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업계, 상반기 역대급 실적 불구 웃지 못하는 까닭은?
대출 확대로 5개 대형 저축은행 전년 대비 50% 당기순이익 증가
하반기 악재에 실적 불투명…대출규제·금리인상·법정최고금리 인하 등
저축은행업계가 올해 상반기 역대급 실적 경신에도 불구하고 금융당국의 연이은 규제에 하반기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표정이 어둡다.
법정최고금리 인하와 가계대출 죄기 영향 등으로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실적 고공행진을 이어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총 79개 저축은행 가운데 69곳의 상반기 순이익이 1년 전보다 증가했다. 특히 대형 저축은행 중심으로 실적 개선의 폭이 컸다. 5개 대형 저축은행(SBI·OK·웰컴·한국투자·페퍼)은 전년 대비 50%가량 오른 총 488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은행별로 살펴보면 ▲SBI저축은행 1936억원 ▲OK저축은행 1483억원 ▲웰컴저축은행 707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383억원 ▲페퍼저축은행 372억원 순이다.
이 가운데 페퍼저축은행은 전년 동기 대비 300% 이상 크게 증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5%, 54% 오르며 눈에 띄게 성장했다. 웰컴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18%, 한국투자저축은행은 20% 증가했다. 업계 전반의 실적 개선에는 신용대출 수요 증가와 함께 중금리 대출이 확대된 것이 주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하반기엔 호실적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대출규제의 강도를 점차 높이고 있고, 법정 최고금리 인하와 기준금리 인상 등 악재가 산적해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이 최근 ‘가계부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금융당국의 대출 죄기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지난 8월 23일부터 회원사들에게 대출 총량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가계가 저축은행에 진 빚은 올해 2분기에만 2조5000억원 늘어났으나 이번 규제로 인해 저축은행의 대출 자산 증가세는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강민경 기자 kang.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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