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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모더나 다음 '5G 깐부' 버라이즌 만난 이유

버라이즌, 상반기 삼성전자 5대 매출처
버라이즌 CEO와 10년 이상 친분 이어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에서 만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한스 베스트베리 (Hans Vestberg) CEO(왼쪽)의 모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년 만에 떠난 미국 출장에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버라이즌을 방문했다. 17일 미국 뉴저지주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한 이 회장은 한스 베스트베리 CEO를 만났다. 이 부회장이 집중 육성하고 있는 차세대 이동통신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하고 5G 분야에서의 협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 부회장은 출소 이후 첫 현장 경영으로 5년 만에 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그의 행보 하나하나에 큰 의미가 부여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그동안 글로벌 인맥을 십분 활용해 투자 및 협업에 나서온 만큼 이번 출장에서 만나는 글로벌 기업들을 통해 ‘뉴 삼성’ 전략의 핵심을 엿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은 버라이즌 본사를 방문하기 하루 전인 지난 16일에는 미국 매사추세츠주에서 모더나 공동 설립자이자 이사회 의장인 누바 아페얀 의장을 만났다.  
 
이 부회장이 ‘제2의 반도체’로 점찍은 바이오 다음으로 이동통신 기업을 만난 것을 두고 삼성이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에 더욱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 8월 발표한 투자 계획에서 삼성전자는 차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반도체, 바이오 등과 함께 4대 핵심 투자 사업으로 꼽기도 했다.  
 
이 부회장과 베스트베리 CEO은 10년 이상 친분을 이어오고 있다. 2010년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에 각각 삼성전자 부사장과 스웨덴 통신기업 에릭슨 회장 자격으로 나란히 참석한 것을 계기로 신뢰를 쌓아왔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버라이즌과 약 8조원 규모의 5G 이동통신 장비 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이 부회장이 베스트베리 CEO를 강력하게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5G 장비 계약을 위해 이 부회장은 2019년 방한한 베스트베리 CEO를 만나 사업 협력을 논의하고 여러 차례 화상통화를 하며 적극적으로 영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이동통신, 반도체·바이오와 함께 4대 핵심사업 

 
[중앙일보]
삼성전자는 지난해 버라이즌에 약 7조 9000억원 규모의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5G 통신 장비를 2025년 12월까지 5년간 공급기로 했다. 이는 한국 통신장비 산업 전체를 통틀어 역대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었다. 두 회사는 2018년 세계 최초로 5G 홈(5G FWA, Fixed Wireless Access) 서비스를 상용화한 데 이어 2019년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상용화하는 등 지속해서 협력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2013년부터 삼성전자가 5G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빠르게 키울 수 있도록 직접 챙겼다. 이 부회장은 3G 이동통신이 자리 잡던 2011년부터 5G 기술연구를 전담할 차세대 통신연구 조직 신설을 지시했다. 이 부회장은 이후 무선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에 분산돼 있던 통신기술 연구조직을 통합해 5G 사업을 전담하는 '차세대사업팀'으로 조직을 키우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공동 연구 및 협력 확대를 지원했다. 2019년에는 연구개발 조직인 삼성리서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신설해 기존 5G를 연구하던 팀을 확대 개편해 6G 분야 선행기술 연구에 들어갔다. 지난해 7월에는 삼성전자의 6G 기술력과 미래비전을 담은 6G 백서를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버라이즌 등 ICT 업계 리더들과의 활발한 교류도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영업에도 직접 나섰다. 버라이즌은 삼성전자의 주요 매출처이자 5G 이동통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삼성의 고객사다. 버라이즌은 지난 상반기 애플, AVP 일렉트로닉스, 베스트 바이, 도이치 텔레콤과 함께 삼성전자의 5대 매출처였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가 지난해 체결한 대규모 5G 이동통신 솔루션 공급 계약 이후 6G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 인프라'인 차세대 통신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해 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영은 기자 kim.yeo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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