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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카드 결산] PLCC·제휴카드 강타한 ‘카카오뱅크’ 위력…MZ세대 사로잡다

TOP10 중 1·2·6위 ‘카카오뱅크 제휴카드’…은행·증권 이어 카드까지 영향력 ↑
"PLCC·제휴카드, 카드사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코로나19 여파 당분간 출시 경쟁 이어질 것"

 
  
카드업계 내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Private Label Credit Card)’와 '제휴카드' 열풍이 불어 닥친 가운데, 올해 상반기 기준 인기순위에선 ‘카카오뱅크’가 새로운 키워드로 떠올랐다. 은행권 메기에서 ‘고래’로 성장한 카카오뱅크가 공모주 신화·금융권 대장주 이슈를 생산하며 증권가를 흔든데 이어 카드업계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정기업의 브랜드를 신용카드에 적용해 해당 기업에 집중된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PLCC와 제휴카드가 MZ세대에 호응에 힘입어 급성장 중이다. 최근 카드사들은 신규 고객 확보가 용이하다는 점에서 PLCC를 새로운 활로로 인식하며, 올해에만 20여 종이 넘는 PLCC 신상품을 쏟아내기도 했다. 
 
PLCC와 제휴카드는 제휴방식과 카드사의 역할에 따라 개념이 나뉜다. 대체적으로 PLCC는 제휴업체와 단독제휴를 맺는 경우가 많고 제휴카드는 다자제휴를 통한 상품이 출시되는 차이점이 있다. 또 통상적으로 PLCC는 제휴업체와 카드사가 상품을 공동 기획해 비용과 수익을 모두 분담하는 형태인 반면 제휴카드는 제휴업체가 카드사에게 일을 맡기는 방식으로, 마케팅·상품출시·카드 수익 등 상당 부분 관리를 카드사가 진행한다. 
 
다만 각 상품적 개념이 국내에 도입된 지 얼마되지 않아 이에 대한 정의나 의의를 따로 구분하지 않고 혼용해 사용하는 것이 관례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 리스트엔 없었던 카뱅…1년 만에 상위권 휩쓸어

 
같은 듯 다르지만 PLCC와 제휴카드는 다양한 신규 고객들을 모을 수 있고 광범위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공통점에 기반해 카드업계 내 새로운 먹거리로 자리잡았다.   
 
PLCC·제휴카드 열풍 속에서 올해 인기는 ‘카카오뱅크’가 휩쓸었다. 국내 최대 신용카드 전문사이트 카드고릴라가 [이코노미스트]에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기 PLCC 및 제휴카드 상위 10개 상품 가운데 1·2·6위가 카카오뱅크 관련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엔 ‘카카오뱅크’ 관련 상품이 상위 10개 리스트에 단 한 개도 오르지 않았던 것을 감안했을 때, 카카오뱅크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관심이 지난 1년간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월 신한·KB국민·삼성·씨티카드와 협업해 제휴카드를 출시했고, 올해 7월 롯데카드와 제휴를 추가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기 상품은 ▲1위 카카오뱅크 삼성카드(삼성카드) ▲2위 카카오뱅크 씨티카드(씨티카드) ▲3위 네이버페이 taptap(삼성카드) ▲4위 대한항공카드 030(현대카드) ▲5위 네이버페이 라인프렌즈 신한카드(신한카드) ▲6위 카카오뱅크 신한카드(신한카드) ▲7위 NH올원 Shopping&11번가카드 R2타입(NH농협카드) ▲8위 신세계 씨티클리어 카드(씨티카드) ▲9위 CLUB SK카드(하나카드) ▲10위 스타벅스 현대카드(현대카드) 순이었다.
 
1위에 오른 ‘카카오뱅크 삼성카드’는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서만 신청 가능한 상품으로, 국내외 가맹점 0.5% 할인·온라인몰과 배달앱에서 3% 할인·스트리밍 20% 할인 등이 주요 혜택이다. 2위 ‘카카오뱅크 씨티카드’와 6위 ‘카카오뱅크 신한카드’ 역시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서 신청이 가능하며, 각각 전 세계 스타벅스 50% 할인·카카오T바이크 50% 할인·스트리밍 25% 할인과  사용횟수별 최대 5만원 캐시백·카카오T 캐시백·배달앱 캐시백 등이 주요 혜택으로 제공된다.
 

PLCC·제휴카드도 '카카오' '네이버' 열풍…‘빅테크 전성시대’

 
‘네이버페이’ 관련 PLCC·제휴카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 1위였던 삼성카드의 ‘네이버페이 taptap’가 올해 3위로 두 계단 하락했지만, 3·5위에 네이버페이 관련 PLCC가 나란히 자리하며 여전히 상위권에 위치했다.
 
결국 톱10 인기 PLCC·제휴카드 가운데 5개의 상품이 카카오뱅크와 네이버페이 등 빅테크와의 협업을 통한 상품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빅테크가 MZ세대가 주축인 PLCC 소비자들의 트렌드를 관통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신용카드 발급에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들이 추구하는 주요 혜택·타입을 제대로 파악한 것도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카드고릴라 측 자료에 따르면, 카드고릴라 홈페이지에서 신용카드 검색 시 ‘필요한 카드 혜택’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의 답변은 올해 상반기 기준 ▲통신 14.7% ▲쇼핑 11.7% ▲마트·편의점 10.4% ▲교통 9.8% ▲주유 9.3% 등 순으로 높았다.  
 
특히 마트·편의점 항목은 지난해 상반기 9.6%에서 올해 10.4%로 상승하며 순위도 4위서 3위로 올랐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확산으로 외출이 줄어들고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소비 행태의 변화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상반기엔 ▲통신 14.5% ▲쇼핑 10.0% ▲교통 9.9% ▲마트·편의점 9.6% ▲주유 9.4% 등 순이었다.
 
실제 상위권에 오른 상품의 주요 혜택이 스트리밍·배달앱·온라인몰 할인인 것으로 나타면서 이러한 소비자들의 니즈가 올해 PLCC·제휴카드 인기 순위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고승훈 카드고릴라 대표는 "기존에도 많은 제휴카드나 PLCC가 등장했었지만 올해처럼 카드사들이 앞다투어 출시하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경우는 거의 없었는데,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본격화 되면서 카드사의 마케팅 비용 축소가 큰 이슈로 부각됐고 PLCC와 제휴카드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좋은 답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라며 "장기화 된 코로나19로 고객들의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한 카드사들의 PLCC·제휴카드 상품들의 약진이 눈에 띄는 추세인데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급성장한 쇼핑·배달앱·빅테크 등 트렌드에 민감한 MZ세대들을 공략한 카드들이 인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고 대표는 "실제로 일부를 제외한 거의 대다수의 PLCC·제휴카드는 기대에 못미치는 발급 수와 함께 소리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많았고 제휴업체의 리스크가 곧 카드상품의 리스크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PLCC와 제휴카드가 지속적으로 카드업계를 주도할 수 있는가에 대한 의문은 있을 수 있다"며 "다만 모바일에서 특정분야마다 존재감이 큰 앱을 중심으로 대부분의 소비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고려해 본다면 당분간 PLCC·제휴카드 출시경쟁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HIT 카드] 카카오뱅크 ‘5색’ 제휴카드…골라 쓰는 혜택 쏠쏠 


카카오뱅크가 제휴카드를 통한 카드사와의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다방면 혜택’이 이점인 제휴카드를 선택해 신용카드 업계에 처음 발을 들인 가운데 이후 1년여 만에 해당 카드들의 인기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면서 업계 안팎에선 “카카오뱅크의 위력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월 신한·KB국민·삼성·씨티카드 등 4개 카드사와 동시제휴를 맺고 첫 제휴신용카드를 출시했으며 올해 7월엔 롯데카드와 손잡고 다섯 번째 제휴신용카드를 선보였다.  
 
카카오뱅크는 각 카드사들이 갖고 있는 다양한 혜택들을 고객들에게 제공하기 위해 PLCC가 아닌 제휴카드 형식을 선택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PLCC는 독자적 제휴를 통해 최적화 또는 특화된 혜택을 제공하기 때문에 다양성 측면에선 상대적으로 제한적일 수 있다고 봤다”며 “반면 제휴카드는 카드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제휴사 혜택들을 사용할 수 있어 기획 측면에서 용이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개의 카드사와 동시제휴를 맺은 것 역시 카드별 혜택을 다채롭게 꾸리려는 의도였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제휴카드 혜택은 카드사별로 모두 다르다.
 
신한카드는 전월 이용금액과 관계없이 해외서비스 수수료 전액을 할인해주고 ‘카카오뱅크 신한카드’로 5000원 이상 결제한 횟수를 10회 단위로 카운트해 최대 5만원 캐시백을 제공한다. 월 2회 5000원 이상 결제시, 카카오T 3000원 캐시백과 배달앱 3000원 캐시백 혜택을 마련했다.  
 
삼성카드는 전월 이용금액과 할인한도 없이 국내외 전 가맹점에서 기본 0.5% 할인 혜택이 제공되고, 할인점·편의점·슈퍼마켓 등에선 1% 할인된다. 전월 이용금액 50만원 이상 시엔 온라인쇼핑몰·배달앱·헬스&뷰티·신선식품 배송 3% 할인과 스트리밍 20% 할인 등이 추가 제공된다.
 
KB국민카드는 전월 실적 50만원 이상 시 넘는 편의점 등 7개 업종에서 건당 1만원 이상 결제 시 3000원을 할인해주고, 특별 할인혜택으로 숙박앱·공연앱·PC방 등 업종에서 건당 5000원을 할인해주는 혜택을 마련했다.  
 
씨티카드는 해외 서비스 수수료를 전액 면제해주고 전 세계 스타벅스 월 2회 50% 할인, 카카오T바이크 등 공유자전거 50% 할인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트리밍서비스 결제 시 25% 할인과 대중교통·통신비·배달앱·편의점 등에서 5% 할인도 제공된다.
 
지난 7월, 가장 최근 카카오뱅크 제휴카드를 출시한 롯데카드는 전월 실적 상관없이 전 가맹점에서 0.5% 기본 캐시백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의 주 이용고객인 2030세대가  자주 소비하는 스트리밍·간편결제·배달앱·교통·푸드·편의점·쇼핑 영역에서 5% 특별 캐시백도 제공된다.  
 
한편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5개 제휴카드는 카카오뱅크 앱을 통해서만 가입이 가능하다는 공통점을 지녔다. 카카오뱅크가 지닌 금융상품 판매 인프라를 활용해 고객 유치에 집중하고, 각 카드사들은 상품 개발과 이후 관리 역할을 담당했다는 게 카카오뱅크 측 설명이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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