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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낮아지는 국내 접종 연령...고3 접종 후 첫 사망신고 우려

오는 11월 1일부터 12~15세 소아청소년 접종 시작
당국, 고3 학생 10대 예방접종 후 첫 사망 사례 조사 중
청소년 접종 전체에 대한 우려 제기

 
 
10월 18일 오전 서울시 양천구 홍익병원에서 16~17세 청소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백신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 사진 기자협회]
 
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대상 연령이 미성년자로 확대되는 가운데, 백신을 접종 받은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 숨진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1일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8월 13일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고등학교 3학년 남학생이 지난 10월 27일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을 맞고 사망하기까지 75일이 걸렸다. 남학생이 별다른 기저질환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첫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의 사망 신고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지난 7월 19일부터 고3을 대상으로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3주 뒤인 8월 9일부터 2차 예방접종을 시행했다. 당국은 백신 접종과 사망간 인과성을 조사할 예정이다. 다만 이번 사례가 접종 후 사망까지 걸린 시간이 75일 소요된 것은 시간적으로만 보면 인과성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 추진단 관계자는 “현재 의료기관에서 사망 사례를 신속하게 공개한 단계로, 지자체 신속대응과 피해조사반 전문가 검토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젊은 연령층에서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다. 때문에 백신 접종으로 인한 사망 인과관계가 밝혀질 시에는 파장이 예상된다. 현재 국내서 10대 이하 연령층에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1명도 없었다. 10월 30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 339명 중 10대 이하는 2명으로 가장 적다.  
 
반면 백신 접종 후 크고 작은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꾸준히 접수됐다.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의 접종 이후 이상반응 신고 건수는 4000건에 달한다. 대부분 두통, 발열, 근육통 등 일반적인 증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15명의 경우 심근염과 심낭염이 확인됐지만 현재 회복된 상태다.  
 
방역당국은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발생하는 위험은 매우 적은 편”이라며 “위험보다 감염예방 효과가 더 크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성인 접종에도 이상반응 신고접수가 늘면서 백신 부작용은 미접종자들이 백신 접종을 망설이는 중요한 이유로 꼽힌다. 이어 청소년·소아 접종에서의 이상반응에 대한 대책 또한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다면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시행에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상반응 규명해야' 접종 속도 낼 듯   

현재 방역당국은 16~17세 소아청소년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당장 11월 1일부터 12~15세 소아청소년의 접종도 시작된다. 이에 더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5∼11세 어린이들에게 맞혀도 좋다고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이르면 내주 초부터 미국 어린이들에 대한 접종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우리나라도 12세 미만 어린이들에 대한 접종이 시작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앞서 화이자는 5∼11세 어린이에게는 성인 투약분의 3분의 1인 10㎍(마이크로그램)의 백신을 3주 간격으로 두 차례 접종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과 입원 등을 예방할 수 있다며 긴급사용 승인(EUA)을 신청한 바 있다. 일부 위원들은 어린이 수천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대규모 인구에 대한 접종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 그러나 FDA 관리들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미국에서 5∼11세 어린이 8300명이 코로나19로 입원했고, 거의 100명이 사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렇듯 미성년자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시작한 각국들은 백신 접종에 대한 시각이 엇갈린다. 영국의 보건부 자문기구인 백신접종면역공동위원회(JCVI)는 지난 9월 3일 건강한 12~15세 청소년에게 코로나 백신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백신 접종의 이점이 크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독일은 지난 6월 기저질환이 있는 12~15세만 접종을 하라는 권고안을 발표했다. 독일 백신위원회(STIKO)는 미국에서 1000만명에 달하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코로나 백신을 접종했고, 이를 통해 판단해 볼 때 백신 접종에 의한 장점이 매우 드문 부작용의 위험보다 크다고 봤다.  
 
국내에서는 기저 질환이 없는 건강한 소아 청소년은 접종의 이익이 압도적으로 크지 않은 만큼 접종 여부를 보호자 동의 아래 자율적으로 선택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기저 질환이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에 대한 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소아 당뇨 같은 내분비질환이나 심장병, 중증 천식 등 만성 호흡기 질환, 만성 신경계 질환, 만성 신부전증 등을 앓고 있다면 접종하는 게 훨씬 좋다는 설명이다.  
 
홍정익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관리팀장은 12세 미만 접종 여부에 대한 질의에 “정책 동향이나 연구 결과를 충분히 검토해서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lee.seung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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