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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00만원짜리 루이비통 자전거?”…명품사가 자전거 만드는 이유

수천만원대 자전거 출시한 루이비통·MCM·몽클레르
친환경·지속가능성 트렌드 영향…가치소비 겨냥 분석도

 
 
루이비통은 ‘LV 자전거’를 출시해 지난 8월부터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국내 판매가는 3445만원이다. [사진 홈페이지 캡쳐]
'LV 자전거'의 프레임과 가죽 안장, 체인 등에는 루이비통 로고와 대표 디자인이 입혀져있다. [사진 홈페이지 캡쳐]
 
명품 브랜드가 유명 자전거 제조업체와 손잡고 고가 자전거를 속속 출시하고 있다. BTS가 앰버서더로 활동하고 있는 루이비통은 프랑스 자전거업체 ‘메종 땅보이트 파리’와 함께 ‘LV 자전거’를 출시해 지난 8월부터 국내 판매를 시작했다. 
 
이 제품의 가격은 3445만원으로 프레임과 가죽 안장, 체인 등에 루이비통 대표 디자인이 입혀져있다. 모두 수작업으로 만들어진다는 점을 고려해도 가격이 자동차 한 대 값에 버금가 출시 당시 화제를 모았다.  
 

800만원부터 3500만원까지…고가 자전거 출시하는 명품업계

MCM도 지난 1일 독일 자전거 브랜드 ‘어반’과 협업해 한정판 전기 자전거를 출시했다. 전 세계에서 50대 한정 판매하며 가격은 1000만원부터 시작하고 추가옵션을 선택하면 가격은 더 높아진다. MCM 자전거는 스틸 프레임과 앞바구니, 손잡이에 MCM 로고가 새겨져 있고, 바퀴에서도 빛에 반사된 로고가 보이도록 제작됐다. MCM 관계자에 따르면 “50대 한정 판매 제품으로 제작됐고 아직 50대가 다 판매되지 않아 MCM 글로벌 홈페이지를 통해 주문이 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10월 1일 MCM은 독일 자전거 브랜드 ‘어반’과 협업해 한정판 전기 자전거를 출시했다. 전 세계에서 50대 한정 판매하며 가격은 1000만원부터 시작한다. [사진 MCM]
 
패딩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브랜드 몽클레르도 연내 브랜드 로고를 단 전기 자전거 출시를 앞두고 있다. SSG닷컴 관계자에 따르면 “원래 계획은 지난 9월 23일부터 SSG닷컴과 신세계백화점에서 선착순 판매와 응모 추첨을 통해 판매하는 것이었지만 제조사 일정이 변경돼 출시가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몽클레르는 덴마크 자전거 제조사 ‘메이트바이크’와 손잡고 전 세계 1000대 한정으로 접이식 전기 자전거를 출시할 예정이며 가격은 800만원을 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탈리아 브랜드 몽클레르는 연내 브랜드 로고를 단 접이식 전기 자전거 출시를 앞두고 있다. 가격은 800만원대로 예상된다. [사진 SSG닷컴]
 

패션업계에도 떠오르는 ‘친환경’ 트렌드  

명품 브랜드가 자전거에 집중하는 이유는 최근 패션업계에 떠오르고 있는 ‘지속 가능성’과 ‘친환경’ 트렌드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자전거가 주는 친환경 이동수단이라는 이미지를 통해 일종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선 것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최근 친환경을 입은 패션 브랜드들이 소비자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며 “친환경이나 리사이클링 소재를 사용하거나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채택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MZ세대 ‘가치소비’ 트렌드도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MZ세대 사이에서는 비싸더라도 친환경처럼 취지가 좋으면 구매를 고려한다는 ‘가치소비’가 새로운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기존에 버려지는 폐플라스틱이나 폐현수막 등을 신발이나 정장 등으로 재탄생시킨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실제로 방탄소년단은 최근 유엔 총회 행사에 업사이클링 정장을 입고 참여했고, 최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업사이클링 운동화를 신은 모습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최근 패션업계에서 ‘지속가능성’과 ‘친환경’ 트렌드가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BTS가 제76회 유엔 총회 행사에서 업사이클링 브랜드 정장을 착용한 모습. [사진 인스타그램 캡쳐]
 
‘나 중심’의 소비가 자연스러운 MZ세대를 겨냥해 명품 브랜드가 고가 자전거를 출시하고 있는 배경이라는 해석도 있다. 최근 유통업계는 새롭게 등장한 ‘미코노미’, ‘나심비’ 소비 트렌드에 주목하고 있다. 미코노미는 ‘나에게만 투자하는 가치 있는 소비’, 나심비는 ‘내 마음에 들면 비싸도 구매한다’는 뜻의 신조어다. 젊은 층의 새로운 소비 트렌드를 읽은 명품업계가 차 한 대 값에 버금가는 자전거도 수요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고가 자전거를 출시하고 있는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정 판매’라는 타이틀을 달고 희소성을 내세우고 있는 명품 자전거는 리셀시장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지난 9월 한 누리꾼은 한 카페에 ‘몽클레르 자전거 가격이 앞으로 오를 가능성 있을까요?’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이 누리꾼은 “신세계백화점에서 진행한 응모 추첨을 통해 지인과 함께 자전거 두 대가 당첨됐다”며 “자전거 리셀 전문가들에게 가격 상승 가능성을 묻고 싶다”고 자전거 모델 정보와 사진 여러 장을 함께 게재했다.  
 
지난 9월 한 누리꾼은 한 카페에 몽클레르 자전거 리셀을 문의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사진 네이버 카페 캡쳐]
 
이정희 중앙대 교수(경제학과)는 “경제학의 가치 중 하나인 희귀성을 내세워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해 이익을 취하는 공급자가 늘어나고 있다”며 “리셀러뿐 아니라 제품을 내놓는 기업들도 이를 하나의 마케팅 방법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지은 SSG닷컴 스포츠팀 바이어는 몽클레르 자전거와 관련해 “희소성 있는 상품에 열광하는 MZ세대를 겨냥해 몽클레르 전기 자전거 출시를 기획하게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채영 기자 kim.chae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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