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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씨티은행 출구전략 또 지연…WM·카드 부분매각에 '무게'

'통매각 or 분리매각' 출구전략 결정 7월→8월→9월로
"매각 연기 불가능"…"일부은행 분리인수 실사 진행 중"

 
영등포 문래동에 위치한 영시티 건물 1층 모습. [이용우 기자]
 
한국씨티은행의 매각 작업이 또 다시 미뤄졌다. 지난 6월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매각 발표 이후 두달이 넘도록 매각 방향을 정하지 못하면서 '단계적 폐지'라는 최악의 출구전략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오는 26일로 예정된 정기 이사회에서 소비자 금융 부문에 대한 출구전략 방향을 논의 안건에 올리지 않기로 했다. 당초 씨티은행은 7월 중 출구전략 방향을 확정짓겠다는 계획이었지만, 이달 26일로 한달 가량 결정을 미룬 바 있다. 
 
출구전략 논의가 또다시 미뤄지자 금융권에서는 씨티은행의 소비자금융 매각이 난관에 부딪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의 통매각 추진을 우선으로 하되, 여의치 않을 경우 WM(자산관리)·카드 부문에 대한 '분리매각' 방안도 열어뒀다. 이마저도 힘들 경우 '단계적 폐지'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염두에 뒀다.
 
이후 씨티은행은 소비자금융 부문 인수의향서(LOI)를 내고 실사 참여 의사를 내비친 일부 금융사들과 물밑 협상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협상에 나선 금융사들이 대부분 '부분 인수'를 선호하고 있는데다, 씨티은행 노조는 '통매각' 혹은 '매각 연기'를 주장하고 있어 경영진의 고민이 깊어졌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내부 직원들의 동요가 큰 만큼 경영진들도 원칙적으로 고용안정에 중점을 통매각 방식을 우선 추진하고 있다"며 "매각이 난항을 겪는다기보다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 철회 이후 '최적의 시기'에 통매각을 재추진 해야 한다는 노조 측 주장에 대해서는 "이미 매각을 공식화 한 상황에서 오히려 몸값만 떨어질 수 있어 현실적으로 어려운 판단"이라고 지적했다.  
 
일단 금융권에서도 최악의 출구전략으로 꼽히는 '단계적 폐지'로 결론날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씨티은행의 자산관리·카드 부문의 경우 고액 자산가 고객이 많은 '알짜 매물'이라는 시각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다만 씨티은행이 부문매각으로 방향을 틀 경우 2000여명에 달하는 소비자금융 직원들에 대한 고용 승계 여부가 협상 과정의 쟁점으로 등장할 개연성이 크다. 때문에 씨티은행 내부적으로는 출구전략 발표 전후로 대규모 희망퇴직 단행 가능성도 거론된다.
 
인수전 참여에 나선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일부 은행이 소비자금융 부분 인수를 우선으로 정밀 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각 방안이 세 방향으로 나눠져 있는 만큼 예상보다 실사 기간이 더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공인호 기자 kong.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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