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나 인터넷에서 보험광고를 보면 상품명에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키워드다. 무(無)배당이 있다면 유(有)배당도 있지 않을까. 그렇다. 사실 과거 보험상품의 대다수는 고객에게 이윤의 일부를 돌려주는 유배당보험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국내에서는 유배당보험 상품을 찾아보기 어렵다.
우리나라에 무배당보험이 처음 등장한 건 1992년부터다. 당시 외국계 생명보험사들이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소비자 선택권을 넓힌다는 명분으로 무배당보험을 출시했다. 무배당보험은 유배당보험보다 저렴한 보험료로 인기를 끌었다. 무배당보험은 고객에게 자산운용 수익을 돌려줘야하는 부담이 없기에 통상 5~10%가량 보험료가 낮았다.
외국계 보험사의 이러한 무배당보험이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으면서 국내 보험사들도 너나할 것 없이 무배당보험으로 돌아섰다. 한 동안은 무배당과 유배당보험이 함께 판매됐지만, 유배당보험은 점차 줄더니 2000년대 들어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할 말 있는 보험사들…저금리 시대에 보험업법 규정 터무니없어
과거 유배당보험은 보험료 운용수익의 70%를 계약자에게 주고, 30%는 보험사가 가져가는 구조였다. 그런데 정부는 2000년 이 비율을 각각 90%, 10%로 보험업법 개정을 단행했다. 소비자들에게 많은 이익을 준다는 취지였지만, 보험사들이 유배당보험 출시를 주저하는 배경이 됐다.
유배당보험 부활 시도는 있었지만…

금융위원회가 지난 2014년 발표한 ‘보험 혁신 및 건전화 방안’에서 유배당보험 상품 활성화를 위해 제도개선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계약자와 보험사 간 이익배분율을 다시 70%, 30%로 완화하려는 움직임이었다. 아예 비율을 보험사 자율에 맡기자는 의견도 나왔다. 하지만 이 활성화 방안은 장기간 표류하다가 2016년에 결국 잠정보류됐다.
업계는 현재의 시장상황에서 이러한 이익배분율 조정이 근본대책이 되기 어렵다고 본다.
유배당보험의 전성시대였던 1990대는 예금 금리가 10% 이상으로 자산운용이 수월했지만, 현재 1%대의 초저금리시대에 마땅한 자산운용처를 찾기도 쉽지 않다. 이러한 수익성을 고려해 유배당보험의 보험료를 책정할 경우 가격 경쟁력에서도 무배당보험에 밀릴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비싼' 유배당보험이라면 소비자들에게도 외면을 받을 것이고, 보험사가 위험부담을 떠안고 역마진이 우려되는 상품을 내놓기도 어려운 탓이다.
NH농협생명은 지난 2012년 유배당 연금보험상품을 출시한 바 있다. 당시 인기 배우 손예진, 소지섭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를 펼쳤으나, 배당금 규모를 감당하지 못해 현재는 판매를 중지한 상태다.
윤형준 기자 yoon.hye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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