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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나와” 말레이시아‧몽골 땅에서도…‘편의점 한‧일대첩’

‘편의점 왕국’ 일본 VS ‘일본 벤치마킹’ 한국의 자존심 건 편의점 대결
CU, 한국형 상품과 마케팅으로 인기몰이…일본 경쟁사 대비 매출 5배

 
 
(왼쪽)말레이시아 CU 20호점 텐키아라점에서 기념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오른쪽) 2018년 훼미리마트 말레이시아 첫 진출 오픈식. [사진 BGF리테일, 훼미리마트 말레이시아 페이스북]
 
#. 일본은 ‘편의점 왕국’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 중인 세븐&아이홀딩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편의점업체다. 2만1000개의 일본 점포를 포함해 북미와 한국 대만 등 주요 해외 국가들에도 진출해 있다. 훼미리마트(Familymart), 로손(Lawson) 등의 브랜드도 일본을 편의점 왕국으로 이끈 주역들이다.  
 
#. 한국 편의점 1호 브랜드도 세븐일레븐이다.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시작도 훼미리마트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서였다. 세븐일레븐의 시작은 미국 기업이었고 CU 역시 2012년 훼미리마트와 결별하면서 한국 브랜드로 독립했지만, 국내 편의점 시장은 일본 모델을 벤치마킹하는 형태로 발전해 온 셈이다. 편의점 대표 메뉴인 삼각김밥도 일본의 오니기리에 김을 씌운 음식, 도시락 등 간편식 메뉴도 일본 편의점을 모티브 삼아 발전해왔다.    
 
CU 텐키아라점 내부 모습. [사진BGF리테일]
 
K-편의점의 해외진출. 또 다른 볼거리는 뜻밖의 ‘한‧일전’이 해외 땅에서 재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한류열풍과 함께 핫하게 떠오르는 말레이시아에서는 세븐일레븐과 CU, 훼미리마트까지 한‧일 3파전을 이루고 있다.  
 

1위와 3위 일본계가 장악…현지 최대 마이뉴스닷컴 선택은?  

편의점업계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편의점 1위 브랜드는 세븐일레븐이다. 올 3월말 기준 세븐일레븐 점포 수는 2400개에 달한다. 훼미리마트도 점포 수 약 200개로 3위에 오르면서 말레이시아 편의점 시장은 일본계가 장악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현지업체로 약 530개 점포 수를 가지고 있는 마이뉴스닷컴은 편의점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과 손잡고 지난 4월 CU 1호점을 오픈했다. 7개월 동안 20개까지 점포수를 늘리며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다. 기존의 마이뉴스닷컴 점포도 CU로 계속해서 변경해 나갈 예정이다. 말레이시아땅에서 편의점 한‧일전 구도가 갖춰진 셈이다. 
 
신흥 강자는 CU다. 현지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되면서 객수, 매출 등의 사업 지표가 모두 일본계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실제 말레이시아 CU 1호점 ‘CU센터포인트점’은 오픈하자마자 한국 편의점의 점당 평균 객수의 3배가 넘는 1000여명의 고객이 방문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최근 오픈한 IOI시티몰점에는 하루 평균 3000여명의 고객이 몰리는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매출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말레이시아 CU의 하루 평균 매출은 이미 일본계 경쟁사의 5배 규모를 달성했다. CU의 노하우를 적용한 떡볶이, 김밥 등의 즉석조리 및 간편식과 PB상품들이 점포 매출의 75%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며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몽골 역시 마찬가지다. 2018년 CU가 진출하기 전 몽골 편의점은 일본계 ‘써클K’가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에도 편의점 한‧일 대결로 주목받았으나 현재는 CU가 써클K를 제치고 140개가 넘는 점포를 운영하면서 몽골 편의점 시장 1위에 올랐다.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면서 지난 7월 몽골 신 칭기즈칸 국제공항에 단독 입점하기도 했다. 한국 편의점 브랜드가 해외 국제공항에 문을 연 첫 사례다.  
 
업계에선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편의점’ 강자인 한‧일간 자존심 대결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본에서 들여온 천편일률적인 편의점 모델에서 벗어나 한국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CU의 경쟁력이 돋보인다는 분석이다.   
 
말레이시아 CU 텐키아라점에서 고객들이 구매한 상품을 취식하고 있다. [사진 BGF리테일]
 
그 중심에 한류가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CU글로벌트레이딩을 담당하고 있는 원휘연 팀장은 “몽골, 말레이시아 CU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우리나라에 대한 해외 소비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한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CU는 우리나라 1등 편의점으로서 앞으로도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우리나라의 상품뿐만 아니라 K-콘텐츠까지 수출하는 한류 사업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과거 일본식 편의점이 잠깐 들러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는 곳이었다면 지금의 한국 편의점은 생활 속 쉼터로 해외 고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면서 “한국형 편의점이 세계 시장을 주도할 날이 머지않았다는 의미기도 하다”고 분석했다. 

김설아 기자 kim.seola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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