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때문에 꺾인 스마트폰 시장…프리미엄이 이끈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지난해 동기 대비 6% 감소
판매 줄었지만 매출은 증가…프리미엄 라인업 선전
지난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3억4200만대(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조사)를 기록했다. 3억2900만대를 출하했던 2분기보다 6% 성장한 수치다. 다만 지난해 출하량과 비교하면 내용이 신통치 않다. 2020년 3분기엔 3억6660만대를 팔았는데, 올해 3분기엔 이보다 6% 마이너스 성장했다.
이는 업계의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백신 접종 확대로 침체된 스마트폰 출하량이 올해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타격이 컸다. 2019년엔 14억7910만대를 출하했는데, 2020년엔 13억325만대로 출하량이 곤두박질쳤다. 여러 국가에서 셧다운(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오프라인 유통망이 영업을 멈췄고, 관련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1분기와 2분기엔 각각 지난해 동기 대비 20%, 19%씩 출하량이 늘어나긴 했지만, 3분기에 다시 꺾였다. 원인은 반도체 부품 부족 사태다.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핵심 부품 공급 부족에 허덕이면서 제품 생산이 원활치 않은 상황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90%가 반도체 부족의 여파를 겪고 있다”며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을 기존의 14억4700만대에서 14억1400만대로 낮춰 잡았다. 코로나19로 스마트폰 출하량이 급감한 지난해 대비 9%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출하량 전망치를 6%로 끌어내린 것이다.
그나마 ‘갤럭시Z’ ‘아이폰12·13’ 등 선두권 제조사의 프리미엄 제품이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제품이 잘 팔리면, 출하량이 줄더라도 제조사 실적 하락을 방어할 수 있어서다.
실제로 올해 3분기 스마트폰 출하액을 따져보면 출하량이 감소했음에도 전년 동기 대비 12% 늘었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출하량이 줄었음에도 금액 기준으론 3분기 기준 사상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면서 “애플과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제품 아이폰13과 갤럭시Z 시리즈가 시장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다린 기자 kim.dar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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