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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6억~7억원' 은행권 희망퇴직 돌입…역대급 칼바람 분다

올해 상반기까지 5대 은행서 임직원 2600명 떠나
한국씨티·SC제일은행, 희망퇴직 대상·조건 대폭 확대
"디지털 금융·점포 폐쇄 빨라지면서 구조조정 불가피"

 
 
서울 종로구 시중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연합뉴스]
시중은행의 '희망퇴직 계절'이 돌아왔다. 최근 국내은행들은 디지털·비대면 서비스가 핵심 경쟁력으로 급부상하면서 인력 구조조정을 '생존전략'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매년 발생하는 수조원의 비용 감축이 필수가 됐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올해 역시 역대급 인력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엔 외국계은행이 먼저 신호탄을 쏘아올리며 최대 6~7억원의 퇴직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명예퇴직을 진행 중이다.   
 

씨티은행 이어 SC제일은행 특별퇴직 '6억원' 파격 제시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지난 8일부터 오는 15일까지 특별퇴직(명예퇴직)을 실시한다. 대상은 만 42세(1979년생) 이상으로 근속기간이 10년 이상인 직원이다.  
 
SC제일은행은 특별퇴직 보상 조건으로 최대 6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대상자도 확대하면서 과감한 인력 조정을 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퇴직자는 연령과 근속 기간에 따라 최대 36~60개월의 특별퇴직금(월 고정급 기준)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 2000만~6000만원 창업지원금, 자녀가 있는 경우 최대 2명, 1인당 2000만원까지 최대 4000만원의 학자금도 받을 수 있다.  
 
SC제일은행은 지난해에도 명예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당시엔 상무보 이하 전 직급 중 만 10년 이상 근무한 만 55세(1965년생 이전) 이상 직원이 대상이었다. 퇴직금도 최대 38개월 치 임금이었다. 이외에 취업장려금 2000만원, 자녀 2인까지 학자금 최대 2000만원이 지급됐다.  
 
현재 소비자금융 부문 매각이 진행 중인 한국씨티은행도 희망퇴직을 두고 노사가 협상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씨티은행은 정년까지 잔여 연봉의 대부분을 보상하는 등 최대 7억원의 특별 퇴직급을 지급하는 안을 노조에 제안했다. 
 
은행 업계에선 고연봉 인력이 많은 씨티은행이 높은 희망퇴직금을 제시한 만큼 연말 희망퇴직을 준비하는 다른 시중은행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타 은행들 역시 인력 구조조정에 적극적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 신한은행이 희망퇴직을 단행하며 이례적으로 한 해에 두 차례 인력조정을 시행한 바 있어 이런 기조는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각 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에 시작해 올해 상반기 내에 완료한 희망퇴직 등으로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을 떠난 임직원은 총 2630명으로 나타났다. 주로 50대 직원들에게 해당하던 희망퇴직 대상이 최근 들어 40대까지 확대되면서 역대 가장 많은 규모로 희망퇴직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지난해부터 대규모 점포 폐쇄 이뤄져 인력 감축 필요성↑

이미 은행권에서는 비용 절감이 곧 생존 경쟁력이라는 공식이 불문율처럼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같은 기조는 '무점포 영업'을 표방하고 있는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토스, 케이뱅크 등장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디지털 금융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는 가운데 비대면 서비스를 중심으로 시중은행에 도전장을 내민 인터넷은행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건비 비중이 절반 이상 차지하는 은행의 일반관리비는 매년 수조 원에 달해 은행의 이익 증가를 가로막는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에만 국민은행의 일반관리비는 2조120억원, 우리은행은 1조6045억원, 신한은행은 1조5594억원, 하나은행은 1조5103억원을 기록했다. 4대 시중은행의 상반기 일반관리비는 총 6조686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149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은 인력 감축 외에도 지점 통폐합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점포는 지난해 말보다 79개 감소했다. 신설점포는 11개로 이를 제외하면 폐쇄된 점포는 총 90개다.
 
은행권의 점포 감축은 지난해부터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국내은행의 연간 점포 감소 규모 추이를 보면 ▲2018년 23개 ▲2019년 57개 ▲2020년 304개를 기록했다. 올해도 상반기에만 100개 가까운 점포가 사라지면서 연말까지 200개 가까운 점포들이 통폐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이 인력 구조조정"이라며 "최근 토스뱅크가 출범하고, 사회적 거리두기로 비대면 금융거래가 증가하면서 많은 인력이 없이도 은행 업무가 가능해졌다. 은행원들도 실감하는 부분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용우 기자 lee.yongwo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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