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폐기물을 제철소에서 재사용 …'지금은 자원순환 시대'
국내 총 폐기물 발생량 2019년도 기준 일평균 49만톤↑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삼성SDI 배터리3사 폐배터리 역량 강화中
자원 선순환 구조 위해 이종업계 간 협업도 활발
'쓰고 버리던 폐기물'이 다시 태어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의 일환으로 기업들이 부가가치가 높은 자원의 재활용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다. 더 나아가 이종업계 간에도 자원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한 협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매해 폐기물 늘어나, 재활용 이젠 선택 아닌 필수
매해 폐기물 발생량이 증가함에 따라 폐기물 처리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재활용 사업으로의 유인이 높아지고, ESG 경영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면서 폐기물 재활용도 자연스레 주목을 받고 있다. 이미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 낙점돼 적극 활용되고 있는 분야도 있다. 폐배터리 산업이 대표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주요 배터리 3사는 폐배터리 분야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5월 미국에서 제너럴모터스(GM)와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통해 북미 최대 배터리 재활용 업체인 ‘리-사이클(Li-Cycle)’과 폐배터리 재활용 계약을 맺은 바 있다.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는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재활용(BMR) 등을 신규 사업으로 키울 예정이다. 삼성SDI도 폐배터리 재활용 전문 기업과 협력 중이다.
‘반도체 폐기물을 제철소에서 재사용?’ 이종업계 간 협업도 활발
제철소의 제강 공정에서는 쇳물 속 불순물 제거를 위해 형석을 사용한다. 형석은 남미, 중국 등 전량을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광물이다. 이때 반도체 폐수슬러지에 포함된 주성분이 형석과 유사한 성분이라는 점에서 해당 연구가 착안됐다.
현대제철은 연간 약 2만 톤의 형석을 수입해 사용하는데, 빠르면 오는 10월 말부터 약 1만여 톤을 폐수슬러지 재활용품으로 대체하고 향후 사용량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시멘트공장으로 보내지던 폐수슬러지를 다양한 분야에서 재활용할 수 있게 되며, 현대제철의 형석 구매비용 절감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쿠팡과 LG화학도 플라스틱 폐기물 회수와 재활용을 위해 손을 잡았다. LG화학과 쿠팡이 체결한 ‘플라스틱 재활용 및 자원 선순환 생태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에 따르면, 쿠팡은 전국의 물류센터에서 버려지는 연간 3000톤 규모의 스트레치 필름(물류 포장용 비닐랩)을 수거해 LG화학에 전달하고 LG화학은 이를 다시 포장재 등 사용 가능한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 쿠팡에 공급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폐기물 처리를 위한 산업 발전 및 업계 간 협업 등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진단한다. 이경자 삼성증권 연구원은 순환경제 시대에 관련한 환경기업 분석리포트에서 “환경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기업들은 궁극적으로 자원 재활용률을 최대한 높임으로써 순환경제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그동안 이상적으로만 자원 재활용의 필요성이 거론되었으나 이제 환경사업은 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비즈니스 중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도 "폐기물 재활용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은 꾸준히 늘어 재활용 산업 자체는 부가가치가 높아지면서 산업의 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같은 밸류체인 안에 속한 기업들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면, 앞으로 협업은 더 활성화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임수빈 인턴기자 im.su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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