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TSMC 신공장 건설 협력"…깊어지는 일본-대만 '반도체 밀월'
안정적 반도체 공급,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 확보 전략
TSMC, 2022년 일본 신공장 착공하고 2024년 가동 시작
일본과 대만의 반도체 밀월이 본격화하고 있다. 28일 일본 소니 그룹은 일본에 반도체 생산 공장 설립 계획을 밝힌 대만 TSMC와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세계 1위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2022년 일본 신공장을 착공하고 2024년부터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소니그룹은 TSMC 신공장에 출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일본 공장 건설과 운영을 지원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TSMC와의 협력으로 반도체 부족에 대응하고 이미지센서 시장에서 맹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따돌리겠다는 전략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 교도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도토키 히로키 소니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실적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TSMC의 일본 공장 설립을 돕기 위해 TSMC, 일본 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안정적인 반도체 조달은 핵심 사안이며 (TSMC의 공장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소니가 TSMC와 손잡는 이유는 두 가지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품귀 현상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미지 센서에 필요한 연산용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다. 두 번째는 이미지센서 분야에서 소니를 맹추격하고 있는 삼성전자에 맞서 차량용 이미지센서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시장점유율은 19.6%로 전년대비 2.0%포인트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니는 52.7%에서 47.7%로 점유율이 줄면서 양사간 점유율 격차가 35.1%에서 28.3%로 좁혀졌다. 소니는 스마트폰용 이미지센서에서 나아가 현재 점유율 3위에 머무르고 있는 차량용 이미지센서 시장을 공략해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TSMC는 일본 신공장에서 22∼28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반도체를 생산할 계획이다. 22~28나노미터 공정은 최첨단 미세 공정은 아니지만, 이미지센서나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 등 차량용 반도체를 제작할 수 있는 공정으로 여겨진다. 소니뿐 아니라 차량용반도체기업인 르네사스, 자동차 부품제조기업인 덴소 등 일본 내 기업들 수요를 고려한 것으로 추정된다.
현지 언론은 소니에 이어 다른 수요 기업들도 TSMC 공장 건설에 협력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수급난이 다른 자동차 부품 감소와 완성차 생산 차질로 이어지면서 반도체 확보가 가장 중요한 경쟁력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TSMC의 일본 신공장 총 투자액은 8000억~1조엔(8조~10조원)으로 전해지는데, 이 중 절반가량을 일본 정부가 지원한다. 현지 반도체 공급망을 강화하고 경제 안보의 핵심으로 떠오른 반도체 주권을 확보하겠다는 일본정부의 의지가 드러난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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