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50% 전시 40% 영화 6000원 깎아준다…효과는 글쎄
위드 코로나 맞춰 오프라인 9종 소비 쿠폰 발행 재개
2000억 들여 쿠폰 푼다지만 소비 진작 효과는 미지수
“전 국민 쿠폰보다 저소득 계층 중점 지원이 더 타당”
정부가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행에 맞춰 소비 쿠폰을 다시 발행한다. 대면 업종을 포함해 민간 소비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의도지만, 소비 진작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6일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47차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에서 “11월 초 위드 코로나 개시 시점부터 소비쿠폰 사용을 전면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그간 방역 지침으로 일부 중단됐던 소비쿠폰 9종(외식·숙박·여행·체육·영화·전시·공연·프로스포츠관람·농수산물) 모두 오프라인에서 사용 가능해진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대면 업종을 중심으로 할인을 제공하는 소비쿠폰을 도입해 시행했다. 하지만 3·4차 대유행 등 방역 상황이 악화되자 농수산물·외식(배달)·공연(온라인) 쿠폰 등 3종의 비대면 방식 사용만 허용했다.
정부는 예산 잔액 2292억원을 다음달 1일부터 모두 푼다. 정부는 소비쿠폰 시행을 위해 총 5528억원의 예산(지난해 3차 추경, 올해 본예산, 올해 2차 추경)을 마련한 바 있다.
여행 쿠폰은 공모에 선정된 국내 여행 조기 예약 할인상품을 선결제할 경우 40%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다만 공모 접수·심사 등 절차로 인해 실제 사용은 11월 중순께 가능하다. 숙박은 온라인으로 예약할 때 3만원(결제금액 7만원 초과) 또는 2만원(결제금액 7만원 이하)을 할인한다.
공연은 온라인으로 예매하면 표 값을 8000원 깎아준다. 영화는 온·오프라인 모두 관람권 1매당 6000원을 지급한다. 전시는 미술관 입장료 최대 5000원, 박물관 입장료 등은 40%(최대 3000원) 할인해 준다. 프로스포츠 관람권은 배구·농구 등 관람 시 입장료를 50%(최대 7000원) 깎아준다. 체육 쿠폰은 실내체육시설에서 누적 월 8만원 이상 사용할 때 3만원을 환급해주는 방식이다.
외식 쿠폰도 발행을 재개한다. 외식 업체에서 카드로 2만원 이상 3회 이용하면, 4회째 1만원을 돌려준다. 농수산물은 대형·중소 마트에서 구매 시 20% 할인(최대 1만원)을 받을 수 있다.
홍 부총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11월 1~15일) 중에도 각종 소비할인행사 개최 등 민간소비력 제고를 통한 경기 뒷받침에도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소비 쿠폰 행사를 위해 2000억원이 넘는 예산을 투입하며 소비 진작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눈치지만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입장이다.
성태윤 연세대(경제학부) 교수는 [이코노미스트]와의 통화에서 “소비 쿠폰 효과의 소비 진작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추가 소비를 유도하면서 유동성을 확대할 수는 있지만, 기존 소비를 대체하는 정도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전 국민에게 제공하는 소비 쿠폰보다 소득이 낮은 계층에게 중점 지원하는 게 더 타당할 것으로 본다”고도 덧붙였다.
김태기 단국대(경제학과) 교수도 비슷한 의견이다. 김 교수는 “소비쿠폰이 정부가 생각하듯이 큰 효과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10만원 쿠폰 생겼다고, 원래 쓰려던 10만원을 추가로 쓰지는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원하는 대로 국민의 소비를 유도할 수는 없고,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선심성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정지원 기자 jung.jee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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