳤다.
 
그런데 전자금융업자라고 해도 같은 사태가 닥쳤을 때 온전히 환불하지 못할 수 있다. 포인트를 팔아 번 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 규정이 없어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선불 충전금 예치 방식, 원금 보전 등 가이드라인을 연내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결과물은 없다. 규정이 이렇다 보니 현재 운영 중인 선불결제 서비스에 대해서도 못 믿겠단 반응이 이어졌다.
 
이런 선불전자지급업 규모는 지난해 1조9900억원에 달했다.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선불전자지급수단 사업자는 8월 현재 67곳에 달한다.
 
이런 시선에 가장 먼저 입장을 내놓은 곳은 ‘차이머니’를 운영하는 차이코퍼레이션이었다. 이곳은 차이머니로 결제하면 최대 3.5%를 포인트로 적립하거나 즉시 할인해준다. 또 매일 약 30개 브랜드를 선정해 최대 50%까지 적립 혜택을 준다. 일 결제액이 5,억원에 이를 만큼 인기를 얻자, 지난해 12월엔 7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이곳은 자사 앱을 통해 “충전된 차이머니 전액을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라 안전자산으로 보호하고 있다”며 “회원은 충전한 차이머니를 관계 법령 및 약관에 따라 언제든지 환급받을 수 있다”고 공지했다.  
 
휴대폰 결제업체 다날에서 만든 암호화폐 ‘페이코인’도 선불 결제 방식을 띈다. 사용자가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페이코인을 산 뒤 이 업체 앱에 등록하면, 가맹점에서 코인으로 물건을 살 수 있다. 편의점에선 결제액의 15%를 할인해주고, 매달 대규모 할인 이벤트도 진행한다. 사업 첫해인 지난해 결제액은 약 79억원이지만, 올해 코인시장 붐을 타고 결제액도 크게 늘었다.
 
그런데 이 업체가 올린 순이익은 매출을 크게 뛰어넘는다. 올 상반기에만 51억원 매출에 227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올렸다. 비트코인 등 이 업체가 지닌 암호화폐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이런 실적을 들어 “지급 관련 문제가 생겨도 충분히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상덕 기자 mun.sangd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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